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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초봄, 짧은여행
초봄, 짧은 여행 광양 매화를 바라보는 비가 2023년, 신년시-즉흥시 3 산벚꽃, 꽃비의 비명으로 새해, 닭의 울음을 듣다-장승숲에서 오월, 소쩍새 우는 선암매, 새촘 잔별들로 돋아나서 홍매 보러 화다닥 가출하다 설날, 그 환하고 어두운 3월, 초하룻날 담벼락을 바꾸다 古木, 그 뿌리의 길-다산초당 가는 길 동백의 내부 동백꽃 벚꽃 편지 목련이라는 문장 목련꽃, 풀풀 지고 있는데 봄도 갈피를 못 잡다-3월의 정처 봄바람에게 바치는 찬가-총선일(4. 15)에 부는 바람 봄비 내리는 날 봄소식 봄편지 1-드디어 얼음새꽃 피고 봄편지 2-때 이른 감자꽃이 그리워 매화가 피었다 매화꽃밭에서, 느릿느릿 2부 딱따구리 아버지 봄날 풍경-어느 젊은 부부 딱따구리 아버지 그대 마음속의 신성한 새들 다 풀어 놓아라-한민 병장에게 부르조아, 숨통을 끊어놓고 싶은 산벚나무, 잎잎 파닥이는-세월호 추모 7주기를 맞아서 막걸리 친구가 오겠네-꿈 이야기 노동은 밥이다-제 130주년 노동절에 부쳐 머윗잎 누이 겨울나무의 묵시록 유채화를 빗발처럼 그리다-한타 화가에게 이 슬프고 장엄한 눈물 이팝꽃 필 때 어느 페친의 프로필 사진을 문득 보다가 시인이라는 나이테 시시한 시인(詩人) 염산 浦口 2-억새꽃 염산 浦口 3-억새꽃 와온 바다-저녁놀은 누구의 詩임닛가 몽골로 떠난 어느 시인에게-마음에 파문 일렁이는, 즉흥시 3부 워메, 시방 뭔 일이당가 매미 소리 맨드라미 꽃밭에서 수탉이 노닐다 목화꽃밭 마음의 流露 무정한 옥수수 잎새들 치솟아 오르는군 묵시적 경지 혹은 전설의 팽나무여! 바다가 그리우면 보리밭으로 가리 꿈에서 건져 올린 문장 배롱나무, 꽃여울에서 울다-명옥헌 원림에서 대밭의 노래 섬, 홀연히 1 섬, 홀연히 2-원추리꽃 피는데 섬과 삶은 동의어이다 슴슴한 권태로운 집 골방에서 탈출… 시어에 대한 몽상 1 신 아비귀환傳-코로나 역병 시대 억세꽃에서 배운다, 한 뼘 더 삶의 깊이 2 여름바다 2-안면도 억새꽃의 아포리즘! 몽골 초원에선 장맛비 그리고 매매 떼는, 장미 흘러넘치는 향기 장미의 노래 태풍의 진로, 그 반대 방향으로 절정 폭우 폭포수 같은 매미 떼 울음은 4부 호랑가시나무 후다닥 가출하고 실어지는, 구월 흘러간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가을 강에서-대청호에서 호랑가시나무 가을 토란밭의 비가 잊혀진 계절-10월의 마지막 밤에 둑방국수집 11월의 늦가을, 저무는-그 판화 몇 장 가을 노트 가을 풍경 은행나무 우체국 가을 가을날-릴케풍으로 떠나가는 가을, 붙잡을 수도 없고 어쨌거나, 미완의 가을 시를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에 눈이 내린다 다시 릴케 생각 그래도, 그러므로 눈꽃의 생애 입동(立冬) ■ 한원 시인의 마음을 생각하며 박몽구 곧은 청죽 한 그루 주선미 담양 보기-한원 선생님께 박병성 11월의 뜨락 이경입 숨바꼭질 배정빈 분꽃-한원 시인을 추모하며 김영숙 닿지 않는 편지-한원 시인을 추모하며 김두례 시역을 지나갑니다-한원 시인을 그리며 이성환 자신의 진혼곡(鎭魂曲)이 되어버린 등단작 -故 한원의 「호랑가시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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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본명 한상섭, 1952~2023) 시인은 2022년 《시와문화》를 통해 「호랑가시나무」 외 4편으로 문단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2023년 6월 초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한국 문단은 차치하고라도 식구들에게조차 그가 써놓은 시 한 편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버렸으니 그야말로 등단작이 유고작이 되어버린 현실이다. 영겁(永劫)이라는 우주의 시간 속에서 대나무 이파리에 맺혀 있는 윤슬이 햇살에 비추기도 전에 스르르 증발해 버린 그를 애도하는 것이 애닯고 황망하다. 등단작과 시창작반에서 보여준 몇몇 자작시뿐이었지만, 시인으로서의 한원은 시인 그 자체였다. 70이 넘은 나이에 시단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20대 청년 같은 열정과 30~40대 중견 시인 같은 시어의 선택, 50~60대 완숙한 평론가 같은 시평들은 함께 시를 공부하는 도반(道伴)에게는 그를 만나는 시간이 더없는 행복이었다. - 이성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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