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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첫사랑 회춘 생활 전사 모기에게 배우다 하루만 더 속으로만 형의 쌀자루 연緣 어떤 촌지 저승길 냄새로 읽는 책 아시 부추 나무의 말 유언 시절들 제2부 누나 봄밤 아내가 절에 간다 밥꽃 고수 금강경 몇 줄 면목동 지나며 하찮은 날 달 때문에 나쁜 지지배들 약 한 첩 몰라 경민식당 칭찬 수풀만 무성하고 제3부 아름다운 만남 바다의 힘 사랑이 저만치 가네 한가위 혹, 혹은 오 대니 보이 자정 무렵 기억의 힘 어머니 생각 부부 허기공화국 방울토마토 따뜻한 손 삽질 내가 착해질 때 제4부 위대한 유산 겨울나무 일학년 교실 등불 가벼운 짐 동행 새벽강 살 맛 흔적 실언 너에게 곁다리들 흐르는 돌 해바라기 내 친구 왕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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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리 와버린 일이/ 한두 가지랴만/ 십오 년 넘게 살던/ 삼문동 주공아파트가 그렇다네/ 열서너 평 임대에/ 우리 네 식구 오글거리던,/ 화장실 문 앞에/ 세 끼 밥상 차려지고/ 어쩌다 쟁그랑쟁그랑 싸워도/ 자고 일어나면/ 바로 코앞에서 얼굴 맞대던,/ 이젠 쉬 돌아갈 수도 없는/ 거기, 마음의 집
_「첫사랑」 전문 고증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하루만 더〉가 도서출판 애지에서 나왔다. 2005년 두 번째 시집 출간 이후 5년 만에 나온 이 시집에는 60편의 울림 깊은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주변의 일상을 담백한 언어를 매개로 객관적으로 풍경화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시인은 더 새롭고 단단해진 눈으로 삶의 현장을 열어 보인다. 그의 문장은 마치 “첫사랑 길목을 맴도는 소소한 햇살들”처럼 애잔하고 “하루만 더!”라는 표제처럼 간절하게 와 닿는다. 도종환 시인은 표사에서 “그의 시는 기교를 부리지 않아서 담백하다. 불필요한 수사를 덜어 내고 생의 단면만을 보여주는데 그 안에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평가하고, 최영철 시인은 그러한 시작법을 “복잡하게 얽힌 세상의 무늬를 드러내는 한 방편으로 선택된 전략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의 시가 말이나 표현이 쉽고 평이하면서도 전혀 진부하지 않고 신선하게 다가온다거나, 깊은 산사에서 울려퍼지는 범종소리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 이유는 삶의 현장 속에서 체득한 언어를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는 절제와 응축의 힘이 아닐까 한다.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삶의 비의조차 연민과 해학으로 버무려내며 독자를 울고 웃게 하는 정화의 힘이야말로 그의 시의 미덕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증식 시인은 작고 여린 것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지닌 결 고운 시인이다. 이번 시집은 삶의 인연들을 지극정성으로 모셔온 그가 “하루만, 하루만 더!” 다시한번 뜨겁게 붙잡는 사랑 같다. 시집 〈하루만 더〉를 “자신의 삶의 내력과 순한 이웃들과 나지막한 하루하루들을 공순하게 잘 받들고 있는” 시집이라고 평가한 김사인 시인의 말이 이 시집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