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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림자 연극 1 무서운 극명 그믐밤의 순례 데칼코마니 귀면(鬼面) 내가 태어난 팔월 무서운 극명 크리스털 글라스 유리종이 유리 속, 갓난아기로 울다 소금쟁이의 노래 2 사랑의 아리아 솜 사랑의 아리아 몽정 사랑을 장전해 줘 명경(明鏡) 오월의 사랑 나를 사랑한다, 하지 마라 3 데스마스크 마임 1-절규 데스마스크 여강(麗江)에서 프놈펜, 죽음 현상소 붉은 비명 4 생의 한 가운데 남해 벼랑 끝 죽음을 요리하는 법 생의 한가운데 1 생의 한가운데 2 생의 한가운데 3 휘어진 시간 전갈장미가 피는 아침 청춘 식욕에 관한 변주 셋 이승의 수틀 에피타프 5 콘트라베이스 홀림 모시나비 콘트라베이스 옹이가 있던 자리 한계령 치자꽃 피는 그늘 아래 샛길 불의 춤 킬링필드의 방생 실버사원 가는 길 봄 둔황으로 가는 길 6 상처 낫을 갈며 상처 짐꾼 장씨(張氏) 어미 풋콩을 까며 야적 뒷문을 열고 7 태양의 칸타타 봉인된 희망 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거예요 연못이 내게 아씨시의 聖 프란시스코와 마주하여 연못수렁 태양의 칸타타 화두를 잃다 몸이 스스로 제 몸을 찾아가고 마임 21-탈피 에필로그 안녕 ■ 해 설 아름답고 참혹한 엘랑 비탈 | 엄경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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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참혹한 엘랑 비탈
200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윤훈 시인의 첫 시집. 이윤훈 시에서 발톱과 직감과 고독으로 무장한 이 생명적 존재는 엘랑 비탈을 상징화한다. 이는 종종 식욕 혹은 관능 욕구를 통해 시에 등장하는데 "향기로운 입김을 불어 나를 문질러다오/내 식탐은 더욱 빛나고/네 살결 또한 한결 눈부실 것이다"(「明鏡」), "관이 나를 꿀떡 삼킬 때가지/모름지기 나는/암소 한 마리와 돼지 열 마리는 족히 먹어치울 것이다"(「식욕에 관한 변주 셋」), "영원을 꿈꾸지 마/나와 한 몸이 되어 한 차례/짙붉은 꽃을 피우는 거야/탱고 같은"(「생의 한가운데 3―황홀한 무덤」) 등의 구절이 그것이다. 이윤훈의 시에서 식욕과 관능 욕구는 탐욕의 징표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의 생생한 에너지 분출을 뜻한다. 그것은 풍부한 감각의 개방이며 만끽이다. 생의 한 순간이라도 온갖 허위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본래적 자아로 돌아가 존재의 지극한 쾌감을 열정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이윤훈의 시적 지향은 궁극적으로 시간과 자아의 극렬한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생이 생명적 약동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생각 이면에는 정점을 향해 비약하는 한 존재의 에너지가 무한할 수 없다는 비극적 인식이 놓여 있다. 자신의 존재이해를 시인은 "살아가는 일과 사라지는 일이 서로 맞이어진/양 바퀴 사이 나는 신기루처럼 흔들린다"(「실버사원 가는 길」)고 표현한다. 살아가는 일 가운데 자신이 사라지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존재의 진실인 것이다. 이 시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바로 이 같은 인간존재의 진실에 관한 고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