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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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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지나갔다. 양귀비꽃, 부채꽃, 선옹초와 과꽃 등은 시들어 사라졌다. 연못의 개구리는 조용해지고 황새들은 높이 날아 떠날갈 준비를 했다. 그 무렵 골트문트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보슬비 내리는 어느 날 오후, 수도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정문에서 곧장 작업장으로 향했다. 말은 어디다 두었는지 걸어서 왔다.
에리히는 골트문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첫눈에 그가 골트문트라는 것을 알았지만, 에리히의 가슴은 무척이나 격동했다. 그러나 거기에 들어온 사람은 전혀 딴 사람같이 보였다. 가짜 골트문트, 훨씬 더 늙어 반은 꺼진 듯한 먼지투성이의 창백한 얼굴, 수척한 표정, 병들어 괴로워하고 있는 표정, 그러면서도 거기에는 고통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하나의 미소, 사람 좋고 나이 먹은 늙은이의 끈기 이쓴 미소였다. 무척이나 힘이 드는 듯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왔는데, 아무래도 병들고 지친 것 같았다. --- p.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