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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철의 삼각주
자정의 기원 덫 반집 승부 양파의 도덕성 마스크의 근황 낙마 거룩한 발바닥 봄과 봄날 사이 면도 모든 길은 터치로 통한다 철의 삼각주 또 하나의 거울 새끼발가락 날개의 완성 2부 남대문에는 남대문이 없고 남대문에는 남대문이 없고 문지방 바른생활 일엽편주 목엣가시 명예 회복 꼬마 팔푼이 내 친구 중엔 아직도 거미 똥구녕 마트료시카 화요일의 병뚜껑 반의반 언저리 수신호 술래와 머리카락 절교 휘발성 물질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3부 보내기 번트 어머니 보내기 번트 멍울 모닝 모닝 굿모닝 이발소 가는 날 초록 앨범 다람쥐 사랑 카페 미라보, 주재원 클럽 별똥별 원숭이의 묵상 그래도 입춘 캡틴 손 멍 여행 꽃등 옛날 짜장면 봄 4부 거미의 식탁 그림자 나라 건망증 키위의 날개 한여름 밤의 산책 홍시 단풍축제 후기 12월의 선상 투어 아침 까치 슈퍼문과 개 거미의 식탁 별나라 우산 몸시계 은행나무 아래에서 해설 마음의 변방에서 쓰는 시 이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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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풍경을 글로 그리는 게 시일 것이다. 예컨대 감정과 인식, 시간과 공간, 실 재와 추상 등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즉시 내면에 관념이라는 풍경으로 저장되며, 시인은 이를 현실적 감각과 사유로 반죽해 시로 축성한다. 임영화 시인에 의하면, ‘그늘 짙은 오솔길로 다녀오는/ 내 마음의 변방’(「언저리」) 같은 곳에서 ‘밖에서 우 는 풀벌레처럼 (…) 홀로 뒤척’(「낙마」)이는 사람이 시인이다. ‘마음의 변방’이 없는 시인이 있을까. 「시인의 말」에서 그는 늘 지금-여기를 탈출하여 어딘가로 가고 싶 었던 원심운동이 장년기를 넘기고 난 후에야 구심운동으로 바뀌어 지금-여기에 있게 되었음을 이렇게 고백한다. ‘헤맬 때도 있지만/ 숲의 청량한 공기 속을 나는 살게 되었다’. 시적 생애에 대한 매혹과 자존과 감사와 겸손이 다 들어 있는 소회 가 아닐 수 없다. ‘그늘 짙은 오솔길’과 ‘숲의 청량한 공기 속’이 시의 은유이고 보 면, ‘헤맬 때도 있’다는 말의 진의는 시의 창작에 대한 고뇌와 연계된다. 어쩌겠는 가. 그는 시를 살게 될 운명이다. - 이영숙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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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나이가 들수록 어려지는 사람이라는 명제를 잘 증명해 주는 시집이다. 임 영화 시인은 늘 새로운 시를 찾아 열정을 불태우면서도, 국어사전으로 충족할 수 없는 새로운 의미를 얻는 데 부심하는 치밀함을 겸비한 시인이다. 이번 시집을 통 해, 시인은 고정관념에 매이지 않으면서, 무덤덤해진 일상어에 늘 새로운 의미를 입혀가는 일에 전력 투구하는 존재임을 잘 보여준다. 가령 자정을 막 넘긴 시각에 귀가하는 이들의 풍경을 ‘방금 세포분열이 시작되었다/ 행성의 개체 수가 기하급 수적으로 불어난다/ 자기 몫의 행성을 안고/ 사람들이 로비 문을 들어선다’(「자정 의 기원」)라고 했을 때, 아파트 로비는 외부 세계에서 내면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현실을 벗고 행성을 거느린 우주적 존재가 되는 찰나는 이렇게 포착된다. 이 번 시집에서 우리는 곡진한 사연들을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명징한 사물 언어로 대체한 시들과 새롭게 조우하게 될 것이다. - 박몽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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