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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을 선정하고 나서
박완서, 「거저나 마찬가지」 조성기, 「작은 인간」 이혜경, 「피아간」 구효서, 「소금가마니」 윤대녕, 「탱자」 하성란, 「웨하스로 만든 집」 이기호,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 김중혁, 「무용지물 박물관」 정이현, 「그 남자의 리허설」 김애란, 「달려라, 아비」 |
朴婉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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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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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G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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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DEA NYUNG,尹大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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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nan Ha,河成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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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비들 중에는 책을 보거나 글을 쓸 때 반드시 아내나 첩의 전족을 한 손에 쥐고 있어야 되는 사람들도 있대요. 서당에서 부인의 전족 신발을 들고 냄새를 맡거나 깨물어야 제대로 글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들도 있다고 해요."
"문인들이 담배를 손에 쥐고 있어야 글이 나오는 이치와 같은 건가?" "담배하고는 차원이 다르겠지요. 그리고 중국남자들은 여자의 발로 성교를 하기도 한대요, 쿠우욱." 나는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발로 어떻게?" "금련처럼 작은 발은 서로 모으면 여자의 성기처럼 된대요. 그러면 남자는 자기 물건을 거기에 넣는 거죠. 그걸 중국남자들은 최고의 성행위로 선망한대요." 그에게서 야단스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으나 의외로 싱거운 대답이 나왔다. "아무튼 중국이라는 나라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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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처음엔 좀 깔깔하고 떫은 맛이 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흙 알갱이들을 입 안에서 조금 더 굴리다보면 약간 쌉쌀한 맛이 배어나오기 시작하지요. 그때 좀더 자세히 음미해보면 아삭아삭하고 담백한 맛도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침 때문에 찐득찐득해진 흙 입자들이 식도를 통과할 때쯤엔 마치 오래된 더덕을 씹어 삼킬 때처럼 풍성하고 맵싸한 향기가 입 안 가득 퍼져나가지요. 그건 뭐랄까요, 마치 몸 전체가 몇백 년 된 노송으로 고스란히 변해버린 듯한 느낌, 몸 전체가 진한 향기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 그래서 자꾸만자꾸만 낮게 가라앉는 듯한 느낌...... 신체 장기 대부분이 흙처럼 가벼워지는 느낌....... 그 맛이 바로 진정한 흙맛이지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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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하고 나서
1차 후보작 45편을 일별하면, 대략 세 가지 종류의 소설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가족과 친지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생의 고달픔과 우여곡절과 사연을 들려주는 전통적인 서사들이다. 두 번째 그룹은 사랑과 불륜과 허영과 욕망의 드라마를 주로 여성의 목소리를 빌어 들려주는 서사들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그룹은 전혀 새로운 감수성과 문장으로 낯설고 당혹스런 반 전통의 서사들이다.
역시 안정된 수준을 보여주고 또 의미 있는 독서체험을 하게 해주는 작품들은 첫 번째 그룹에 속한 것들이 다수이다. 특히 몇몇 작품들은, 90년대 작가들의 작품에는 깊이가 없다라는 불만을 일소시켜줄 만한 의미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만족스런 문학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다소 답답하고, 늘 보던 것이란 느낌을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두 번째 그룹의 작품들은 재미도 있고 재치도 있고 또 어떤 경우는 인간 내면의 심연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늘 그렇고 그런 스타일이고, 그런 목소리들이다. 제일 당혹스런 것은 세 번째 그룹의 작품들이다. 도대체 이런 작품을 누가 읽으라고 왜 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떤 종류의 새로운 에너지가 느껴지고 또 감각과 상상력의 새로움은 있지만,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소설이 무엇인가,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회의를 촉구하는 작품들이라 하겠다. 선정자들은 소설문학의 지형도를 대체로 수용해서, 세 가지 종류의 작품들을 두루 선정하려고 했다. 물론 작품의 수준에 대한 논란이 선정자들 가운데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종 결과는 당위보다 현실이 더 많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일반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2005년의 좋은 소설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05년의 한국소설의 지형도를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2005년의 소설계에서도 문학의 혼란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한 혼란과 변화가 우리 소설문학에 새로운 길과 지평을 열어줄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 새로운 길과 지평이 문학을 살릴 것인지 고사시킬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