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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이경선
현대시학사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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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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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학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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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차례

시인의 말

1부 꽃

소녀
철쭉과 누이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연애편지
오월의 모양
가무다방
노인과 아카시아
마음의 정원
야제조夜啼鳥
태백선 폐철길
시절의 산록
꽃신
매화꽃 피울 적에
당신의 자취
홍매화

2부 가을

계절감
옹기공장
누이에게
오 남매
처서 안부
노모의 녘
바람이 불어
남산 놀이터
장터와 장닭
밤송이
갈바람 불면
용돈
선로線路
동짓날

3부 눈

밤새 촌스러운 것들
을지로의 만선滿船
소녀의 춤사위
배우로 산다
외부차량 주차금지
임진강의 곡哭
어제의 교통상황
각자의 사정
이불갈이
십일월의 밤
대칭對稱
공작새
오늘도 나는 모르는 일이 많다
빗자루가 성글어
해독解毒

4부 여름

채석강 해변에서
탐욕심貪慾心
생장生長
선술집
눈길
수직의 밤으로부터
꽃씨는 절벽에도 제 삶을 피웠다
여름의 누이
하회마을에서
대봉감 이야기
시인의 언덕
눈밭
산책
뿌리
비의 열매
인생

해설

희미한 그러나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들 | 황정산(시인 ·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말로 다하지 못한 마음이 많았다. 묵은 마음은 글로 적었다. 글이 된 마음은 살아 숨 쉰다는 걸 알았다. 무렵 시詩를 적기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밤이면 뜬 눈으로 당신을 찾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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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08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486

책 속으로

밤하늘 은하수가 하얗게 피었다

너울지는 밤바다에서
단 하나 떠오른 것은
당신이란 별
점멸과 함께
개망초는 꽃대를 올렸다

반딧불이 재잘재잘
속삭이는 거리에서
머나먼 은하수 타고 온 노래
밤하늘에 울리는
투명한 연가戀歌

소년이 소녀에게
써내려간 문장엔 마침표가 없다
밤은 온통 수군거리고
발그레 번지는 꽃내음
깜빡이는 소녀의 눈동자

소년은 소녀의 꽃말을 흐르고 있었다
---「연애 편지」중에서

엄마 처녀 적 명동
단골집 다방 창가는
엄마 따라 나이를 먹었다

나무창은 곳곳이 상처투성이
지나온 세월
엄마 손 잡힌 것만치 많다

모진 풍파 견뎌 지켜왔나 보다
엄마처럼
오랜 동무 위해 기다렸나 보다

맛이 옛적과 같다고
식기도 그날 고것이라고
엄만 환히 웃고 덩달아 나도 웃었다

삐거덕 창문도 웃고
너머 산들바람은
한가롭기만 하다

창 아래 괭이 저 작은 몸도
다 자라 새끼 밸 때 있겠다

그날도 바람 불면 좋겠다
삐거덕 소리 들려오면 좋겠다
---「가무다방」중에서

시장서 할매 맴돌던
꽃신 장수 매화, 백합 수놓던
꽃신 가게

꽃신이었겠다, 울 할매
봄, 여름 꽃망울 따라
봉긋하였겠다

길 따라 고갤 넘어가는 중
붉은 철쭉 저 자태 뽐내고

넘어가는 걸음이 사뭇
느리길 바란 것은
여기 지나는 시절 때문이고

지나도 저 따라 곱기만을
바라기도 하였다

삐죽 든 앞코 봉긋한 자태
저 시절 노래하고
활짝 오른 젊음은 향긋도 하여

발그레 꽃신 신고 뛰어본다
걸음이 사뭇 가볍기도 하다
---「꽃신」중에서

가을이 지나는 길엔
마지막 단풍이 영글어 있어
가을밤엔
서성이는 마음이 있다

노인은, 허연 숨 피워내는 노인은
기다란 빗자루 들고
커다란 봉투 하나 메고
밤중을 걷고 있다

앞으로, 앞으로
쏟아지는 양 걸어가고
단풍도 하나둘 노인에게 쏟아지어
노인은 함빡 단풍에 들었다

봉투에도 얼굴에도
단풍이 한창이다
노인의 품엔 아직 가을이 있다

송시를 불러본다
지나온 걸음 잊지 않게
새하얀 송시 한 편 불러본다

서성이는 마음들에게
노인의 우거진 단풍들에게
노래를 바친다

잔향이 물든 십일월의 밤에
뭉근한 숨 한 톨 피워내어

---「십일월의 밤」중에서

출판사 리뷰

■ 시인의 말

가을의 어디쯤 머물고 있다

사랑은 계절의 이름으로 불리곤 했다

가을 겨울 봄 여름, 다시 가을

2022년 가을
이경선

추천평

이경선 시속에선 수 없는 기억과 기억이 부딪쳐 가을빛처럼 쓸쓸하고 붉은 냄새가 난다. 그러나 그 생채기 안에는 꿈을 꾸는 영근 꽃씨가 들어있다. “불타는 등선과/ 숨죽인 신음은 모두 사랑의 자취를 띠고 있”(「당신의 자취」)어서 새봄엔 씨앗이 터지고 “순백의 열매가 자랄 것이다”(「비의 열매」) 이경선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의 꿈과 내일이 뿌리까지 푸르게 물드는 물푸레나무로 곧고도 높게 들녘의 바람을 다 껴안고 성장하기를 바란다. - 김금용 (시인, 현대시학 주간)
이경선 시인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희미한 자취들을 찾아서 아름다운 이미지로 재현해주는 그의 시들을 읽으면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잊고 또 지우며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또한 그의 시들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기억까지도 기억하게 만들어 사람과 사람을 기억으로 연결하는 사랑의 힘을 보여 주기도 한다. - 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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