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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신수도 13 고읍, 650년 이팝나무에게 14 골점骨占을 보다 16 옥수수 찌는 여자 18 삼계탕을 먹다 20 쉼표 21 겨울 경주에서 22 나를 탁본하다 24 요즘 나는 26 수국이라 부른다 28 스카프처럼 30 끙, 32 이별 퀘스트 34 구안와사 36 징크스 38 겹치다 40 가시론 42 그러므로 나여, 힘내라 44 어머니는 이미 쪼그라진 사랑을 46 제2부 미끌미끌 그도 49 가족 50 거짓말 52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드냐고 54 장다리꽃 등대 55 칠월 장마 56 두레 농법 58 구두를 옮겨 심다 60 전지전능한 재판관 62 옷걸이 64 꽤나 이름값 하는 66 노루 69 고인돌 대화 70 흑두루미 일지 72 제3부 그녀의 사서함 77 몇 가지의 불운이 나를 덮친 한 해를 보내면서 나는 공연히 저 까마귀를 원망하는 버릇이 생겼다 78 십년다리 80 그의 이름에서 82 식물법 도리 84 일망무제의 86 아랫것 88 루브라참나무 같은 비가 90 석류나무를 배경으로 92 문득 연락드립니다 94 노산공원 애기동백 96 제4부 팬지꽃 99 발칙하게, 각시붓꽃 100 아뿔싸 102 건널목 104 칩 106 실상사 배롱나무 108 신수도 막배 110 오늘은 우두망찰! 112 남일대 코끼리바위 114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까 116 나는 자주 경주에 간다 118 봄은 121 비토에서 122 해설 차성환 다시, 돌아오는 꽃을 위하여 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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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의 첫 편지처럼
묻어 두기 아까운 꽃이 있습니다 그 꽃은 맵지 않고 순해서 누군가에게 띄우고 싶은 맑은 시 한 구절 같습니다 미처 외우지 못하고 보낸 봄날의 후일담처럼 벼락 맞아 찢긴 가지와 뿌리에서 마디까지 650년 동안 돌려보낸 꽃 잎파리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나비 등 같은 수정란의 사연을 여기 속기하려 합니다 평생 동안 나를 두근거리게 한 사람 그 사람 닮은 꽃 오늘은 흰 물결로 일어 저토록 뭉쳤다가 풀어지고 속까지 가득 하늘을 채워 다시 한 시절 만발하고 있습니다 ---「고읍, 650년 이팝나무에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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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나는 시간을 봉인한 날벌레이다. 당분간 외출이 금지된 계절이다. 이를테면 너무 오래된 기억을 붙들고 날지 못하지만 여전히 나를 증명하는 음절은 오직 시다. 그뿐이다. 오늘 이후로는 아무 말이나 함부로 적지 말아야겠다고, 부질없이 나는 또 지금 얼마나 쓸쓸한 약속을 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