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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사람
내 삶을 바꾸는 소소한 물음들에 관하여
김영서
이매진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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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김영서입니다, 안녕하세요?

1부|우리는 왜 서로 모르는 걸까요?

질문 있습니까?|나는 어디 소속일까?|진짜 주인공이 누구냐고요?|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잘 수도 있는 거 아냐?|월급 없이도 꿈꾸는 삶이 가능할까요?|꿈의 무게는 나이들수록 가벼워질까요?|소도둑 대 바늘 도둑?|그냥, 무기력하게 누워 있을 수 있나요?|우리는 왜 서로 모르는 걸까요?

2부|하나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정말 죽음이 가장 두려운가요?|유유상종 중인가요?|목사님, 자격 있나요?|원초적인 기도는 믿음이 없는 건가요?|저 사람들의 일인가요?|‘우리의 소원은 통일’, 진심인가요?|하나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죽어도 좋아? 죽을 것 같아?|
대법관님, 도대체 왜?|그 사람들보다 위험할 수도 있는 우리, 가족?

3부|그 여자들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그 여자들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살아 있는 쿠르디가 찾아온다면?|예수님도 말릴 수 없는 돌 던지는 나, 만나보셨나요?|제가 가봐야 해요?|저기로 가면 그곳이 나오나요?|타임머신 타고 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에필로그|질문하면서 살고 있나요?

저자 소개 1

가족 안에서 ‘지진’을 경험하는 듯한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지났다. 세상에 홀로 나와 성폭력이라는 문제가 ‘개인의 재수 없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10년 동안 혼자 겪은 친족 성폭력을 글로 써서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를 냈다. 10년 전, ‘은수연’으로 세상에 내 이야기를 꺼낼 준비를 했다. 10년 동안, ‘은수연’과 ‘김영서’가 함께 사람들을 만났다. 10년이 지난 지금, ‘김영서’로 새롭게 삶을 이야기하려 한다.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아니라 담담하게 살아낸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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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42g | 135*210*20mm
ISBN13
9791155311349

책 속으로

어린 시절 집에서 뭘 질문할 수 없던 탓에 습관이 된지 모르지만 어디에서도 제 생각을 쉽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까지 썼나 봅니다. 글을 쓰면서 제 안에서 솟아난 질문들이 저를 조금씩 깊어지고 넓어지게 했습니다. 작은 질문들을 함께하면서 서로 연결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건네는 질문도 듣고 싶습니다. 마스크 벗고 만나 이야기 나눌 날을 기대합니다.
--- p. 6

많은 사람들이 저라는 사람에게 품은 오해를 풀고 싶었습니다. 친족 성폭력이라는 끔찍한 일을 겪은, 그리고 그런 아픔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이는 몹시 음울하거나 아주 강인한 사람이라고 상상하시더라고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평범하고, 소심하고, 심지어 쩨쩨한 사람입니다. 집 앞 카페에서 당신 곁에 앉아 차를 마시고, 혼자 동네 공원을 산책하고, 코로나가 겁나 도시락만 먹으며 지낼 정도로 겁도 많답니다.
--- p. 9

불안 증상은 백수 되기 한 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난생처음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고, 장보기도 확 줄었습니다. 과일은 사치야, 김치는 됐고, 저건 먹으면 살쪄, 하루에 한 끼만 잘 먹으면 된대, 1일 1식 몰라? 부족한 건 예전에 사둔 영양제로 채워…….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그 좋아하는 과일과 김치도 못 사고 장바구니가 헐렁해졌습니다. 보일러는 최하 온도로 맞추고 잠깐씩 전기 히터를 켜면서 난방비를 한푼이라도 줄이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 p.51

그래도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이리저리 고민하면서 언제까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꿈이라는 걸 꾸면서 살아도 되는지 질문해봤습니다. 질문하면서 이미 대답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던데, 저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아 이 책 저 책 뒤지고 이 글 저 글 기웃거립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이야기 나누면서 답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 p.61

몇 년 전 남동생하고 꽤나 길고 깊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가족들끼리는 떠올릴 만한 좋은 일이 그다지 없어서 옛날이야기를 안 하는데, 그날따라 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절하고 깨어난 때 기억나? 내가 눈뜨자마자 먼저 책부터 가져오라고 했잖아. 아, 진짜 그때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힘든데 가족들은 다 뭐하고 있었나, 다들 어디 있었나 생각도 잘 안 나. 그 사람하고 나만 산 거 같아.”
“기억나지. 근데 그때 누나만 힘들던 거 아니야. 난 내가 집에 와서 책가방을 내려놨는지 안 내려놨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니까. 난 집에서 산 거 같지 않아. 나도 힘들었어. 누나가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다 힘들었지, 그때는…….”
--- p. 84~85

여유롭고 넉넉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 증명하느라 부지런히 살던 시간을 멈출 수 있을까? 조금 게으르고, 더 느리고, 자주 멍 때리면서 낯설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조금만 힘 줘도 띵 하고 끊어지는 팽팽한 고무줄 같은 삶에 작별을 고합니다. 가해자는 죽었고,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 p. 214

한 내담자가, 처음에는 제가 은수연인지 모르다가 나중에 알고는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선생님, 저도 이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책을 읽고 안 은수연은 아주 강하고, 세니까, 그러니까 이 문제를 극복했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을 만나보고 달라졌어요.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 그냥 평범한데도 잘살잖아.’”

--- p. 229~230

출판사 리뷰

피해 생존자 은수연에서 치유자 김영서로, 10년 만에 쓴 새 책

친족 성폭력 생존 경험을 처음으로 기록한 책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를 내면서 한국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김영서가 10년 만에 새 책 『질문하는 사람』을 냈다. 어렵게 세상에 나온 책을 힘겹게 읽은 사람들은 김영서를 불행과 고통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내면을 지닌 사람으로 치켜세우거나 남다른 상처를 입은 이로 긍휼히 여겼다. 비슷한 피해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생존자로서 떳떳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용기를 줬으니 어쨌든 책을 잘 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질문을 떨칠 수 없었다.

“평범한 나로 살아갈 수 있을까?”

질문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김영서가 아니라 은수연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절한 피해를 고백하는 이야기가 상처를 극복하고 평범한 삶을 회복하려는 몸부림보다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27가지 질문은 한 내담자가 던진 말에서 시작됐다.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 그냥 평범한데도 잘살잖아.”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가 벽장 속에 숨어 사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힘을 줬다면, 『질문하는 사람』은 피해와 상처에 갇히지 않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폭력이 사라지는 세상도 중요하지만 폭력을 겪은 사람이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세상도 필요하다. 피해자들도 평범하게 잘살 수 있어야 한다.

질문, 힘없는 사람을 일상의 치유자로 바꾸는 평범한 힘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를 내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김영서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아버지인 가해자가 사망했고, 은수연을 버린 뒤 진짜 이름을 드러냈고, 이제는 상처 입은 사람들을 상담하는 치유자가 됐다. 친구들을 만나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 새로운 이들을 만나고, 대책 없이 직장을 관두고는 생활비가 떨어져 지질하게 살아가고, 믿고 의지하는 하나님에게 함께 잘 남자를 보내달라고 고백하는 ‘비혼’ 김영서의 ‘정체’는 정말 평범하다. 평범한 사람 김영서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대상은 하나님이다. 녹녹치 않은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커다란 벽을 마주할 때 가차없이 원망하고, 교회 안에서 겪는 부당한 일들을 고발하고, 말도 안 되는 소망을 대놓고 요구하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기독교인하고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김영서에게 하나님이란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추앙의 대상이 아니라 부모, 가족, 친구처럼 곁을 나누고 질문을 이어가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성폭력을 사랑이라 판결한 판사, 인터넷 악플을 다는 평범한 사람들,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교수 등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부당함을 지적하는 질문은 타인만을 향하지는 않는다. 회사 동료에게 미움을 느낀 나를 돌아보거나, 내가 가장 힘들다며 다른 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나에게 질문하기도 한다.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가다듬고, 더 깊이 세상을 돌아보고, 사람들 사이에서 더불어 살아가려 한다.

질문하는 사람, 내 삶을 바꾸는 소소한 물음들을 던지는

첫 책을 낸 뒤 10년 동안 한국 사회는 많이 달라졌다. 김영서가 ‘완전한 치유’를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만큼 바뀌지 않은 문제가 많다. 친족 성폭력 공소 시효는 폐지되지 않고, 학교와 직장, 가정 같은 일상에서 성폭력과 성차별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복음과 상황』에 여기 실린 글들을 연재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던지기 시작한 질문들은 2017년에 연재가 끝나고 몇 년이 지난 2022년에 읽어도 현재적이다. 10년 동안 마음속에서 굴리고 굴려 눈덩이처럼 커진 질문들을 붙들었다. 질문은 힘없는 김영서가 글을 쓰는 힘이 됐다.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자 한국 사회의 현실이 더 잘 보였다. 질문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함께 질문하고 답할수록,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고 김영서는 믿는다. 27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이런 소소한 질문을 마음놓고 할 만한 세상이 올 수 있는지, 질문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는지, 당신은 질문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우리에게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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