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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말해요
최지은의 11월 저자 친필 사인본 (한정 수량), 양장
최지은 저
난다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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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 한나식빵 앞에서 만나요! 7

11월 1일 산문 - 당신은 이야기를 안고 온다 13
11월 2일 시 - 마음 21
11월 3일 산문 - 우리 지금 어디 가 25
11월 4일 산문 - 슬픈 얼굴 아는 사람 37
11월 5일 일기 - 아임 낫 고잉 애니웨얼 47
11월 6일 산문 - 사라지는 것, 사라지는 것 51
11월 7일 시 - 오브제 59
11월 8일 산문 - 가. 가. 65
11월 9일 산문 - 여름 새벽의 탄젠트 71
11월 10일 시 - 좋은 이야기 77
11월 11일 산문 - 11월 11일 11시 11분 85
11월 12일 일기 - 오후 93
11월 13일 시 - 사랑의 이유 97
11월 14일 산문 - 문밖의 한 사람에게 101
11월 15일 시 - 두 사람 107
11월 16일 일기 - 지난 계절의 시작노트 111
11월 17일 시 - 봄밤 117
11월 18일 지난 여름 일기 - 저는, 여기에 있어요 121
11월 19일 산문 - 산책 알고리즘 127
11월 20일 시 - 생활과 회복 139
11월 21일 산문 - 평생 감사해라 143
11월 22일 시 - 책 만드는 사람을 위해 아주 멀리서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같이 151
11월 23일 산문 - 물방울처럼 멎어서 159
11월 24일 시 - 즐거운 일기 171
11월 25일 산문 -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177
11월 26일 산문 - 속속들이 사랑받는 너와 187
11월 27일 시 - 겨울에서 겨울까지 195
11월 28일 산문 - 제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199
11월 29일 시 - 계속해서 겨울 이야기 207
11월 30일 엽서 - 천천히 말해도 돼 211

저자 소개 1

崔智恩

2017년 창비 신인시인상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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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20*185*20mm
ISBN13
9791124065846

책 속으로

한 발짝씩 가까워지는 만남을 생각하면 언제 어디서나 혼자여도, 혼자인 것으로도, 혼자라서 제법 다 괜찮을 것 같다. 그러니까 언제나 당신의 괜찮음만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 된다. 언제나 당신께는 가장 깨끗한 물 한잔을 먼저 건네는 사람이고 싶다.
---작가의 말, 「한나식빵 앞에서 만나요!」 중에서

슬픈 얼굴 아는 사람은 슬픈 얼굴 지워주고 싶어서 때로는 슬픔을 못 본 척하고, 모른 척하기도 한다.
앨범 속 사진들을 솎아버리고 싶어하던 어린 한때, 나는 아버지가 숨겨둔 앨범을 몰래 들춰 두어 장의 사진을 훔친 적 있다. 사진 도둑질. 그 네모난 사진 속에는 나를 밴 앳된 어머니와 아버지가 삼나무로 보이는 울창한 숲길에 서서 나란히 미소짓고 있었다. 영원한 미소, 영원한 푸름, 완전한 초록, 부드러운 바람, 선선한 응달, 끝나지 않는 젊음, 약속과 약속, 계속되는 약속. 그 모든 것이 손바닥보다 작은 사진 속에서 숨쉬고 있었다.
---11월 4일, 「슬픈 얼굴 아는 사람」 중에서

시 속에서 나는 유리문을 투명하게 통과할 수도 있고, 만지지 않고도 만진 것과 같이 충분히 사랑할 수도 있다. 내 것이 아니어도 조금의 결손이 없는. 따뜻하고 동시에 차가운. 거기 그리고 여기가 하나로 얽히는 접촉도 시에서는 가능해진다.
---11월 6일, 「사라지는 것, 사라지는 것」 중에서

액자 밖으로 눈이 쌓여도 좋은 자리를 함께 찾았다
이쯤이 어떨까요
그쯤이 좋겠어요

여린 껍질의 여름 속에서
풀풀 눈을 맞고 서 있을 때가 다 있고

계속하는 것을 계속하도록 사랑을 하느라

하루에 하루만큼씩
눈을 내리고 멈춰보았다
---11월 13일, 「사랑의 이유」 중에서

과일나무 아래에서 나를 떠올리는 오래된 친구가 있고, 어쩌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싶은 할머니의 손길을 기억하고, 매일 아침 작은 개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쩜 우린 이렇게 매일 좋을까” 인사를 나눌 때. 개의 밥을 챙기고, 친구들의 끼니, 가족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밥을 해주고 싶은 마음’을 품은 채. 그들을 떠올리는 순간, 그들과 함께하는 여기가 고향이 된 것 같거든요. 내가 있어야 할 곳, 어디로 떠난다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 몸이 멀어져도 그리워할 곳, 밥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곳, 여기가 고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1월 18일, 「저는, 여기에 있어요」 중에서

인간의 몸으로, 순하고 영민하고 강인한 개의 몸을 쓸어내릴 때 나는 내가 겪은 상실과 고통을 다시 정의할 필요를 느낀다. 모든 고통은 사랑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슬픔이 나를 주조하는 동안 내 안에 머물게 된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해보고도 싶어진다. 고통의 실체는 사랑의 대가라는 것. 그러니까 지금 괴로운 이는 사랑을 하고 있다는 말. 지금 우는 사람이 사랑의 주인공이라는 말.
---11월 23일, 「물방울처럼 멎어서」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당신은 매일 밤 내 꿈에
세 번 찾아와요
나는 보고 싶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매해 11월이면 약속처럼 은행나무가 온다. 시인에겐 11월이면 은행나무를 보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 같은 나무. 인사의 끝에는 늘 평안하라는 당부가 덧붙여 있다. 시인은 은행나무로 인해 또하나의 이야기가 오는 것을 들여다본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11월. 시간이 지나고 나서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도 고치거나 바로잡지 않고, 틀린 그대로를 보존하는 11월. 시인은 한 사람 눈에 고인 이야기를 투영해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꺼내어본다. 팔백 년 된 은행나무가 지켜보고 있는 이 가을에, 내게 오는 모든 당신은 언제나 저만의 이야기를 갖고 오는구나, 알아채면서(1일 산문). 시인은 몸을 가진 인간 사이의 ‘틈’을 파고들어 몸을 느끼고 싶었다. 사람들 사이의 틈을 거닐면서. 찬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몸이 계절의 틈을 통과하며 돌올하게 서서, 스스로의 숨이 휘젓고 탐색하는 움직임을 상상할 때(「산책 알고리즘」). “한 번도 마주친 적 없지만 틀림없이 같이/걸어요//오늘 아침 빛을 몰고 다니는 오리를/엄마처럼 따르려/나는 자꾸 작아지고 있었을 때//가을이 말해요//오리는 여태 아무 말도 전하지 않았지만//캐러멜 향기 나는 가을이 모든 것을 말해요”(「두 사람」)

시인은 꽃과 시와 물을 파는 수레를 갖고 싶다고 오래도록 생각했다. 대학시절, 낮은 건물 이층에 위치한 피자집에 친구들과 앉아 있었을 때, 해가 진 뒤에도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도시 거리를 창밖으로 내려다보고 있었을 때, 눈에 들어왔던 작은 포장마차 하나. 꽃이 거리로 흘러내리는 것만 같던 간이 꽃집이었다. 꽃이 꽃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꽃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가능하면 여기저기 수레를 끌고 다니며 꽃과 시집과 깨끗한 물을 파는 장사를 하고 싶다고 그때 처음 꿈꿔본 것 같다(25일 산문). 깊고 단 낮잠, 소박한 밥상, 서로 좋아하는 사이, 환영받는 기분, 돌아갈 곳, 생각만으로도 숨결이 편안해지는 순간들을 그리면서(18일 지난 여름 일기). 이따금 사랑을 두리번거리며, 가슴께를 지나는 듯한 상처, 실망, 울음이 뒤섞인 무언가를 느낀다. 갖고 있는 사랑을 쪼개고 부수어 햇빛에 말린 뒤에도 남은 것이 있어 가만, 들여다본다면 고통은 존재하고 있을까. 반짝, 내 가슴께를 비추는 무언가 있을까 되짚어보면서 시인은 생각한다(「물방울처럼 멎어서」). 그의 마음속에는 늘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놀이처럼 장난처럼 그러나 거짓은 없는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 세계를 견딜 수 없다는 듯. 좋아하는 마음 없이는 주어진 인생의 지루함을 마주할 수 없다는 듯(「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꿈에서 받은 사랑을 어떻게 갚을까/나만 아는 사랑을//우리 둘만 있는 세계에서 꿈을 꾼다면/서로만을 꿈꾸게 될까/거기선/울며 깨어난 새벽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 거짓을 말하게 될까”(「봄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너의 행복. 나를 지키는 일이 너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나는 너를 지키기 위해 행복을 다짐한다. 종종 나 하나밖에 모르는 나의 슬픔에 빠져, 세상이 온통 나의 슬픔으로 부풀어버릴 때, 아주 거대해진 나를 쪼개고 부수고 때로 흐르는 물에 넣어 휘휘 저어가며, 내가 안다고 믿었던 것, 내가 보았다고 되새기는 것, 내게 남아 있다고 느끼는 것을 이리저리 저어보기로 한다. 아주 가끔, 어떤 시를 쓰고 나면 부드러워지는 몸처럼. 종이는 나의 모든 것을 받쳐주는 것만 같다. 조금 번지고 조금 젖은 채.
_11월 28일, 「제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부분


‘시의적절’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2026년에도 계속됩니다. 전국 작은 책방에서 독자들과 만나며, 하루 한 편의 글을 읽고 시를 심어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시의적절’은 어느덧 세 살을 맞았습니다. 2026년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보다 탄탄한 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인들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무엇보다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

올해 시의적절의 표지는 화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매일같이 뼈대를 곧추세우고 마음을 쓰듯 몸을 쓰는 화가인 그의 그림은 아주 솔직하고도 담백한 어떤 일기처럼 느껴집니다. 매일을 사뿐히 걸어가는 시의적절과 결을 같이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화가 노석미의 그림은 ‘사귐’을 자아냅니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가까이 지내는 일. 자연과 사람을, 사람과 그림을, 마침내 글과 그림을 사귀게 할 그가 열두 달 시의적절을 장식합니다.

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

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리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 2026 시의적절 라인업 ]

1월 한여진 / 2월 김상혁 / 3월 권민경 / 4월 김언 / 5월 남지은 / 6월 홍지호
7월 박상수 / 8월 김보나 / 9월 김이강 / 10월 신용목 / 11월 최지은 / 12월 최현우

* 사정상 필자가 바뀔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2026년 시의적절의 표지는 글과 그림을 다루는 작가 노석미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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