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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이와바시리 제2장 불념당 제3장 지쿠부 섬 제4장 단주로 제5장 나쓰메 히로미 제6장 그레이트 기요코 제7장 슈라라봉 에필로그 |
Manabu Makime,まきめ まなぶ,万城目 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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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이바라행 전철에서 나는 왼쪽 차창에 드문드문 나타나는, 얼핏 보면 바다처럼 보이는 호수를 바라보았다.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그 호수의 주인은 어찌 된 이유인지 내게 묘한 힘을 강요해왔다. 그 사실 때문에 나는 지금도 상대를 미워하고 있지만, 결국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영원히 이길 수 없는 상대인 비와 호琵琶湖는 오늘도 햇볕을 듬뿍 받으며 푸른 하늘 아래 잘난 척 자리 잡고 있다._21쪽 “재미있는 놈이네.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너.” 주위에는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단주로는 속삭였다. “마음에 들었다.” “엉?” “피 난다, 닦아.” 단주로는 손수건을 꺼냈다. 의외로 손수건은 빨간색이 아니라 갈색과 검은색 무늬였다. “야, 료스케.” 몹시 부드러운 눈길과 함께 단주로는 내 옆에 구부리고 앉았다. 입술 끝에 받아든 손수건을 대면서, 뭘 아직도 웃고 있는 거야, 하고 분노를 누르며 노려보고 있을 때 갑자기 단주로가 빙긋이 웃었다. 내가 놀랄 정도로 만면에 미소를 지은 단주로가 손가락으로 내 얼굴을 찌르며 이렇게 말했다. “너, 내 부하로 써주지.”_63쪽 남자는 날아온 방석을 한 칼에 간단히 쳐내더니, 절규와 함께 또다시 목도를 휘둘렀다. 나는 정신없는 와중에 상대에게 손바닥을 향했다. 아무것도 생각할 여유 없이, 눈앞에 다가온 감색 도복에게 혼신의 힘을 보냈다. 그때, 남자의 몸 내부에서 ‘꿈틀’하는 것을 느꼈다. 다음 순간, 상대의 몸에 들어간 내 힘이 그‘꿈틀’에 밀려나듯 남자의 몸 밖으로 튕겼다. 동시에 “슈라라라라라라라라보보보보보보보보보오오오오오오오옹” 하는 머리가 깨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리의 충격이 엄습했다. 그것은 입학식 날 아침에 교실에서 들은 것과 같은, 그야말로 무언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였다.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심했다. 그 참기 힘든 소리에 나는 엉겁결에 귀를 막고 바닥에 뒹굴었다.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의 감촉이 팔과 이마에 전해졌을 때는 이미 소리가 주위에서 뚝 그친 후였다. (…) 그때, 툇마루 너머에 있는 정원의 연못이 굉음과 함께 갑자기 물기둥이 되어 거꾸로 섰다. 연못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던 돌다리는 물기둥과 함께 하늘로 날아가고, 툇마루 지붕에서 쪼개져나온 틀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목격했다. 그건 마치 양동이가 기울어 쏟아지는 물줄기를 되감기하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물기둥 그 자체가 빨려들듯이 상공으로 사라지고, 실제로는 겨우 몇초였을 테지만 꽤 길게 느껴졌던 정적이 있 은 뒤, 세찬 빗방울이 정원을, 이어서 도장 지붕을 내리쳤다. 땅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툇마루 지붕에 뭔가가 격돌했다. 온 도장에 울려 퍼진 나쓰메 시오네의 비명이 환영 인사라도 되는 듯, 조금 전 날아간 폭 1미터 반 정도의 연못 돌다리가 성대하게 지붕을 파괴하고 툇마루 복도를 함몰시키며 내리꽂혔다. ---pp.207-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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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다빈치〉 선정 올해의 책 9위
★ 2012 일본 서점대상 9위 ★ 오카다 마사키, 후카다 교코 출연, 전격 영화화! 허풍쟁이 소심남, 뼛속까지 도련님, 고독한 꽃미남… 엉뚱한 녀석들의 웃음과 개성, 의리가 폭발한다! 일본 최대의 호수 비와 호가 한복판에 자리 잡은 시가 현의 작은 도시 이와바시리. 이곳에는 아주 비밀스럽고 특별한 힘을 가진 두 가문 히노데 가와 나쓰메 가가 존재한다. 천 년이 넘도록 서로를 견제해온 것은 물론, 지금도 원수인 양 상대를 욕하고 쫓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두 집안의 아이들이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이 되는 일대 사건이 벌어진다! 특별한 힘을 전수받으라는 종가의 부름에 순응하여, 정작 본인은 원치 않는 힘의 수련을 시작한 ‘소심남’ 히노데 료스케, 히노데 가의 후계자로 교복조차 좋아하는 색으로 골라 입는 타고난 ‘도련님’ 히노데 단주로, 나쓰메 가의 장남이자 잘생긴 외모 때문에 여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꽃미남’ 나쓰메 히로미. 생긴 것도 성격도 너무나 다른 세 녀석은 고등학교 입학식 날부터 싸움에 휘말리고,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는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단주로는 교장의 딸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아이가 이미 나쓰메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음에 상처를 받은 단주로는 괘씸한 연적이자 가문의 라이벌인 나쓰메는 물론, 그 집안까지 죄다 마을에서 쓸어버리겠다고 마음먹는데…. 단주로의 살벌한 계획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力’ 슈라라라라~~~봉! 마키메 마나부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신감각 엔터테인먼트소설 독창적인 세계관, 일상의 판타지, 대중적인 오락성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와 평단의 사랑은 물론, TV와 영화계의 러브콜을 받아온 마키메 마나부. 일본의 역사, 민담, 설화, 문화재 등의 사실적인 배경 안에 ‘요괴를 조종하는 경기’ ‘말하는 사슴’ 등의 판타지를 가미하여 오묘한 소설로 탄생시킨 전작처럼, 〈위대한 슈라라봉〉 또한 만화적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이다. 현실과 판타지의 절묘한 조합, 청춘과 사랑의 발랄한 이야기, 불가사의한 힘의 존재, 간사이 지방의 유서 깊은 도시 등 마키메 전매특허와 같은 요소를 노련하게 엮어낸 이 작품은, 다른 작품보다 한층 강력해진 유머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코믹한 캐릭터는 물론, 재치가 넘치는 대사, 익살맞은 액션, ‘슈라라봉’이 가진 해학적인 의미까지, 마키메의 그 어떤 작품보다 강한 유머 코드를 장착했다. 사백만 년 전에 만들어진 웅대한 호수 비와 호에서 고색창연한 시대물의 분위기를, ‘호수의 사람’만이 소유한 비범한 힘의 존재로 판타지를 더해, 고대와 현대를 오가는 듯한 신비한 정취를 자아내는 〈위대한 슈라라봉〉은 사실, 이기적이고 배려할 줄 모르던 어린 소년들이 갈등 속에서 우정과 사랑,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성장소설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황당하다고요? 신중하게 가다듬은 문학적 전략의 결과물입니다.”_마키메 마나부 마키메 작가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것은 대학에 재학 중이던 스물한 살 때.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도중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와, 그 감각을 글로 남기겠다고 생각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처음 쓴 장편은 ‘정직한’ 자신을 드러낸 글이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흉내 냈을 정도로 엉성한 습작이었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즈오카에 있는 섬유회사에 취직해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길 이 년. 본사 발령을 앞두고, 야근이 많을 것이란 얘기를 듣고는 글을 쓰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도쿄로 이사해 전업 작가의 길을 걸으며 온갖 문학상에 공모하고 낙선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이 년을 흘려보냈다. 수중에 있는 돈이 거의 다 떨어져 재취업을 슬슬 생각할 때쯤, ‘이번이 마지막’이란 결심으로 그때까지의 방식을 전부 버리고 새롭게 전략을 짜서 쓴 《가모가와 호루모》로 제4회 보일드에그스 신인상을 받았다. 《위대한 슈라라봉》은 작가가 ‘쓰고 싶은 글’과 ‘잘 쓸 수 있는 글’ 사이에서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고 난 후 찾아낸 자신만의 작풍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탈장르적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손에서 더 다양하고 상큼한 소설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