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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생업 흙 나쁜 피 전신마취 소금 도서관 칼 회고전 노란 집과 엘로우하우스 느티나무의 천 이백 번째 겨울 앵무새는 이렇게 말했다 이발소 그림 억압의 역사-거미 억압의 역사-돌 닭발 물에 갇힌 사람들 II 책 읽는 여자 도둑일기 뒷문 옷이 되기까지 억압의 역사-새 권태 새로운 고전(古典) 내 마음의 지진 나비 견학 슬픈 씨앗 숨은그림찾기 대나무 시절 억압의 역사-물고기 마른 연못 III 구름사내 폭우 미라 씨(氏)의 증언 버릇에 관하여 버려진 어머니 쌀벌레 새의 유서 벼랑의 나무는 억압의 역사-쥐 낙타의 모순 눈물 일요일 오리의 반란 나의 화산 IV 통조림 보고서 억압의 역사-벽 지팡이가 걷는다 허공의 억새가 골방의 나무 검은 비닐봉지의 나날들 無 틈 꿈 진공청소기 김연아 어머니표 거울 위대한 펜잘 새에 관하여 [해설] 어둠의 설계도 | 고봉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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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설계도
죽음이 삶이 되는 세계에 대한 회고전.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또한 수취를 거부할 수도 없는,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김희업 시인의 첫 번째 초대장. ‘칼 회고전’을 알리는 전시회의 초대장이 배달되었다. 우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것은 우리의 눈앞에 도착해 있다. 원하지 않았지만, 또한 수취를 거부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그것은 ‘선물(gift)’이다. 김희업은 시편들은 우리를 낯선 이미지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미지’와 ‘상상’은 몸속에 그려진 현실적 삶의 도표이고, 시선들에 노출된 현실이라는 육체의 안감이다. 이미지는 시각의 세계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느낌과 공명을 통한 변용의 세계이다. 본다는 것은 응시의 문제가 아니라 사물들 속에 거주하는 것, 사물과 세계를 향해 몸의 감각을 개방하는 일이다. 이 개방의 순간에 우리는 세계와 구분되는 주체이기를 멈추고 세계의 부분 아닌 부분이 된다. 응시의 세계에서 사물과 세계의 불투명성은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만, 감각의 영역에서 그 불투명성은 자명성이 된다. 이것이 불완전한 방식으로 완전한 시적 감각의 세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