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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볼트의 선물
문학동네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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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험볼트의 선물 7

해설 | 거대한 물질문화 속의 시정신 745
솔 벨로 연보 759

저자 소개2

Saul Bellow,본명 : 솔로몬 벨로스 (Solomon Bellows)

미국의 소설가.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 문단의 중심이 된 유대계 미국 작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본명은 솔로몬 벨로스(Solomon Bellows)로, 1915년 6월 10일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유대계 러시아 이민자의 4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9살 때 가족이 미국 시카고로 이주하였으며, 그곳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다. 시카고대학교를 다녔고, 1937년에 노스웨스턴대학교를 졸업했다. 1962년부터 30년간 시카고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외에도 미네소타·프린스턴·뉴욕 대학교, 하버드대학, 시카고대학교 등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하면서 작품을 썼다. 몇몇 유명 대학교에
미국의 소설가.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 문단의 중심이 된 유대계 미국 작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본명은 솔로몬 벨로스(Solomon Bellows)로, 1915년 6월 10일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유대계 러시아 이민자의 4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9살 때 가족이 미국 시카고로 이주하였으며, 그곳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다. 시카고대학교를 다녔고, 1937년에 노스웨스턴대학교를 졸업했다. 1962년부터 30년간 시카고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외에도 미네소타·프린스턴·뉴욕 대학교, 하버드대학, 시카고대학교 등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하면서 작품을 썼다. 몇몇 유명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벨로는 당시의 작가들이 몰두한 완벽한 형식에 대한 고의적인 반항으로서 느슨하고 자유분방한 문체를 처음현대사회에서의 개인의 모습과 인간 소외에 관한 소설들을 주로 썼고, 작품에는 유대적 특질이 많이 나타나 있다. 1953년에 '오기 마치의 모험'을 선보이면서 폭넓은 격찬을 받았고, 『오기 마치의 모험』(1954), 『허조그』(1956), 『새믈러씨의 행성』(1971)으로 전미도서상을 3차례 수상한 첫 번째 작가가 되었으며, 197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저서로는 『허공에 매달린 사나이』(1944), 『피해자』(1947), 『오기 마치의 모험』(1953), 『오늘을 잡아라』(1956), 『허조그』(1964), 『샘러 씨의 혹성』(1970), 『험볼트의 선물』(1975), 『학생처장의 12월』(1982), 『실연으로 인한 죽음』(1987), 『어떤 도둑질』(1989), 『나를 기억하게 하는 것』(1991), 『실체』(1997), 『래벌스타인』(2000) 등이 있다. 말년에 보스턴으로 이주하여 2005년 8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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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 및 역서로는 『20세기 영국소설 강의』(공저, 2019), 『포스트모던 영국소설의 역사성 읽기』(2015), 『켈트 신화와 전설』(공역, 2009), 『열정적인, 너무나 열정적인』(공역, 2009), 『범죄소설』(공역, 2014), 『결정론과 문학』(1993) 등이 있고, 이 밖에 「포스트모던 바이오픽션의 역사성 읽기: 줄리안 바안즈의 『플로베르의 앵무새』」(2007), 「간디, 스피박, 로이의 드라우파디 신화 다시 읽기」(2000)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 및 역서로는 『20세기 영국소설 강의』(공저, 2019), 『포스트모던 영국소설의 역사성 읽기』(2015), 『켈트 신화와 전설』(공역, 2009), 『열정적인, 너무나 열정적인』(공역, 2009), 『범죄소설』(공역, 2014), 『결정론과 문학』(1993) 등이 있고, 이 밖에 「포스트모던 바이오픽션의 역사성 읽기: 줄리안 바안즈의 『플로베르의 앵무새』」(2007), 「간디, 스피박, 로이의 드라우파디 신화 다시 읽기」(2000), 「탈식민주의 존재양태로서의 잡종성: 루시디의 『악마의 시』를 중심으로」(1997)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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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772쪽 | 956g | 140*210*37mm
ISBN13
9788954698962

책 속으로

미국은 예술과 내면의 기적을 필요로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외적인 요소가 너무 많았다. 미합중국은 거대한, 아주 거대한 조직이었다. 미국이 흥할수록 우리는 위축되었다.
--- p.14

매혹적이고 거침없고 깊은 근심에 잠긴 험볼트는 성공이라는 주제를 열정적으로 살아냈다. 당연히 그는 실패자로 죽었다.
--- p.15

불쌍한 험볼트는 자신의 사이클을 그리 오래 내세우지 못했다. 결코 시대의 빛나는 중심이 되지 못했다. 우울증이 영구히 그에게 달라붙었다. 광기와 시의 시대는 끝났다.
--- p.16

그의 시는 순수하고 음악적이고 재치 있고 눈부시며 인간적이었다. 나는 그 시들이 플라토닉하다고 생각한다. 플라토닉하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돌아가고 싶어하는 원초적 완벽함을 뜻한다. 그렇다, 험볼트의 언어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품위 있는 미국은 걱정할 것이 없었다.
--- p.21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은 자신의 중심인 자아에서 밖을 바라본다. 죽은 후에는 주변에서 안을 들여다본다.
--- p.21

거기 누워 있어. 가만히 있어. 꿈지럭거리지 마. 내 행복이 좀 특이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내가 행복해지면 당신도 당신이 꿈꾸던 것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내가 만족하면 성취의 축복이 온 인류에게 흘러갈 거야. 나는 이게 바로 현대의 권력이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모두가 가만히 있어야 만족하는 특별한 욕정을 지닌 미친 폭군의 목소리였다.
--- p.40

도취할 게 없는 인생은 아무것도 아냐. 여기서는 타거나 썩거나 둘 중 하나지.
--- p.50

사람들이 죽으면 내가 그들에 대해 했던 신랄한 말들이 도로 나에게 돌아와 달라붙는다.
--- p.59

나는 어리석음에 재능이 있었고,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 p.79

광분하고 절망한 불운한 작가와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화가는 극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 그 시절 그는 불타오르는 실패였고, 나는 새로 태어난 성공이었다. 성공은 나를 당혹스럽게 했다. 나를 죄의식과 수치로 가득 채웠다.
--- p.84

소년 같은 험볼트는 정신의 삶을 사랑했고 나는 그의 열정을 공유했다.
--- p.96

미국은 교훈적인 나라라서 사람들은 타인을 격려하고 선행을 베풀기 위해 언제나 자신의 경험을 유용한 교훈으로 제공한다?일종의 철저한 개인 선전의 계획으로서. 때로는 이상주의처럼 보인다. 어떤 때는 순진한 섬망 상태로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선행에 몰두한 나라에서 어떻게 온갖 악이 발생하는 걸까?
--- p.105

우리가 사는 시카고는 마음은 넘쳐흘러도 문화가 없는 도시였다. 문화가 없는 지적 작용, 이것이 골자다. 안 그런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분명한 이야기다. 나는 그 조건을 오래전에 받아들였다.
--- p.111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난 방식으로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 것은 명백했다.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내 삶이 남들과 달랐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관심사와 욕망을 적절히 판단할 수 없었다. 이것을 의식했기에 나는 그들의 욕망에 필요 이상으로 크게 승복했다.
--- p.137

“불쌍한 험볼트, 나의 친구. 그는 파괴된 하나의 거대한 정신이었어……”
--- p.167

그는 사랑스럽고, 관대하고, 고결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선함은 사람들이 현시대에 뒤떨어졌다 여기는 종류의 선함이었다. 그가 다루던 광휘는 낡은 광휘였고, 이제는 부족하기까지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광휘였다.
--- p.169

나는 죽음의 날짜 없는 밤 속에 숨은 소중한 친구, (거의) 전생의 동지라고 할 수 있는, 사랑받았지만 죽어버린 험볼트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 p.173

그는 자신의 재능과 건강을 망치고는 더러운 미끄럼틀을 타고 무덤이라는 집에 도달했다. 그는 스스로를 파묻었다. 그렇다. 볼티모어의 시궁창에서 발견됐던 에드거 앨런 포도 마찬가지였다.
--- p.184

이 나라는 죽은 시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미합중국이 너무 거칠고, 너무 크고, 너무 심하고, 너무 험하다고, 미국의 현실이 압도적이라고 말하는 시인들의 증언에 그들은 대단한 만족을 느낀다.
--- pp.184~185

시인은 사랑을 받지만, 무능하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다.
--- p.185

그는 문학과 지적 대화와 논쟁을 좋아했고, 사상의 역사를 사랑했다. 몸집이 크고 온화한 인상의 미남 소년은 상징주의와 거리의 언어를 조합했다.
--- p.187

재능을 잃고, 정신이 무너지고, 파멸 속에서 죽은 그는 문화계 다우존스지수에 다시 올라 잠시 의미심장한 실패의 명성을 누렸다.
--- p.189

시詩가 시카고에서 사람을 태워 두 시간 만에 뉴욕에 내려줄 수 있을까? 혹은 시가 우주선 발사와 관련된 계산을 할 수 있을까? 시는 그런 힘이 없다. 힘이 있는 곳에 흥미가 있었다. 고대에는 시가 힘이었고, 시인은 물질세계에서 진정한 힘을 가졌다. 물론 그 시절의 물질세계는 지금과 달랐다.
--- p.244

그는 나약함에 자신을 내던지고 비참함의 영웅이 되었다. 돈, 정치, 법, 합리성, 기술이 가진 권력과 이익의 독점에 동의한 셈이었다. 시인이 해야 할 다음 것, 새로운 것, 필요한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 p.244

사람들은 천재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고 문화에 굶주려 있었다. 그들은 그가 불행과 박해에 대해 말하자 즐겁게 들었다. 그는 오물을 흘리고 추문을 퍼뜨리고 강력한 은유를 사용했다. 멋들어진 조합이었다! 명성 가십 망상 오물 시적 창조.
--- p.253

아, 험볼트는 위대했었다―미남이고, 기개 있고, 활기차고, 독창적이며, 감동을 주고, 고귀했다. 그와 있으면 삶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었다.
--- p.255

나는 지명도라는 고압전류를 경험했다. 보통 사람에게는 치명적으로 위험한 전깃줄을 집어든 기분이었다.
--- p.257

우스꽝스러운 이기주의, 운명을 속일 수 있다는 환상, 무덤의 현실을 피하는 것뿐이라면, 그렇게 애쓸 필요도 없다.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 p.297

교육받은 사람들은 환상을 잃은 (지루한)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것은 세계가 아니라 나 자신의 머리다. 세계는 실망스러울 수가 없다.
--- p.317

험볼트는 예술을 깊이 사랑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사랑했다. 극도로 황폐해졌을 때도 험볼트 안에는 부패할 수 없는, 썩지 않는 곳이 있었다.
--- p.373

차원 높은 생각도 시詩도 없는 물질주의에서 고차원적 존재들이 무슨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 p.411

시인은 꿈을 꾸어야 하는데, 미국에서 꿈을 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 p.482

나는 거대한 짐을 질 만큼 튼튼하지 못했어. 여기서 나는 성공하지 못했지, 찰리. 실패의 마지막 쓴맛을 피하기 위해 무거운 선언은 삼가겠네. 난 이미 마지막 층계에 다리를 걸치고 뒤돌아서서는, 여전히 어리석음의 들판에서 애쓰는 자네를 보고 있어.
--- p.536

물질세계의 마지막 진리를 극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눈부신 합리성, 타오르는 의식, 가장 창의적인 기술도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 p.669

교양 있는 사회를 구성하는 훌륭한 자들의 정신적 체통이라는 것을 나는 진심으로 경멸하게 되었다.
--- p.673

아, 불쌍한 사람, 싸우고 분노하고 울부짖으며 고함치는 불쌍한 험볼트. 그의 꽃들은 구근 상태에서 시들었다. 색깔은 빛 속으로 나오지 못했고, 그의 가슴속에서 썩어버렸다.

--- p.706

출판사 리뷰

철학 과학 정치 역사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술탄의 카펫처럼 펼쳐지는 내러티브의 휴먼 코미디

“험볼트는 불타오르는 실패였고, 나는 새로 태어난 성공이었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 브로드웨이에서 크게 성공한 연극의 원작자, 에세이와 전기를 다수 집필한 시카고의 유명 작가 찰리 시트린은 예술적 무결함을 중시했던 죽은 멘토 험볼트를 떠올리며 죄의식과 수치심을 느낀다. 젊은 시절 찰리는 험볼트의 시에 감명받아 그의 행운과 재능을 부러워했고, 그를 만나기 위해 단돈 30달러를 들고 그리니치빌리지로 무작정 달려갔었다. 그러나 그토록 박식한 달변가에 멋진 발라드를 썼던 험볼트의 명성은 곧 사그라져버리고 찰리가 작가로 입신해 크게 성공하자, 험볼트는 찰리가 희곡에 자기 캐릭터를 허락도 없이 썼고 통속적 대중작가라 헐뜯으며 비방한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찰리는 험볼트의 비참했던 마지막을 외면해버린다. 그리고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험볼트 같은 인생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 고군분투한다.

시인, 사상가, 술주정꾼, 약 남용자, 천재, 조울증 환자, 까다로운 모사꾼, 성공담의 주인공, 한때 재치 넘치는 아름다운 시를 썼던 그가 최근에는 무엇을 했던가? 자기 안에 있는 위대한 말과 노래를 발화했던가? 아니었다. 쓰지 않은 시가 그를 죽이고 있었다. (44쪽)

예순 살이 가까운 찰리에게 위기가 닥친다. 문학적 영감은 메마르고, 아내와 막대한 위자료가 걸린 이혼소송중이며, 국세청의 세금 압박에 변호사와 판사와 동료, 가까운 친구까지 온갖 사람에게 돈을 뜯긴다. 그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애인은 결혼하자 조르고, 시카고 하류 깡패 리날도 칸타빌레의 심기를 건드리는 바람에 아끼던 벤츠가 부서진데다 온종일 그에게 끌려다니며 혹독한 수모를 당한다. 프랑스 정부에서 받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이 모범적인 돼지 사육자나 쓰레기통을 개량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가장 낮은 등급의 훈장이라는 사실에도 풀이 죽었다. 무너지는 자신을 세우기 위해 찰리는 죽은 험볼트를 부쩍 생각한다. 슈타이너의 인지학 이론에 심취한 채 물질적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해, 노화와 퇴화를 극복할 해답을 찾기 위해 고심하며 침체된 나날을 보낸다―험볼트의 “선물”이 도착하기 전까지. 모든 것을 잃고 스페인의 어느 싸구려 하숙집에서 숨죽여 지내던 어느 날, 무덤에 있는 험볼트로부터 예상치 못한 선물이 도착했던 것이다.

헝가리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험볼트는 낭만주의적 기질에 학식과 재치가 넘치는 괴짜, 구세계적 시인이었다. 마르크스주의, 프로이트주의, 모더니즘에 심취한 보헤미안, 새로운 세대의 첫번째 아방가르드 작가로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권력과 영광을 추구하면서 시인은 책략가로 변했다. 문학정치가 그를 압도했다. 진리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는 미국을 새로운 아테네로 변화시키길 꿈꾸었으나 처참하게 실패했다. 험볼트가 서서히 몰락해가던 1940년대 말에는 광기와 시의 시대도 종말을 고했다. 이후 부와 명예에 안락하던 찰리의 인생도 1970년대에 접어들어 삐걱거린다. 물질의 유혹은 예술에 대한 숭배를 무너뜨렸고, 창조적 영감을 앗아가버렸다. 권태에 빠져 펜을 드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그의 삶은 물질적 정신적 모순으로 가득차고 영혼은 불확실성과 고뇌 속에서 오래전 길을 잃었다. 찰리는 험볼트와의 가난했지만 즐거웠던 과거로, 예술과 철학과 정치를 논하고 보헤미안처럼 거리낄 것 없이 영혼이 자유로웠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무덤 속에 웅크린 험볼트를 불러내 다시 밤새 대화하고 싶어한다. 그를 제대로 이해해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험볼트가 세상에서 이루려 했던 과업을 자신이 이어받아 완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삶을 운명으로 조롱하지 않고 대할 수 있는가?
메말라가는 세계를 비웃던 오르페우스가 보낸 역설적 선물

소설가로서 벨로의 가장 큰 장점은 생동감 넘치는 흥미로운 인물의 창조에 있다. 세련되고 지적인 삶, 격렬한 열정에 휘둘리는 삶이 뒤얽힌 거대도시 시카고에서 그의 인물들은 맥동한다. 찰리 시트린은 지적인 과시자이자 가족과 친구들이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그들의 추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싶어하는 몽상가다. 또한 젊은 여자에 대한 성적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현실에 무감각하고, 『허조그』의 허조그나 『오늘을 잡아라』의 토미처럼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아는 것은 많지만 진정 알아야 할 것은 모르는 존재다. 반면 험볼트는 현대 미국 자본주의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 아름다움과 예술의 이상을 위해 현실적으로 노력하는 존재이면서도 총으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의처증으로 아내와 주변 사람을 공격하는 다면적 인물이다. 또한 『험볼트의 선물』에서는 부의 원천을 장악하는 자들과 영혼의 풍요를 소명으로 삼는 자들이 양분되어 그려지는데, 찰리를 위협하며 시카고의 어둡고 거친 골목으로 끌고 다니고 몰아세우던 이탈리아계 미국인 갱 리날도 칸타빌레나, 찰리의 건축업자 형 율릭처럼 어느 한쪽은 비즈니스로 큰돈을 굴리며 호화롭게 살고, 다른 한쪽은 몽상 속에서 예술을 하며 가난하게 산다. “시인이 된다는 것은 학교의 일이고, 여자의 일이며, 교회의 일”이고, “시인은 자궁적출수술을 집도하지도” 못하고 “태양계에 우주선을 보내지도” 못하며, “기적과 힘이 이제 그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험볼트는 가난한 예술가의 길을 가면서도 돈과 성공을 추구했다. 유대인 이민자 출신 미국인이라는 태생의 벽을 넘고 주류에 편입하기 위해 편법과 계략도 서슴지 않았다. 시의 세계를 열렬히 추구하면서도 이 때문에 자신이 부의 성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이 불행의 원인이자 패배의 이유였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조롱하며 성공을 향해 몸부림치다, 결국 망상과 정신분열 속에서 몰락하고 만다.

험볼트는 위대했었다―미남이고, 기개 있고, 활기차고, 독창적이며, 감동을 주고, 고귀했다. 그와 있으면 삶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었다. (255쪽)

『험볼트의 선물』은 두 예술가의 이야기를 실존주의 코미디 형식으로 담으면서, 물질주의적인 미국 사회에서 변화하는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한다. 미국은 비즈니스 이해관계에 통제되고, 돈에 지배되는 첨단기술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과학은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그런 사회에서 예술은,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예술은 단지 소수 지성인의 영역일까? 왜 그렇게 많은 시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까? 폰 험볼트 플라이셔는 미국 사회에서 “시인의 고뇌를 연기한다”. 고도화되어가는 물질사회의 그 어떤 것도 시인의 꿈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미국의 유혹과 혼란은 미약한 시인 개인에게는 너무 큰 것이었다. 그의 제자이자 동료, 의형제인 찰리는 작가로서 너무도 빨리 몰락해버린 험볼트의 삶과 죽음을 마음에서 놓을 수 없다. 몰락을 앞둔 찰리에게 어느 날 도착한 험볼트의 선물은 결과적으로 재정적 재난과 파멸에서 그를 구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의 죽음에서도 그를 구했다.

히치콕의 ‘맥거핀’과 같은 험볼트의 유산은 소설 후반 뜻밖의 인물의 개입으로 드러나면서 아이러니하고 코믹하게 전개되는데, 이를 통해 작가는 절망의 나락에서도 여전히 인간들 사이에는 과학이 해결해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희망을 암시한다. 예술의 상품화에 휩쓸려 성공만을 추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솔 벨로는 자신이 열망했던 문화적 가치의 쇠퇴를 슬퍼하고 조롱했다. 소설은 험볼트가 적절한 보상을 받고 죽은 땅에서 첫번째 꽃이 피어나고 찰리가 미국을 떠나 스위스로 향하는 봄에 끝난다. 진정성을 잃어가는 예술가들의 운명에 대한 거장의 우려와 성찰은 새로운 가치 창조와 인류애의 연대로 결론지어지며, 우리는 거기서 또한번 예술이 품게 해주는 위대한 희망을 본다.

추천평

『험볼트의 선물』은 천재적 작품이고, 천재의 작품이며, 찬란하고, 훌륭하다. 문학이 있다면(그리고 그 증명이 있다면), 이 소설이 바로 문학이다. - 존 치버 (소설가)
솔 벨로의 최고작. 재미있고 활기차고 아이러니하고 자조적이고 지적이며,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유쾌하다. -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예리하고 지성적이고 아름답게 구축된 소설. 솔 벨로는 서구 세계에서 손꼽히는 재능 있는 연대기 작가다. - 런던 타임스
험볼트의 노력과 실패를 휴먼 코미디의 맥락 속에서 확실하게 포착했다는 것이 솔 벨로가 남긴 선물이다. 놀라운 성과다! - 파리 리뷰
솔 벨로에게는 미국의 위대한 소설을 쓰는 일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험볼트의 선물』로 그것을 해냈다. - 텔레그래프
생기 있고 충만한 천재성에 대한 지속적 증거. 페이지마다 생명력이 폭발한다. 화려하고, 재미있고, 슬프다. - LA 타임스
글쓰기의 황홀한 즐거움, 이미지의 강렬함, 고급한 코미디, 깊고 진지하고 지적인 사유를 결합하는 매혹적인 능력. - 뉴 스테이츠먼
20세기 작가들 중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어디에 있었고, 죽은 뒤에 어디로 가는지 벨로보다 더 빨리 관심을 둔 작가는 없었다. 그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이 두 미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포착하고, 삶의 세계에 독보적인 빛을 비추는 능력이다. 가장 어두운 구석에. 우리가 주의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 제임스 산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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