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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슬플 때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매일 아침, 소박한 아침 식사와 화창한 날씨가 찾아올 테니까! 『고양이 스웨터』는 뒤죽박죽 엉뚱한 이야기만큼이나 그림도 자유분방하다. 정교하고 상세하게 묘사하는 대신 과감하게 선을 긋고 쓱쓱 붓질을 해서 유머러스한 그림을 완성한다. 어린아이의 그림 같으면서도 장면이나 클로즈업의 배치는 공들여 고안된 것이다. 멀찍이 고양이의 하루를 관찰하는 듯한 서술 방식도 그림책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준다. 이 고양이를 보라. 종종대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일을 하고, 대충대충 규칙적인 하루를 보내는 이상하고 귀여운 고양이를. 고양이는 성실하지도 않고, 끈기나 참을성도 부족하다. 구멍 뚫린 스웨터를 바꾸거나 수선하지 않는 걸 보면 단정함과도 거리가 멀고, 걸어가면서 통조림을 먹거나 꼬리로 우유를 마시는 등 식사 매너도 엉망이다. 그 대신 고양이에게 넘치도록 많은 것은 부끄러움과 눈물, 잠, 게으름. 고양이는 도토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 부끄럽고 슬픈 나머지 얼굴이 빨개지도록 울고, 시무룩한 얼굴로 잠이 든다. 추위도 잘 타고, 게으르고, 성질도 급하고, 매너도 없고, 부끄러움이 많아 툭 하면 우는 못난이. 그러니까 자기계발이 시민의 덕목이 되어 버린 오늘날, 우리의 고양이는 실격에 가깝다. 그렇다면 『고양이 스웨터』는 한심하고 하찮은 고양이의 하루를 보여주는 것으로 고양이를 나무라거나 흉보는 것일까? 도토리들과 한마음으로 고양이를 놀려 대려는 것일까? 이 그림책의 서술자는 고양이의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나열하지만 그렇다고 빈정대지는 않는다. 그냥 그런 고양이라고 설명할 뿐이다. 고양이는 애초에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단정한 고양이가 되려고 한 적도 없다. 잔뜩 울고 잠이 든 고양이는 다음 날 아침, 아주 일찍 일어난다. 식빵과 홍차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나서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 하고 혼잣말을 한다. 우리의 고양이는 이렇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고, 아마도 도토리 모자를 세 개쯤 씌우고 난 다음 금세 싫증을 낼 것이다.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으랴. 고양이를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자기 삶을 살아갈 것이다. 때로는 부끄럽고 슬프기도 할 테지만 소박한 아침 식사와 좋은 날씨가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남들의 기준에 맞춰 의미를 찾을 이유도 없고, 어디에나 의미와 가치가 필요한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엉뚱하고 기발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고양이 스웨터』의 최대 장점은 귀엽다는 것이다. 귀여움을 쓸모가 없지만, 이보다 좋은 게 또 있을까? 이 귀여운 그림책을 읽노라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사실은 매우 적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고양이가 굳이 구멍 난 스웨터를 고집하는 것도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구멍은 좀 났지만 오래 입어 익숙하고 편안한 스웨터를 굳이 새것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은 한편으로 익숙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고양이 스웨터』를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느긋하고 좀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진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 자기계발의 열망으로 가득한 시대에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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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머나먼 곳으로 데려갈 포근한 이야기” - [커커스 리뷰 Kirkus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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