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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I
생업

나쁜 피
전신마취
소금 도서관
칼 회고전
노란 집과 엘로우하우스
느티나무의 천 이백 번째 겨울
앵무새는 이렇게 말했다
이발소 그림
억압의 역사-거미
억압의 역사-돌
닭발
물에 갇힌 사람들

II
책 읽는 여자
도둑일기
뒷문
옷이 되기까지
억압의 역사-새
권태
새로운 고전(古典)
내 마음의 지진
나비 견학
슬픈 씨앗
숨은그림찾기
대나무 시절
억압의 역사-물고기
마른 연못

III
구름사내
폭우
미라 씨(氏)의 증언
버릇에 관하여
버려진 어머니
쌀벌레
새의 유서
벼랑의 나무는
억압의 역사-쥐
낙타의 모순
눈물
일요일
오리의 반란
나의 화산

IV
통조림 보고서
억압의 역사-벽
지팡이가 걷는다
허공의 억새가
골방의 나무
검은 비닐봉지의 나날들



진공청소기
김연아
어머니표 거울
위대한 펜잘
새에 관하여

[해설] 어둠의 설계도 | 고봉준

저자 소개

저자 : 김희업
서울에서 출생,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였다.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78g | 128*188*20mm
ISBN13
9788960210813

출판사 리뷰

어둠의 설계도

죽음이 삶이 되는 세계에 대한 회고전.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또한 수취를 거부할 수도 없는,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김희업 시인의 첫 번째 초대장.

‘칼 회고전’을 알리는 전시회의 초대장이 배달되었다. 우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것은 우리의 눈앞에 도착해 있다. 원하지 않았지만, 또한 수취를 거부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그것은 ‘선물(gift)’이다. 김희업은 시편들은 우리를 낯선 이미지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미지’와 ‘상상’은 몸속에 그려진 현실적 삶의 도표이고, 시선들에 노출된 현실이라는 육체의 안감이다. 이미지는 시각의 세계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느낌과 공명을 통한 변용의 세계이다. 본다는 것은 응시의 문제가 아니라 사물들 속에 거주하는 것, 사물과 세계를 향해 몸의 감각을 개방하는 일이다. 이 개방의 순간에 우리는 세계와 구분되는 주체이기를 멈추고 세계의 부분 아닌 부분이 된다. 응시의 세계에서 사물과 세계의 불투명성은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만, 감각의 영역에서 그 불투명성은 자명성이 된다. 이것이 불완전한 방식으로 완전한 시적 감각의 세계이다.

추천평

「칼 회고전」에서 시인은 칼이 자신의 몸을 두 번 다녀갔다고 했으니 그와 나는 비슷한 전과를 가진 듯하다. 사실 칼은 잠깐 다녀간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어느 구석엔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언제든 일상을 난도질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연작 「억압의 역사」는 서슬 퍼런 칼날로 일상을 베어 넘기는 능숙한 솜씨를 보여준다. 그의 일상은 정체성을 잃은 거미, 날개가 녹슨 새, 바닥에 버려진 돌, 갇힌 물고기 등으로 변주되는데 그것은 억압이며, 억압을 벗어던질 단서이며, 억압 너머의 세계로 가는 징검다리로 제시된다. ‘권태’를 갈아엎으려는 진지하고도 고통스러운 탐색, 김희업의 시는 아무래도 일상을 심하게 두들겨 패는 ‘폭우’인 것 같다.
최영철(시인)
어지간한 절집의 선방이나 강원에 붙는 이름이 심검당(尋劍堂)이다. 검을 찾는 집이란 의미다. 검이 불가에서 무명초(無明草)라 이르는 번뇌의 풀을 베는 데 소용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심검은 번뇌를 솎아 베어내는 길을 찾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희업의 시 거의 전편을 통하는 관조와 성찰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것은 대개 고통과 좌절의 어떤 흔적이다. 그의 고통과 좌절은 소금도서관, 성기 모양의 권총, 애물결나비, 포장된 비닐팩 안의 닭발, 어머니가 벗어논 브래지어, 구름, 이빨처럼 뽑힌 못 자국과 늦게 피는 꽃 등 시야에 잡힌 지상의 뭇 사물들에 수취인불명인 편지의 소인(燒印)처럼 어둡게 찍혀 있곤 하다. 시인의 칼은 집요하게 이 무수한 무명초들을 겨눈다. 말하자면 이 시집 자체가 데뷔 후 10년 만의 불사(佛事) 끝에 이룩한 한 채의 서늘한 심검당인 셈이다. 그의 칼이 터럭까지 불어 벤다는 취모리검(吹毛利劍)이 되고, 그의 칼춤이 핏물 한 점 없이 살점을 착착 발라낸다는 유인(遊刃)의 지경에 이르기를 바란다.
오태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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