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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나누는 여섯 단어
조기현
이매진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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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세상에 믿을 구석 찾는 일

1부 곳

봉천동과 짜장면
‘가족 보호자’라는 자리
일할 자리와 돌볼 자리
돌봄 도시
구해줘, 침수 안 될, 홈즈
마음에 새살이 돋는다

2부 꿈

산업기능요원이라는 풍경 뒤
반려하는 삶
연애와 가족 돌봄 사이
의존을 무시하지 않는 정치
돌봄과 치안
현행범인체포 통지서

3부 끈

돌봄 경험 쓰기
돌봄과 자연은 영원하지 않다
‘공정’과 ‘형제 격차’
생존자 발견
죽음 이전에 삶이 있었다
함께 일하기에 필요한 마음

4부 돈

권태로운 위기
청년은 돈을 어디에 썼나
인구 변화와 영 케어러
돌봄 중심 생애
1만 원의 효율성
돌봄 현실, 헤어질 결심

5부 때

요양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늦’맘과 ‘영’ 케어러
무사히 노인이 될 수 있을까
죽이고 죽지 않기 위한 평등
돌봄과 애도 연습
혼자서 다 감당하지 않기

6부 일

돌봄 위기? 돌봄 재난!
위험을 혼자 감수하는 습관
노동 불가 시대
아픈 몸의 노동권
치매 노동
관계를 만드는 집수리

에필로그 돌봄의 눈
이미지 해설

저자 소개 1

돌봄청년 커뮤니티 n인분 대표. 스무 살 때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젊은 보호자가 됐다. 가난과 돌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막막함이 찾아들 때마다 회피하듯 책을 읽고 영화를 봤다. 어느새 뭔가를 읽거나 보고 누군가를 돌보는 시간이 삶의 동력이 됐다. 다른 누군가의 삶에도 동력이 되고 싶어서 책 《아빠의 아빠가 됐다》 《새파란 돌봄》 《몫》을 썼고, 영화 〈1포 10kg 100개의 생애〉와 SF렉처 퍼포먼스 〈무출산무령화사회〉를 만들었다. 돌봄으로 연결된 동료들과 ‘돌봄의 새 파란’을 일으킬 궁리로 여러 실천을 이어간다. 돌봄이 관계가 되고 관계가 돌봄이 되는, 그런 일상을 꿈
돌봄청년 커뮤니티 n인분 대표. 스무 살 때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젊은 보호자가 됐다. 가난과 돌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막막함이 찾아들 때마다 회피하듯 책을 읽고 영화를 봤다. 어느새 뭔가를 읽거나 보고 누군가를 돌보는 시간이 삶의 동력이 됐다. 다른 누군가의 삶에도 동력이 되고 싶어서 책 《아빠의 아빠가 됐다》 《새파란 돌봄》 《몫》을 썼고, 영화 〈1포 10kg 100개의 생애〉와 SF렉처 퍼포먼스 〈무출산무령화사회〉를 만들었다. 돌봄으로 연결된 동료들과 ‘돌봄의 새 파란’을 일으킬 궁리로 여러 실천을 이어간다. 돌봄이 관계가 되고 관계가 돌봄이 되는, 그런 일상을 꿈꾼다. 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나씩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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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188g | 122*188*13mm
ISBN13
9791155311417

책 속으로

나는 한국 사회에서 몫을 나누는 기준으로 작동하는 ‘자격’에 관해 질문한다. 우리는 시험을 통해 ‘능력’을 증명한 이들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방식을 당연하게 여기며, ‘건강’하고 생산력 있는 이들이 표준이 되는 사회에 산다. 아프지 않고 의존하지 않으며 능력을 갖춘 이들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돼가고 있다. 그렇지만 아프지 않을 사람은 없고, 의존하지 않는 삶도 불가능하다. 능력 또한 의존하는 자원 없이 온전히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발휘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능력과 건강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자격이 되고, 더 많은 몫을 가진 이들이 능력과 건강을 획득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우리 생애에 당연한 아픔과 의존이 무시될수록, 우리 삶의 기반은 취약해진다.
--- p.12

“아들이 자기 집에서 작업장 다니면서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일상을 살면 좋겠어.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할 때,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잠들 때, 활동지원사 선생님이 신경 써주면 충분해. 주말이면 나도 만나고 여행도 다니고 말이야. 도전적 행동은 친근한 사람 곁에 없을 때 낯선 상황에 노출되면 나오거든. 그런 상황들을 고려할 수 있다면 충분히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어.”
--- p.78

어쩔 수 없이 하는 돌봄을 넘어, 기꺼이 돌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없을까? 모든 사람에게 돌볼 권리가 보장될 수 없을까? 결국 누구나 잘 돌봄 받으려면 모두 어느 정도 돌봄을 부담하는 수밖에 없다. 청년이 돌봄으로 생애를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 누군가에게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애 주기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돌봄이 저평가된 근본적 맥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로 ‘청년’과 ‘돌봄’이라는 가치의 위계 문제다.
--- p.121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공부 못하는 학생으로 ‘차출’돼 직업반에 갔다. 자의 반 타의 반이었지만, 그곳에서 비로소 배움과 일이 주는 즐거움을 느꼈다. 가스 용접으로 배관을 봉합했고, 다양한 배선을 해보며 전기 제어를 익혔다. 처음으로 같은 반 학생들끼리 동료 의식도 생겼다. 옆 친구가 배관을 잘못 꺾을라치면 바로 잡아주고 전기 배선을 헷갈려하면 알려주면서 함께 자격증을 땄다. 배움과 일이 주는 즐거움은 거기가 끝이었다.
--- p.169

세상에서 돌봄을 보는 눈들을 마주하고, 자기도 그런 눈을 갖게 되리라 생각하니, 외려 돌봄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는 듯했다. 이 속도에서 다시 삶을 시작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돌봄의 눈, 소수가 독점하기는 아까운 눈이었다. 진희는 더 많은 이들이 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년 여성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 눈을 얻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픈 사람과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이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지 모른다고, 그러니 더 많은 이들을 ‘느린’ 세계에 초대해야 한다고, 진희는 남편의 속도에 발을 맞추며 마음을 다잡았다.

--- p.199

출판사 리뷰

몫을 빼앗기는 순간 위태로워지는 삶
우리는 몫을 빼앗지 않고 몫을 나눌 수 있을까
《아빠의 아빠가 됐다》와 《새파란 돌봄》을 쓴 작가 조기현
세상에 믿을 만한 구석 찾아보는 글쓰기를 하며 고른
우리 삶을 나누는 여섯 단어
곳, 꿈, 끈, 돈, 때, 일


《몫 ― 우리 삶을 나누는 여섯 단어》는 ‘조기현의 몫’이라는 연재 칼럼을 바탕으로 모으고 다듬어 내놓는 책이다. 조기현은 한 달에 한 번씩 우리 삶을 나누는 몫을 다시 나눠 벼랑 끝 위태로운 삶에 제 몫을 찾아주자는 글을 쓴다. 영 케어러, 홀몸 어르신, 고립 청년, 반지하 거주자, 불안정 노동자, 장애인, 노숙인, 이주 노동자가 모두 위태로운 삶을 살아간다. 조기현은 이 위태로운 삶들을 불러내 ‘의존을 무시하지 않는 정치’가 깃들 ‘곳’을 찾고, ‘반려하는 삶’이라는 ‘꿈’을 꾸고, ‘생존자 발견’이라 말할 ‘끈’을 잇고, ‘돌봄 중심 생애’에 필요한 ‘돈’을 궁리하고, 지금 ‘요양 민주주의’가 필요한 ‘때’라 외치고, ‘관계를 만드는 집수리’에서 ‘일’이 지닌 의미를 되새긴다. 조기현은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다.

곳, 꿈, 끈, 돈, 때, 일
― 우리 삶의 몫을 나누는 여섯 단어


‘몫’은 ‘여럿으로 나누어 가지는 각 부분’이다. 자기 것을 가지려면 먼저 나눠야 한다는 말이다. ‘나누다’는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는 뜻도 있지만, ‘몫을 분배하다, 음식 따위를 함께 먹거나 갈라 먹다, 말이나 이야기 따위를 주고받다, 즐거움이나 고통 따위를 함께하다’는 뜻도 있다. 그러니까 몫은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구실이기도 하고, 서로 나눠 가질 수 있는 지분이기도 하다. 현금과 현물 같은 물질적 요소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관계나 생애 전망, 사회적 인정 같은 비물질적 요소도 포함한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 할 만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누군가의 몫을 빼앗지 않고 우리 삶의 몫을 나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이 책 전체를 아우른다.

조기현은 몫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한 글자짜리 여섯 단어로 추렸다. 곳, 꿈, 끈, 돈, 때, 일. 이 여섯 단어는 우리 삶을 계급적으로 나누는 말이기도 하지만, 삶이 위태롭지 않게 이어지려면 서로 나눠 가져야 하는 몫이기도 하다. 우리 삶을 ‘나누는’ 여섯 단어인 셈이다. 이 여섯 단어는 3년 동안 쓴 글을 나누는 각 부 제목이 되고, 거기에 사전식 설명 설명까지 더하면 우리는 삶을 나누는 여섯 단어와 몫의 관계에 관해 더 많이 개입해서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몫을 나누는 삶에 관한 상상은 때때로 현실이 되기 때문에 의미 있다. 혼자 집에 남은 아이에게 한 그릇 배달 불가 원칙을 깨고 짜장면을 건넨 중국집 아저씨, 치매 경험을 함께 나눈 인천 치매 가족 자조모임 ‘물망초’, 은둔 생활을 벗어나 사회복지 관련 자활 일자리를 찾은 친구, 뇌전증 앓는 아버지를 둔 기자, 추운 겨울 길 잃은 치매 앓는 할아버지, 낯선 이에게 보이는 ‘도전적 행동’ 때문에 〈현행범인체포 통지서〉를 받아든 발달 장애인 가족, 가족들에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중장년 여성, 협업의 가치를 깨우쳐주는 동료 창작자, 돌봄 노동의 질을 높이려 노력하는 중국 동포들, 돌봄 청년 자조 모임 ‘돌봄청년 커뮤니티 n인분’의 동료, ‘돈’과 ‘자식 된 도리’ 사이에서 ‘애도’를 연습하는 청년, 노인 돌봄을 고민하면서 아이 돌봄을 도맡는 여성 연구자, 노숙인 집수리 서비스 업체인 사회적 협동조합 노느매기 조합원들, 온갖 재난 현장에서 마주치는 사회복지 활동가와 연구자와 공무원이 바로 조기현이 만난 그런 현실들이다.

위태롭지 않은 삶에 필요한 몫
― 삶을 나누는 몫에서 몫을 나누는 삶으로


조기현은 한국 사회에서 몫을 나누는 기준으로 작동하는 ‘자격’에 관해 질문한다. 우리 사회는 시험을 거쳐 ‘능력’을 증명한 이들이 더 많은 몫을 차지하는 방식을 당연하게 여기며 ‘건강’하고 생산력 있는 이들을 표준으로 삼는다. 아프지 않고 의존하지 않으며 능력을 갖춘 이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셈이다. 아프지 않을 사람은 없고, 의존하지 않는 삶도 불가능하다. 능력 또한 의존하는 자원 없이 온전히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발휘될 수 없다. 그런데도 능력과 건강이 더 많은 몫을 차지할 자격이 되고, 더 많은 몫을 가진 이들이 능력과 건강을 독식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우리 삶에 당연한 아픔과 의존이 무시될수록, 삶의 기반은 취약해진다. 조기현은 몫을 나누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내 삶을 가능하게 한 몫들을 곱씹어 다른 누군가의 삶을 가능하게 할 몫을 찾자고 말한다. 이 책 《몫》이 하려는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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