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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라셸 코랑블리
머릿속에 세 가지 언어가 뒤섞여 있던 어린 시절, 라셸 코랑블리는 말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아이였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릴리’처럼 말이다. 싸움이 벌어졌던 학교 운동장은 라셸 코랑블리가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공간이었고, 이 작품은 그런 추억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그림 : 줄리아 워테르
줄리아 워테르는 릴리에게 일어난 일들과 비슷한 일들을 겪으며 자랐다고 한다. 선생님의 귀여움을 독차지해서 모든 친구들의 적이었던 한 남자아이가, 줄리아 워테르와 사랑에 빠졌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녔던 기억이 그것이다. 줄리아 워테르는 싸우고, 복수하고, 화해하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릴리와 친구들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역자 : 박창호
서강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10대학에서 철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철학과 미학을 가르쳤으며, 여러 차례 방송 매체를 통해 세계 전통 음악에 대한 강연을 했다. 옮긴 책으로 『안데르센 · 그림 형제 동화』, 『아프리카 · 아랍 동화』, 『태어날 아기는 어떤 색깔일까·』, 『철학 대장간』,「처음 만나는 철학」 시리즈 등이 있고, 저서로는 『세계 민속 전통음악』과 『서양의 고음악』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276g | 152*220*20mm
ISBN13
9788983945709

책 속으로

나는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한다. 힘도 아주 세다. 나를 건드리는 애들은 모두 코피가 터진다. 내가 때려눕히고, 깔아뭉개 버리면 울지 않는 애들이 없다.
나는 싸움꾼 릴리다.--- p.7

“할아버지, 공산주의가 뭔지, 꼬꼬들은 무슨 일을 했는지 설명해 줘요.”
한번은 내가 이렇게 때를 써 봤지만 할아버지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건 정치에 관한 거야. 그리고 정치란 어린 여자애에게는 너무 복잡한 거지.”
왠지 무시를 당한 것 같아서 나는 톡 쏘아붙였다.
“흥, 꼬꼬는 닭일뿐이잖아요! 그리고 설명하기에 너무 복잡하다는 말은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예요. 그건 그냥 변명이라고요. 꼬꼬 할아버지!”
그러자 할아버지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했다.
“그러면 너는 왜 늘 애들과 싸우기만 하는지 내게 설명해 주겠니?”
“싫어요!”
나는 할아버지한테 꽥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오냐, 꼬꼬한테는 설명하기 싫단 말이지? 좋다, 그러면 피장파장이다. 요 꼬마야.”
나는 꼬마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왜 싸우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pp.23~24

나는 아슬란을 쳐다보았다. 아슬란의 눈에는 왠지 슬픔이 가득 고여 있었다.
“너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아슬란이 되풀이하여 말했다.
“내가 그냥 여자애뿐이라고? 여자애는 ‘그냥 여자애’가 아니야. 여자애일뿐인 것도 아니고.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내 말에 아슬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애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 아니었어.”
독특한 억양으로 아슬란이 다시 말했다.
“여자애는 겨-얼-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야.”
아슬란의 까만 눈동자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pp.64~65

바로 그때, 나는 피켓을 높이 들고 소리쳤다.
“프랑스는 아슬란의 가족을 도와야 한다! 프랑스는 아슬란의 가족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나를 따라 외쳤다. 서로 꼭 붙어서 그렇게 한목소리로 외치니까 마치 모두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 p.92

출판사 리뷰

* 싸우면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던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면서 타인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공동체의 삶에 대해 인지하게 됩니다. 먹이사슬이 존재하는 정글처럼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합니다.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내리누르고, 약자는 자기보다 더 약한 자에게 또 다른 권력을 휘두르는 일들을 종종 볼 수 있지요. 엄마 아빠에게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던 아이들에게 사회의 이러한 모습은 커다란 두려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갈등을 현명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갑니다. 이해와 관용, 조화를 배우며 적응해 나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또 다른 아이들은 그 과정 속에서 싸움이나 반항으로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릴리처럼 말이지요.
릴리는 ‘싸움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아이입니다. 누구도 릴리에게 함부로 덤비지 못합니다. 릴리에 관한 거짓 소문을 말하고 다녀서도 안 됩니다. 그랬다간 릴리의 매운 주먹맛을 보게 될 테니까요.
릴리는 자기가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언제나 싸움을 벌이고, 누군가에게 말로 이야기하기보다 주먹을 앞세웁니다. 그래서 릴리의 주위에서는 언제나 싸움이 끊이지 않습니다. 싸움이 일어나는 곳은 학교뿐이 아닙니다. 집에도 싸움은 존재합니다. 다툼을 벌이는 부모님을 보며 릴리는, ‘나는 엄마 아빠의 대화를 듣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귀를 막을 것이다. 엄마 아빠의 이야기는, 엄마 아빠의 이야기일뿐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싸움이 왜 일어나는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귀를 막을 뿐입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릴리가 자기 여자 친구라고 떠들고 다니던 친구에게,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물어보기보다는 그 친구를 때려서 입을 다물게 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런 릴리에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아슬란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주먹보다 강한 힘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싸우는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 낯선 곳에서 온 낯선 친구로 일어나는 아이들의 변화

증기 기관차가 달릴 때 나는 칙칙폭폭 소리처럼 ㅊ 자가 두 개나 들어가는 희한한 이름을 가진 ‘체첸’이라는 나라에 대해 릴리는 알지 못했었습니다. 그런 릴리가 처음 체첸을 만난 것은 텔레비전 화면에서였습니다. 할아버지와 한가롭게 텔레비전을 보던 릴리는 얼굴을 가린 남자들이 어린아이들을 학교 운동장 구석에 모아 놓고 총을 쏘는 장면을 봅니다. 릴리와 할아버지는 ‘힘없는 양들처럼 그 잔혹한 광경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릴리는 자신이 ‘세상의 잔혹함에 대해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는 무능한 동물’ 같다고 느끼지요.
그러던 어느 날 릴리가 진짜 체첸을 만나게 되는 기회가 옵니다. 릴리네 학교에 체첸에서 온 아이 아슬란이 전학을 온 것입니다. 릴리는 처음에 아슬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말도 잘 못하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는 먼 나라에서 온 아슬란에게 친구들과 부모님, 선생님들까지 모두 호감을 갖고 칭찬을 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던 릴리가 아슬란에게 마음을 여는 계기가 찾아옵니다. 릴리가 화장실에서 남자아이들 세 명과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아슬란이 다가와 싸움을 말리고, 릴리를 도와 준 것입니다. 그 싸움 뒤에 릴리는 아슬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아슬란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체첸은 러시아 남서쪽에 있는 나라입니다. 1859년 러시아제국에 강제 합병되었던 체첸은 그 후 여러 차례 독립을 외치면서 러시아와 크고 작은 전쟁을 벌입니다. ‘체첸 사태’라 불리는 이런 전쟁을 겪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어야 했지요.
이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또한 오랜 옛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쟁을 겪어 왔습니다. 외세에 의한 침략과, 우리 민족을 갈라서게 만든 뼈아픈 전쟁까지 처참한 고통의 흔적을 갖고 있습니다.
무력으로 상대를 지배하는 것은 비단 나라와 나라 사이에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힘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우리는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체첸 소년 아슬란이 겪은 일들과, 학교에서 수많은 싸움을 벌이면서 릴리가 겪은 일들은 모두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릴리는 주먹보다 강한 힘이 있고, 싸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주먹보다 강한 힘!

릴리는 할아버지로부터 인생과 세상에 대해 배웁니다. 할아버지는 릴리가 싸움과 정치, 전쟁과 정의에 대해 이해해 나가도록 조언을 해 줍니다.
“내가 말하는 폭력이란 행동이 아닌 말을 말하는 거야. 때로는 폭력적인 말이 주먹보다 더 사람들을 아프게 만들 수 있단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폭력적인 말을 써야 할 때도 있어. 하지만 누군가를 괴롭히고 네가 이익을 얻기 위해 폭력을 써서는 안 돼.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해 써야 하는 거야.”라고 말입니다.
할아버지에게 주먹보다 강한 힘이 무엇인지 배운 릴리는 진짜 힘을 써야 할 때와, 힘을 써야 할 곳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아슬란이 프랑스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릴리와 친구들은 힘을 모읍니다. 얼마 전까지 치고받고 싸우던 말썽쟁이 아이들이 싸움 외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관철시키는 법을 배운 것입니다.
릴리와 친구들은 스스로 슬로건을 만들고 피켓을 들고 나가 세상에 외칩니다. 아슬란은 우리의 친구이고, 우리는 모두 친구이며, 프랑스는 아슬란을 도와야 한다고 말이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주먹보다 강한 진짜 힘’에 대해 스스로 깨닫고 성장해 나갑니다.

* 주제가 있는 이야기,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

『싸움꾼 릴리』는 생각할거리가 있는 책, 주제와 색깔이 분명한 책을 내고 있는 미래아이문고의 열한 번째 책입니다. 그동안 미래아이문고 ? 미래아이 저학년문고는 인종 문제, 환경 문제, 부모의 실직, 비만, 왕따, 가난, 부모의 이혼과 재혼 등 우리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꼭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따스한 감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표현해 왔습니다.
『싸움꾼 릴리』 또한 ‘싸움’과 ‘전쟁’이라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아이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겪을 수 있을 만한 소재를 차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은 선을 이용한 투박한 듯하면서도 인물의 표정이 살아 있는 인상적인 그림으로 읽는 맛을 더해 주었습니다.

리뷰/한줄평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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