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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1_나에게 들리는 소리의 배경을 찾아서
인트로 2_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한 가이드 하임_소리를 고르는 출발부터 고유한 색깔이 드러난다 박경소_정직한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솔직한 소리 이해동_인간은 살아남기 위해서 소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태훈_어떻게든 손과 줄로 해결해 보고 싶다 조은희_서로의 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것 남메아리_그 울림 자체가 좋아서 음악을 하는 거다 유홍_어떻게 조율하고 어울릴 것인가 정상권_음악을 많이 들어야 잘할 수 있다 최우정_듣지 않는다면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정중엽_소리랑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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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가득 찬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또는 어떤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 작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악기와 방대한 샘플 라이브러리 앞에서 잠시 머뭇거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자 음악 회사들은 무한한 선택지를 한계 없는 창의력과 자유로움이라고 홍보하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는 창작자에게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듣는 일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너무 많은 소리가 있을 때 우리는 피로감을 느낀다.
--- p.8 이 인터뷰가 ‘음악가를 하나의 장소로 가정하는 필드 레코딩(field recording)’이라는 설정 아래 진행된 때문이었다. 어떤 소리를 채집하려고 마이크를 든 채 산과 바다, 공장과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처럼 나도 음악가들이 내는 소리를 좀더 풍부하게 채집하려는 마음을 품은 채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한 뒤에는 실제로 ‘자기에게 의미 있는’ 소리를 하나씩 전달받았다. --- p.10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 온 음악들이 결국에는 내 안에서 데이터베이스가 되고, 그 안에서 또 내가 좋아하는 것이 생겨나서 카테고리가 만들어진다. 내가 음악을 만들 때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꺼내질 텐데, 나에게는 그것이 동시대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그동안 사람들하고 관계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고, 그동안 내가 들어온 모든 음악들과 함께 당연히 시대적인 영향을 받아서 발생한 것이다. ― 하임 --- p.62 대학원에서 전공한 학문이 ‘컨템퍼러리 아트 실습(Contemporary Art Practice)’이다. 아직도 공부하고 알아 가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지만, 개인적으로 동시대적인 작업이라고 한다면 음악이든 미술이든, 아니면 또 다른 장르이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사회적 쟁점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심각한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문제와 6차 대멸종의 도래, 파괴적인 욕망이 불러온 잔혹한 전쟁,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문제 등 시대적 상황을 많이 반영하는 게 이른바 동시대적 예술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 이해동 --- p.93~94 되게 핵심적인 질문이다. 연습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요즘은 다 키보드로 연주를 해서 누가 만들어 준 소리를 내가 그냥 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기 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놓칠 수도 있고, 서스테인 페달을 사용하는 감각도 둔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기 톤이 안 생긴다. 그래서 시작은 어쿠스틱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남메아리 --- p.142 디제이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는데, 나는 디제이를 라디오 스테이션처럼 사람들한테 새로운 음악이나 음악의 장르를 정리해서 알려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흥미를 느끼고 이 사람이 정말 잘하는구나 하는 판단을 내리는 건 그 사람의 라이브러리를 들을 때다. 꼭 많은 장르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라이브러리의 음악이 섞일 때 주는 임팩트가 클 수는 있다. 믹스 테크닉도 중요하다. 단순히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만으로 곡 흐름을 연결하는 게 아니라, 지금 곡의 화성이 다음 곡의 화성으로 연결될 때 자연스럽다든지 킥 패턴이 서로 겹칠 때 덜 도드라지고 자연스러울 것 같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건 확실히 음악을 많이 들어야 잘할 수 있다. ― 정상권 --- p.167 음악과 소리의 경계가 없어진 것 같고, 그게 동시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베토벤의 음악도 지금은 일종의 ‘가구 음악(Musique d’Ameublement)’으로 기능이 바뀌어 버린다. 음악이 소음처럼 돼버린 세상이다. 예전부터 현대의 작곡가들은 자꾸 소음을 음악화시키려 했는데, 지금 세상의 키워드는 반대로 음악의 소음화라고 생각한다. ― 최우정 --- p.189 생각해 보면 나는 소리랑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그래서 악기도 여러 종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게다가 기타라는 악기의 특성상 이펙터랑 친해지게 되는데, 이펙터와 앰프를 매칭해서 조합할 수 있는 사운드의 종류가 너무너무 많다. 그렇게 발견하는 소리들이 모두 매력적이었다. ― 정중엽 --- p.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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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과 소리 ― 소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음악하기
인터뷰는 ‘음악가를 하나의 장소로 가정하는 필드 레코딩(field recording)’이라는 설정 아래 진행됐다. 어떤 소리를 채집하려고 산과 바다, 공장과 도시로 향하는 소리 채집가처럼 음악가들이 내는 소리를 좀더 풍부하게 담으려는 마음을 품은 채였다. 이야기를 다 들은 뒤에는 ‘자기에게 의미 있는’ 소리를 하나씩 전달받기도 했다. 일렉트로닉 뮤지션 하임은 ‘소리를 고르는 출발부터 고유한 색깔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자기가 들어온 모든 음악, 자기 안에 있는 소리 데이터베이스가 바로 동시대성이기 때문이다.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가 추구하는 소리는 ‘정직한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솔직한 소리’다. 그런 소리에서 시대를 느끼고 악기를 연주하며 나만의 세상을 만든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소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이해동은 예술이란 지금 이 시대의 사회적 쟁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타 연주자 이태훈은 ‘어떻게든 손과 줄로 해결해 보고 싶다’면서 연주 때 노트나 화성, 리듬보다는 톤을 중요하게 고민한다고 털어놓는다. 작곡가 겸 사운드 아티스트 조은희는 함께 만나서 음악을 할 때 특정한 소리보다는 ‘서로의 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도 협업할 때 느껴지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동시대성을 이해하는 핵심이라는 뜻이리라. 소리의 ‘울림 자체가 좋아서’ 음악을 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남메아리는 누가 만들어 준 소리를 그냥 치기보다는 자기만의 톤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작은 어쿠스틱’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금 연주자 유홍은 서양 클래식 악기와 여러 나라 전통 악기들이 음악적 경계를 넘어 어우러질 때 나타나는 ‘조율’과 ‘어울림’이 인상 깊었다. 디제이 겸 프로듀서 정상권은 ‘음악을 많이 들어야 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디제이이니까 그런가 싶지만 모든 음악가에게 통하는 말이다. 작곡가 겸 서울대학교 교수 최우정은 음악과 소리의 경계가 없어진 지금도 ‘듣지 않는다면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노이즈 캔슬링 시대에 음악이 갈 길을 고민한다. ‘소리랑 쉽게 사랑에 빠지는’ 기타 연주자 정중엽은 그래서 다양한 악기와 사운드를 즐기고 모은다. 사람과 소리 ― ‘음악하기’와 ‘음악의 소음화’ 사이 이 인터뷰집은 서문이 둘이다. 〈나에게 들리는 소리의 배경을 찾아서〉와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한 가이드〉다. ‘음조의 확장’부터 ‘사운드스케이프’를 거쳐 ‘전자 음악과 기술의 대중화’까지 서양 음악사를 관통하는 몇몇 장면을 톺아본다. ‘음악하기’와 ‘음악의 소음화’ 사이에 자리한 우리들에게 지난날 음악이 숱한 도전을 물리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온 과정을 보여 준다. 오늘날 음악가는 어느 때보다 많은 소리 재료들을 손에 쥐고 있으며 그런 재료를 사용할 다양한 기법을 안다. 따라서 아름다운 멜로디나 화성적 치밀함을 넘어 소리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핵심이다. ‘톤’, ‘울림’, ‘퀄리티’, ‘솔직함’, ‘깨끗함’ 같은 요소는 결국 음악가의 소리란 소리 ‘듣기’와 소리 ‘내기’가 결합해야 경험된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실로 우리를 이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