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홍종의의 다른 상품
이우창의 다른 상품
|
다애의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햇다.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래. 5,6,7,8... 아직 입학식을 하려면 열달이 넘게 남았는데 그깟 가방 살 돈을 못 모을까? 엄마도 모르는 돈이잖아. 나는 꼭 가야해. 그래야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 않아. 안 가면 안 돼.’ 다애의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 다애는 책상 서랍을 열고 돼지 저금통을 꺼냈다. 칼을 든 손이 덜덜 떨려왔다. --- p. 28 다애는 가슴이 뜨끔했다. 지하 셋방에 살고, 아빠는 집을 나가고 엄마는 식당일을 한다면 새미는 벌레를 보듯 대할 게 뻔했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새미였다. ‘내 잘못이 아냐. 난 부자라고 한 적 없어.’ 다애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무엇인가가 목구멍을 자꾸 막았다. 캭 뱉어 내고 싶었다. --- p. 68 다애는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겨우 참았다. “엄마, 나도 잘하고 있잖아. 어른처럼 잘하고 있잖아. 엄마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들어. 오늘 전철에서 아빠를 봤어. 천 원짜리 부채를 팔고 있었어. 천 원짜리를 팔아 얼마나 벌까? 내 친구들은 모두 부자야. 내가 가난한 것을 알면 친구가 돼 주지도 않을 거야. 회장도 소용없어. 공부 잘 하는 것도 소용없어. 돈이 최고야.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다애는 가라앉고 갈라진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엄마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 p. 84 |
|
“난 한번도 부자라고 한 적 없어. 부자에 끼워 준 건 너희들이야.”
다애는 5학년 5반 회장이다. 공부도 잘하고 야무지다. 하지만 아무도 다애가 학교 밖에서는 어떻게 사는지 모른다. 아빠는 사업실패로 집을 나가고 엄마는 식당일을 다닌다. 지하 셋방으로 이사를 한 후 집안일은 대부분 다애가 떠맡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을 돌보는 일, 청소, 빨래 등등. 다애를 비롯한 오총사는 반에서 상위권 아이들이다. 공부도 사는 형편도 상위권인 아이들. 그 중 새미는 ‘친구란 서로 비슷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기적인 아이다. 다애는 그런 세미를 미워하면서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마음을 숨긴다. 오총사는 개교기념일 날 부모님에게 학교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서울대공원에 간다. 다애는 다훈이에게 줄 가방을 사려고 그동안 모아둔 돼지저금통을 깬다. 서울대공원에 가기 위해서는 4호선을 타야 한다. 오이도행 열차에서 다애는 천 원짜리 부채를 파는 아빠를 보고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다. 서울대공원에 간 사실이 발각된 다애는 엄마에게 크게 혼나고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위로한다. 다애는 더 이상 자신을 속이고 친구들을 속이지 않기로 한다. 그래서 친구 가영이에게 집안 사정을 이야기하며 편지를 쓴다. |
|
지금 오이도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은 마음속 희망을 꼭 붙잡으세요! 아이들의 작은 어깨에 힘을 실어 주는 홍종의 작가의 리얼리티가 안겨준 감동! - 작가는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자기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오이도행 열차』의 주인공 다애 역시 이런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캐릭터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무던히 애쓰며 야무지게 살아가는 아이, 다애. 자기보다 더 여린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친구들을 이길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가영이에게 쓴 편지를 선생님에게 돌려받으며, 자존감을 지켜가는 한 소녀에게 작가는 쉽사리 어른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다애가 삶에 지쳐 슬픔에 빠지거나 고단한 삶을 이겨내는 모습을 기대해선 안 된다. 미움과 그리움의 대상인 아빠와 가족간의 재회 역시 마찬가지다. 다애는 그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있는 힘껏 살아갈 뿐이다. 또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아이들 세계에서의 화해는 쉽지 않다. 다애 역시 새미가 처한 불행한 현실을 알게 되지만 다른 동화에서처럼 그들의 화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삶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의 삶도 힘겨울 수 있다는 것을 다애와 새미와 그리고 독자는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작가 홍종의가 동화를 쓰는 이유다.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와 열려 있는 결말로 생각의 몫을 독자에게 돌리는 것. 그래서 자기를 돌아보고 다른 이의 상처도 이해하게 되는 것 말이다. 리얼리티를 살린 아름다운 문장으로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홍종의 작가는 1998년 ‘철조망 꽃’으로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초록말 벼리’, ‘하늘매 붕’ 등이 있으며 계몽아동문학상(1998), 율목문학상(2002)을 수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