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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눈 빈집 새 발자국 화석 경첩에 관하여 점자책 알전구 속의 풀밭 견인차에 시계가 매달려 있다 물탱크 청소 식물의 눈동자 해변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비누 피아노 주치의를 위한 詩 왜가리 폭우 속에서 슬리퍼 한 짝 저녁밥 생각 마라토너 귀 어디든 간다 죽음의 강습소 뿔 위의 모자 중이염 어머니의 틀니 夫婦 송이버섯 숯 II 무덤 박물관 가는 길 문상 숨쉬는 집 밤 광인 구산동 고분군 가는 길 그대의 유품 지도 무덤 밖의 지도 토우 봄의 幻 혼자서는 무덤도 두려운 내부다 풀을 베다 새 네트워크는 어디든 있다 바람 궁전 노출 전시관에서 너에게 가는 길 무덤 속으로의 긴 산책에 대하여 수로왕릉 가는 길 月刀 파사석탑을 보며 가락국에서 쓰는 편지 III 얼음 위의 맨발들 우물 허물 마음이라는 표범 한 마리 새의 부족 낯선 평화 모서리를 향해 걸어가는 삶이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왕따 밤길 봄, 봄, 봄 죽은 羊에게 정승골 계곡에서 죽은 羊을 위한 습작 羊, 혹은 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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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일몰 무렵이던가 아이를 지우고 집으로 가는 길 태양이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갔다 그 후론 내 몸에 온통 물린 자국들이다 칸나를 보면 그 때가 생각난다 칸나 잎사귀 사이의 투명한 거미집 불룩한 배에 노란 줄무늬의 거미가 천천히 허공으로 빨려들어간다 저, 불룩한 배를 터뜨리고 싶다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물고 사라진다 거미는 무거운 배를 끌어안고 천천히 태양의 산부인과로 들어간다 집게로 끄집어낸 태아들이 여름대낮 칸나로 피어난다 관 뚜껑이 열리듯 꽃이 피면 내 몸은 쫙쫙 찢어진 꽃잎이 된다 --- p.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