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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서문 1부 문진 석류꽃 진 후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연히 그림자 나무둥치 아래 춤 까치발 뒷모습 뒤뜰에서 집으로 오는 길 미루나무 아래 간절기 아지랑이 피는 땅에서 별이 보여요 들길을 아세요? 2부 돌탑 매일 아침 꽃에 대한 명상 가을을 놓치고 처서 동행 마지막 순례 거리 읽는 시간 1 거리 읽는 시간 2 발효 밤바다 아침햇살 버찌 옥수수밭 바람길 3부 산행 사람들 사이에서 절규 산불 통증 신호 앞에서 중병 호박지국 익어가는 저녁 가만있자, 그럼 청어의 노래 대화 푸르고 붉은 수평선 짐을 정리하며 바람골 4부 내 몸에는 별이 산다 우화羽化 기일 샤워를 하다가 필 때까지 비둘기호 우리라고 했어 귀향 공터에서 가을 편지 홀로 시인과 바다 배냇저고리 레스팅Resting 지는 봄날에 지금, 이 순간 이슬방울 해설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 | 황정산(시인 · 문학평론가) |
김영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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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에 걸린 전등이
창가로 간다. 창을 깨우다 달아나고 있는 불빛을 따라갔는지 모퉁이에서 무엇을 지키는지 걸음을 멈춘 가슴 나보다 먼저 걸어간 발자국이 구부러진 길에서 저녁을 빨아먹고 있다. 떨고 있는 두 눈은 해바라기처럼 불 켜진 창문에 기대 생각한다. 불빛의 끝이 저 골목에 있다. 그 끝에서 푸른 별들이 놀고 있다. ---「그림자」중에서 봉선화 필 때 내 몸에는 별이 뜬다. 내내 그 빛 아래서 꽃 지는 소리 그 소리 속에 수만 년의 강물이 흐르고 낮은 곳에 있는 난 볼 수 없는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사위어 가던 그 별 봉선화 질 때 내 몸에서 떠난다. ---「내 몸에는 별이 산다」중에서 잡초라 불리는 풀들이 있다. 땅에 길이 있다는 걸 먼저 알아도 아무 데서나 자란다. 농부가 가는 길은 논두렁길 그 호미 끝에서 뽑혀 나오는 잡초 빗소리에 풀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잡초는 그저 풀들끼리 가까워지고 있을 뿐 가는 길은 같은 듯, 같지 않은 듯 흰 나비 한 마리 빛을 두르고 날아온다. 길을 내며 자라던 풀이 길을 지우고 있다. ---「뒤뜰에서」중에서 아지랑이 피는 땅에서 별이 보여요. 그 땅에 매달려서 올려다보는 하늘 바람이 오른쪽 눈을 감게 하는데 어느새 꽃잎 사이로 들어오는 빛 어떻게 별은 물을 적시지 않고 꽃으로 온 걸까요? 누가 흔들고 있을까 매일 조금씩 내려오는 하늘 그 속에는 별이 가득 차 있습니다. 별 하나 제비꽃을 잊으려 애쓰다가 늘 저 아래로 내려갑니다. 꽃을 별이라 부르는 날 이제 안부를 물을 수 없게 더 작아지는 꽃 나는 별 보며 하늘에 잠기고 꽃은 별 속에서 가만히 눈뜨고 ---「아지랑이 피는 땅에서 별이 보여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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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시인은 별빛을 보고 가야할 길을 찾을 수 없는 시대의 슬픈 시인의 운명을 서정의 힘으로 밀고 가는 시인이다. 그는 자신의 시적 작업을 초월적인 가치에 의지하고 그것을 재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아름답고 의미 있는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의 시들이 보여준 서정의 힘이 바로 여기에서 온다. 시인은 그것을 “내 몸 안에 별이 산다”고 말하고 있다. 시인이 자기 몸 안에 키운 별을 하나하나 헤는 마음으로 이 시집을 읽는다면 세상이 별빛처럼 아름다워 지리라 믿는다.
―황정산(시인 · 문학평론가) ■ 시인의 말 비 온 뒤 보이는 것에는 숨겨진 게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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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에는 별로 실패한 작품이 없다. 누구보다 그 창작의 토대가 되는 시학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문단을 유행병처럼 휩쓸고 있는 시류적 경향에 한 눈을 팔지 않는 것, 자신만의 개성을 굳혀 자신만의 시를 쓰는 고집 또한 그 같은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시를 쓰는 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아름답다. 자연과 교감하는 시인의 따뜻한 내면적 감수성이 수채화처럼 그려져 있다. - 오세영 (시인 ·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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