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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지다
키탐보 소년원 축구 시합 팀을 결성하다 27번이 재능이 있군요 이 아이를 데려 가십시오 인생은 만원 버스 같아 빌리아가 유럽에 간다! 새로운 만남 나는 축구가 하고 싶다고요 아프리카에서 온 황금 발 마음을 나눈 친구들 선택과 도약 다시 보자, 챔피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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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프리카 콩고 수도 킨샤사의 소년원. 바나나 네 개를 훔친 죄로 소년원에 갇힌 빌리아는 날마다 눈물이다. 자책의 눈물, 그리고 영원히 소년원에 갇혀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눈물이다. 방장인 발루는 재미있는 얘기를 못한다고 위협하지, 소년원을 나갈 수 있는 건 순전히 운에 달렸지……. 빌리아의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소년원을 나간다고 뭐 빌리아 인생에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긴 하다. 밖을 나가도 날이면 날마다 술로 배를 채우는 아버지와 가난에 저 멀리 금광까지 내몰린 형, 그리고 어쩌면 바나나보다 더한 걸 훔치게 할지도 모르는 굶주림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빌리아는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절망 대신 희망을 품고 소년원을 나갈 날을 꿈꾼다. 어느 날 소년원의 아이들을 볼 때면 자신의 아들 셋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가엾게 여기던 한 간수의 제안으로 소년원 대 동네 아이들의 축구 시합이 열린다. 드디어 시합 날, 빌리아는 날개를 단 듯 신나게 축구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졌지만, 빌리아의 인생까지 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이 시합을 지켜본 이탈리아 기자 리카르도가 빌리아에게서 천재적인 축구 실력을 발견하고 소년원에서 빌리아를 구해 준 것이다. 빌리아는 드디어 소년원을 나오는 기쁨을 맛보고, 가족과 동네 사람들의 축복 속에 이탈리아로 떠난다. 높은 집들과 낯선 환경으로 빌리아를 놀라게 하고 친구도 한 명 없는 이탈리아에서 흑인 소년 빌리아는 어떻게 헤쳐 나갈까? 아프리카의 한 소년이 축구로 인생 역전하는 생생한 현장으로 떠나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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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졌어요
빌리아는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될까 두려웠다. ‘그래, 어떤 상황에서도 내 영혼을 좀먹게 하면 안 돼!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지.“ 빌리아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굳게 다짐했다.-29쪽 굶주림에 못 이겨 자신도 모르게 바나나 네 개를 훔친 콩고 소년 빌리아의 행복은 길지 않았다. 바나나를 먹기도 전에 소년원에 갇히게 된 것이다. 소년원을 어찌어찌 빠져나간다 해도 굶주림이 가득하고 희망이 없기는 마찬가지. 절망이 빌리아의 마음을 점차 갉아먹는 것만 같다. 하지만 빌리아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로 한다. 축구가 이렇게 재미난 거였어? “자, 뛰어!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란 말이다.” 축구 훈련 시간엔 마음이 답답하지도, 머리가 지끈거리지도 않았다. 발과 다리, 온몸이 터질 듯 차올랐다.-35쪽 소년원 아이들 또래의 아들 셋을 둔 마타타 간수의 생각으로 여기 콩고 킨샤사 소년원 안이나 밖의 아이들은 차이가 없었다. 소년원 아이들의 잘못은 된통 혼쭐 한번 당하면 되는 일에 지나지 않았는데, 옆에 경찰이 있었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마타타는 소년원 아이들을 위해 동네 아이들과의 축구 시합을 제안하고 책에서 본 축구를 하고 싶던 빌리아도 축구 선수로 참가하게 된다. 축구 시합을 위한 연습을 하면서 빌리아는 답답해 미칠 것만 같던 마음이 뻥 뚫리고 온몸이 살아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왠지 이 축구로 답답하고 암흑 같은 자신의 생활도 달라질 것만 같은 희망이 든다. 축구만 하는 게 아니었나요? 빌리아가 생각하는 축구는 좋은 발을 가진 친구들이 공을 차고 다니는 거였다. 코치의 지시를 따르고, 시간을 지키고, 음식을 가려 먹고, 규칙을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87쪽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빌리아의 축구 시합을 본 리카르도라는 기자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축구를 할 수 있는 이탈리아로 날아가게 된 것이다. 난생 처음 자신의 옷과 신발을 사고, 아버지와 동네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말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막상 이탈리아 생활은 생각과 다르다. 축구보다는 이탈리아 어, 수학, 과학 공부를 더 많이 하는 게 아닌가? 게다가 먹을 것도 맘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럴 수가! 축구 선수가 공부도 해야 한다면 다른 학생은 축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흑인 축구 선수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날이면 날마다 고향 생각에 눈물만 난다. 진정한 축구의 재미 “야, 아프리카에서 온 황금 발! 힘내라고. 너는 우리 팀의 희망이야!” 파올로의 응원을 들으며 빌리아의 발에는 더 힘이 실렸다. 필립포의 패스를 받은 빌리아는 새처럼 날아올라 멋진 헤딩슛을 날렸다. “슛!” “와, 골인이다, 골인이야. 장하다. 황금 발!” -95쪽 냉담하던 친구와 화해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서, 편지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빌리아는 진정한 축구의 묘미를 느끼게 된다. 축구 경기 자체뿐 아니라 함께 축구를 하는 동료와의 팀웍, 그리고 자신이 축구를 함으로써 고향에 부여되는 희망까지. 그것들이 가진 의미가 빌리아에게 새로운 힘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