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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1부 빳빳이 고개 쳐들고 강아지풀 낙타와 실크로드 눕고 싶다 개나리 연가시 겨울 쑥대가 서 있는 까닭 저녁 숲 대한大寒 실크로드 왕벚나무 민들레 2부 얼어붙은 초침들 서걱이다 시절꽃 단풍 초겨울 코스모스 미나리꽝 시계 고사목 애비의 노을 감꽃 12월 아버지의 대추나무 귀신의 집 위층 고양이 겨울 문상問喪 기억 1-집안이 말끔하네 3부 백마강의 밤 파도엔 잠이 묻어 있다 백마강 비에 젖기 화재 마흔 구들 이사 영덕시장 여행 상처 나누기 양파 손톱을 깎는 여자-하현달 손톱달-상현달 서브 프라임 4부 푸른 눈물 자국 화가의 꿈 낙엽 한 장 눈꽃 무인도에서 오늘 밤 내 별이 보이지 않는다 시인과 들꽃 단풍 그해 봄, 코로나19 낮잠 가로등의 비호를 받는 사이비 스물이 좋다 새벽 노을 5부 석양으로 흐르는 스물여덟 자 서리가 오면 대설경보 한글날 비 내리는 학원 풍경 1 비 내리는 학원 풍경 2 비 내리는 학원 풍경 3 성묫길 아카시아 칼-김치찌개를 끓이며 해빙기解氷期 ■ 해설 자연의 섭리, 언어를 통한 사람살이의 해명/ 박몽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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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시인은 보기 드물게 충청도 사투리를 중심으로 한 개성적인 시어들을 발굴하고, 사전을 넘어선 그만의 개성적인 의미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가 시에 도입하는 토속어들은 단순히 지역적 배경을 가진 말들이 아니라 이 땅을 지키며 살아가는 민초들의 정서와 한몸이 된 것들이다. 이명재 시의 또 다른 특성 가운데 하나는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 소소한 일들을 시적 대상으로 삼으면서도 그것이 갖는 역사적이고 공동체적인 의미를 넉넉하게 갈무리해 간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 면면히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으며, 개개인이 꾸려가는 역사는 단자적인 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적인 의의를 내재하고 있다는 점을 그의 시는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 박몽구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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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시인이 한 말이 생각난다. 어떤 생각을 하면 그 생각에 빠져 옆에서 굿을 해도 모른다고 한다. 똥집대로 사는 것이다. 시집에 담긴 시들을 보면서 시인과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강아지풀’에게 몇 번이고 길을 묻는 것에서 돈키호테 닮 은 시인의 모습을 보았고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위해 고행을 하는 것에서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인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시인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꽃잎 한 장’ 같기도 하고 ‘서두르지’ 않는 태도에서 큰 그릇은 늦게 된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역사의 땟물’ 사투리를 찾아 예산 구석구석 뒤지는 것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민들레’ 홀씨를 ‘하얀 별꽃’으로 보는 것, ‘코스 모스’를 보며 ‘내년의 꿈’을 꾸는 것, 「고사목」에게 ‘밤들이 끌고 가는 비탈진 어둠’에 서 ‘아침’을 보는 것에서 시인 특유의 긍정의 힘을 적용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한, 시인은 수명을 다한 사물들을 보면서 그 과정을 끝으로 보지 않고 시작으로 본다. 또한, 장난기 많은 소년이 되기도 하고,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인 듯 함께하기도 한다. 「가로등의 비호를 받는」 콩을 보면 시인을 보는 듯하다. ‘이제 머잖아 서리가 내릴 텐데’ 걱정하는 것도 시인이고, ‘가을이 깊’어 가는데도 시절 없이 ‘새잎만 틔우’는 것도 시인이다. - 주선미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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