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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4월
열네 살, 우리가 만난 4·19 이야기
정명섭
생각학교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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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어머니 전상서
2장 바다 위에 떠오른 어린 학생의 시신 _4월 11일 마산
3장 화창한 봄의 교정, 그러나 흉흉한 소문 _4월 14일 한성여중
4장 고려대 학생들은 왜 거리로 나갔을까? _4월 18일 태평로
5장 가자, 대통령의 집무실로! _4월 19일 경무대
6장 “군인 아저씨, 우리를 쏠 거에요?” _4월 20일 한성여중
7장 교수들의 시국 선언 _4월 25일 국회의사당
8장 4월의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_4월 26일 승리의 태평로
9장 어머니의 편지

저자 소개 1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2006년 역사 추리 소설 『적패』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과 논픽션, 일반 소설부터 동화, 청소년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빙하 조선』, 『기억 서점』,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온달장군 살인사건』, 『무덤 속의 죽음』 등이 있으며 다양한 앤솔러지를 기획하고 참여했다. 그 밖에 웹 소설 『태왕 남생』을 집필했으며 웹툰 『서울시 퇴마과』를 기획했다.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2006년 역사 추리 소설 『적패』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과 논픽션, 일반 소설부터 동화, 청소년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빙하 조선』, 『기억 서점』,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온달장군 살인사건』, 『무덤 속의 죽음』 등이 있으며 다양한 앤솔러지를 기획하고 참여했다. 그 밖에 웹 소설 『태왕 남생』을 집필했으며 웹툰 『서울시 퇴마과』를 기획했다.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암행어사의 암행이 어두울 암(暗)에 움직일 행(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줄곧 ‘어둠을 걷는다’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꿈속에서 어둠 속을 걸어가는 한 남자를 보게 되었다. 그때 ‘어둠의 길을 걷는 어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떠올렸고, 오랜 시간을 거쳐 조금씩 완성해 나갔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송현우가 아니라 이명천의 포지션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어둠 속을 걸어가는 사람’은 쫓는 쪽보다는 쫓기는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었고, 조선 시대의 다양한 기담과 전설들을 더해서 이야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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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02g | 138*190*15mm
ISBN13
9791193811733

책 속으로

어머니께서 세상일에 너무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하셨지요? 무슨 뜻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부녀자가 너무 아는 척을 하면 안 되는 세상이라서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 말을 하셨던 거겠죠. 저를 위한 말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계속 목소리를 높여서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했습니다.
-- p.10

윤향이가 창밖을 내다보는데 갑자기 교실 뒷문이 거칠게 열렸다. 시끄러운 소리에 들 뒤를 돌아보았다. 소동의 주인공은 지숙이였다. 한 손에 신문을 든 지숙이가 윤향이 옆자리에 헐레벌떡 앉았다.
“큰일 났어. 지난달 마산에서 시위가 벌어졌을 때 실종된 학생이 있다고 했잖아. 기억나?”
지숙이의 물음에 윤향이는 한쪽 눈을 찡그리고는 기억을 더듬었다.
“김주열이었나? 마산상고에 입학하려던 남학생?”
“맞아. 며칠 전 마산 앞바다에서 시신으로 떠올랐대.”
“진짜?”
--- p.34

선생님은 불을 토하듯이 말했다. 윤향이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교실 안은 질문을 한 윤향이조차 놀랄 정도로 침묵에 잠겼다. 크게 숨을 들이쉰 선생님이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채 윤향이를 바라봤다.
“저항해야지. 지키기 위해서 말이야.”
--- p.45

지숙이가 가리킨 곳에는 흰 가운을 입은 대학생 시위대가 있었다. 목에 청진기를 건 의대생들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재미난 구호를 외쳤다.
“썩은 정치를 수술하자!”
“학우들이여! 메스를 들어라! 잘못된 정치를 도려내자!”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넘치던 시위 현장에 큰 웃음을 주는 구호였다. 윤향이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반면 의대생들의 뒤를 따르는 다른 대학생들의 구호는 비장했다.
“데모와 시위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 p.110

어머니, 어머니가 무엇을 걱정하시는지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하고 수많은 학생이 죽어간 이 시국에 나이 어린 소녀라고 해도 뒤로 물러나서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오늘 교수들의 시위를 계기로 시민들은 다시 저항에 나설 것입니다. 내일 정의가 승리할지 불의가 승리할지 결정될 겁니다. 저는 부모님에게 배우고 학교에서 교육받은 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할 생각입니다.
--- p.178

팔각정 앞에는 높은 좌대에 양복 차림의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서 있었다. 동상은 여러 개의 밧줄에 묶여서 당겨지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도 돌이 계속 날아가서 동상을 맞혔다. 지켜보던 윤향이가 지숙이에게 말했다.
“우리도 밧줄을 당기자.”
--- p.186

중절모에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자가 군인에게 말했다.
“군인 양반, 우리에게 총을 쏠 건가?”
질문을 받은 군인은 고개를 저었다.
“어르신, 국군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총을 듭니다. 계엄사령관님도 함부로 발포하지 말라고 엄격하게 명령하셨습니다.”
대답을 들은 중년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들처럼 총을 마구 쏴댈 줄 알았는데 다행이네. 고맙네,”
--- p.191

반바지를 입고 모자를 쓴 국민학생에게 다가갔다.
“너희들 어느 학교에서 나왔니?”
“수송국민학교입니다.”
“어쩌다 위험한 시위에 나선 거니?”
기자의 물음에 까까머리 아이가 크게 외쳤다.
“우리 학교 6학년 한승이가 19일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어요. 제발 국민들에게 총을 쏘지 마세요.”
반바지를 입은 아이의 절규에 다른 아이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 p.196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대가 점점 늘자 구호를 외치는 소리는 엄청나게 커졌다. 그때 서울역 방향에서 지프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면서 종이를 마구 뿌렸다. 사람들이 종이를 집어서 읽고는 갑자기 만세를 불렀다. 다른 사람들도 어리둥절해하면서 하나둘씩 종이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왈칵 울음을 터뜨리거나 방방 뛰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자 윤향이가 지숙이에게 물었다.
“왜 저러는 거지?”
지숙이도 모르겠다고 대답하는데 종이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급하게 인쇄한 듯한 호외라는 글자가 찍혀 있었다.
“이 대통령 하야 용의 성명, 선거도 다시 하겠다.”
--- p.198

“정말 큰일을 하셨어요.”
윤향이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자 아버지가 손사래를 쳤다.
“아니다. 너희 같은 학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와준 덕분이야. 너희들이 아니었다면 어른들은 용기를 내지 못했을 거야. 너희들 덕분에 봄꽃보다 민주주의라는 꽃이 먼저 피었어. 이 꽃은 앞으로 더 아름답게 만개할 거다.”
--- p.204

물론 4・19혁명은 그다음 해에 일어난 5・16쿠데타에 의해 빛이 바랬습니다. 하지만 저항의 정신은 면면히 이어지면서 결국 1987년 6・29선언까지 나왔습니다. 이후에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시도는 많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저항하면 이길 수 있다는 4・19혁명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p.212

민주주의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삶을 극적으로 바꾸지도 못합니다. 오히려 느리고 불편해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선거와 임기라는 제도를 통해 독재자의 출현을 막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는 모든 역할을 다한 것입니다. 그걸 지키고 이어가는 것은 시민들의 몫입니다.

--- p.212

출판사 리뷰

“그날, 우리는 광화문 거리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세상을 향해 눈을 감지 않겠다는
십 대의 선택이 역사를 움직였다

1960년 4월. 교정은 괴담으로 술렁였다. 마산에서 행방불명된 학생이 시신으로 바다에 떠올랐다는 것이다. 총을 쏜 이가 경찰이었고, 희생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다. 시민들은 전국에서 들고 일어나 거리로 나섰다. 서울 한성여중 1학년인 윤향이와 지숙이도 동참했다. 시위는 날로 커지고, 사건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대체 누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라고 명령한 것일까.

《그해, 4월》은 열네 살 윤향이가 본 4·19혁명의 시위 현장을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총성이 오가는 시위 현장에 어린 중학생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시 시위는 교사의 보호 아래 초등학생까지 플래카드를 들고 나설 만큼 전 국민이 함께한 전국적 항쟁이었다.

혁명의 한가운데서 열네 살 윤향이가 본 서울의 풍경은 어땠을까? 정권은 부정선거를 은폐하기 위해 시위대를 북한의 사주를 받은 세력으로 몰아붙였고, 깡패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공포탄과 실탄을 가리지 않고 발포했다. 그러나 학생과 시민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파고다 공원의 이승만 동상을 끌어내렸으며, 탱크 위에 올라가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대학생들이 앞장서고, 교수들까지 거리로 나와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와 광주, 제주까지 전국으로 확산된 저항은 마침내 4월 26일 이승만은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 4·19혁명은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저는 세상이 무너지지 않게
버티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열네 살 윤향이와 지숙이가 본 4·19 이야기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의 노골적인 부정선거에서 시작되었다. 1960년 3월 15일, 마산의 투표함에서 여당 후보의 이름이 미리 찍힌 투표지가 무더기로 발견된다. 그러자 격분한 마산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경찰은 무력 진압 과정에서 시민을 향해 총을 쐈다. 이때 실종된 고등학생 김주열 군이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시위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번졌다.

《그해, 4월》은 서울 한성여중 1학년인 윤향이와 지숙이가 동숭동, 종로, 시청, 광화문 일대의 시위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을 따라간다. 평화 행진에 가해진 폭력, 시민을 향한 무차별 발포 속에서 공포는 점점 커져 갔다. 그러나 윤향이는 두려움보다 더 큰 힘을 보게 된다. 그것은 ‘세상이 무너지지 않게 버티려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살기도 바빴다. 그런데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자식이 죽었다는 사실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총에 맞은 사람을 업어 대피시키는 청년들, 광목천으로 상처를 감싸주는 간호사들, 물과 음식을 나눠주는 아주머니들, 정권의 만행을 알린 언론들, 정치적 중립을 지킨 군인들 등등.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연대는 결국 역사를 움직였다.

“세상이 그냥 좋아지기만을
편안하게 집에서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여중생 진영숙 열사를 모티브로 한 청소년 소설


4·19혁명은 여러 민주화운동 중에서도 청소년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한다. 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는 당시 중학교를 졸업한 예비 고등학생이었다. ‘부모 형제에게 총부리를 대지 말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거리로 나선 수송초등학교 학생들과 이들을 인솔한 명성여고생들. 탱크 위에 올라 구호를 외치는 십 대의 모습은 당시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진영숙 열사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는 부정선거가 일어나자 시민들과 함께 분노했고,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발견되자 책상에 엎드려 울었다고 한다. 4월 19일 당일에는 동대문 시장에서 피복상을 하는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우리들이 아니면 누가 데모를 하겠습니까’라는 편지글을 남기고 시위에 참여했고, 그 편지는 끝내 유언이 되고 말았다.

정명섭 작가는 진영숙 열사가 그토록 바랐으나 끝내 보지 못했던 ‘민주주의의 승리’를 주인공 윤향이를 통해 재현했다. 마산에서 시작된 분노가 정권 퇴진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씨줄’로, 열네 살 소녀가 본 서울의 시위 현장을 ‘날줄’로 엮어 독재를 이겨낸 과정을 담담히 그려낸다. 민주주의의 가치가 여전히 위협받는 오늘날, 청소년들이 반드시 지켜내야 할 정신이 무엇인지 이 소설은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내 지켜내야 할 가치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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