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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drich Nietzsche, Friedrich Wilhelm Nietzsche,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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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아나키즘을 극복하다
이 유고에는 니체의 마지막 역작들에 쓰일 광범위한 자료들이 들어 있다. 열정적으로 저술 계획을 세워가던 니체는 개념이나 말 등에 지친 나머지 사유가의 추상성을 벗어버리고자 노력한다. 그는 새로운 착상과 방법을 얻고 싶어했지만, 사유의 아나키즘에 가로막혀 이미 정식화한 여러 서술, 비판, 도식, 계획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반복하면서 점차 지쳐간다. 이 과정에서 창조력의 결핍과 사유의 아나키즘으로 인해 니체는 자신의 사유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고자 저술 계획을 세웠던《힘에의 의지》를 결국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지칠 줄 모르는 그의 저술가적, 사유가적 의지는 그로 하여금 집필을 멈추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바그너의 경우》,《우상의 황혼》,《이 사람을 보라》,《안티크리스트》,《디오니소스 송가》,《니체 대 바그너》가 1888년 한 해 동안에 완성되었으며, 이 저작들은 니체가 궁극적으로 사유의 아나키즘을 극복했음을 알려준다. 비판과 해체에서 새로운 건설로 이 책에 실린 다양한 단상과 성찰의 흔적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니체의 사유는 첫째, 현대성 비판과 해체의 정신이다. 니체는 현대성을 데카당스로 규정하고, 데카당스 현대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그 현상들은 어떻게 나타나며 극복 가능성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고민한다. 니체에 따르면 데카당스 철학의 원인은 도덕적 존재론과 그것의 왜곡된 심리학에 있으며, 따라서 소크라테스 이후의 이성주의 철학 전통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 도덕의 심층 심리에 대한 니체의 분석은 도덕 가치의 기원을 다시 묻게 하며, 이런 맥락에서 개선의 도덕과 선 의지, 양심과 이기심에 대한 엄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이 시기의 유고를 지배하는 두 번째 테마는 ‘건설’이다. 현대성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과 해체 작업이 새로운 철학 건설의 의지로 이어지는 것이다. 니체는 힘에의 의지를 유일한 설명 원리로 하는 존재론, 인식론, 예술론, 도덕론, 종교 이론, 사회 이론, 정치 이론 등을 구상함으로써 데카당스 현대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의 구상에 따라 기계론과 인과율은 힘에의 의지의 운동 법칙으로 대체되고, 학문 일반은 힘에의 의지의 생리학으로, 참된 세계와 가상 세계라는 형이상학적 이분법은 생기일원론으로 대체된다. 물론 니체의 이러한 시도들이 유고집에 완결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자유로운 사유의 흔적들은 다른 완결된 저작들을 산출해내는 토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마지막 시기 니체의 사상을 좀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책세상 ‘니체전집’의 구성과 편집 ― 한국 니체전집의 정본 책세상 니체전집은 현재 33권까지 출간되어 있는 독일 발터 데 그루이터 사의 니체 전집(KGW) 중 니체의 철학적 저작들만을 번역 대상으로 삼고 있다. 발터 데 그루이터 사는 권별 넘버링이 아니라, 연도별 넘버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새로운 유고 발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로마자(Abt. I~IX)로 범위를 정한 뒤 그에 따라 각 권(Bd.)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류 방식의 필요성을 공유한 책세상은 KGW의 권 번호를 병기하고 있다. 현재 책세상 니체전집은 총 16권이 출간되었으며 2005년 초까지 21권을 완간할 예정이다. 니체전집의 정본인 KGW의 편집 방식을 존중한 책세상 니체전집은 니체의 삶과 철학을 그의 저작의 외면과 연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