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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Yamada,やまだ えいみ,山田 詠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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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히데미는 아버지 없이 엄마와 할아버지와 산다. 이른바 결손가정의 자녀다. 하지만 히데미는 아버지가 없어도 불편하거나 부끄럽지 않다. 엄마와 할아버지는 무슨 놀이라도 하듯 재밌게 히데미를 키워왔다. 바깥세상과의 불화는 엄마나 할아버지의 가벼운 우스갯소리 한마디에 날아가버린다. 이 든든하고도 다소 엉뚱한 울타리 속에서 히데미는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어른들로부터, 학교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사회와 어른들의 허위의식을 꿰뚫어볼 줄 아는 예리하고 솔직한 아이로 자랐다.
열일곱의 히데미에게는 공부를 잘한다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그저 멋있는 남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건강하고 솔직한 히데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잘생기고 멋지고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남자다. 현학적인 말을 동원해서 그럴듯하게 글을 쓰고 폼을 잡아도 여자에게 인기 없는 남자는 시시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친구의 조롱에도 꿋꿋하며, 삐딱해도 자기만의 세계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친구들과 어울린다. 열일곱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바에서 일하는 연상의 애인의 침대에도 들락거리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늘 진지하다.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어버린 친구, 서서히 사회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환경운동가가 되겠다고 외치는 친구, 물장사를 해야겠다며 눈만 뜨면 미모를 가꾸는 여자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히데미는 자신의 미래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때 비로소 ‘공부’라는 것을 해야겠다고 자각한다. 이 ‘공부’는 학교가 요구하는 공부와는 다른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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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일곱 살. 공부는 못하지만, 세상에 그것보다 멋지고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해"
매력 있고 강단 있는 열혈 고교생 도키다 히데미 이야기
“2sweet 2be=forgotten”, 잊기에는 너무 달콤한 젊은 날에 바치는 아포리즘 『나는 공부를 못해』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에 비견되는 여성 작가 야마다 에이미의 대표작으로, 문학잡지 《신초》와 《분게이》에 발표한 연작 단편소설 7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약 100만 부가 판매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주인공 히데미는 공부는 못하지만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는 고교생. 자신의 가치관과 기호를 잘 알고 있으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줏대 있게 살아간다. 어쩐지 남들과 다른, 이 매력 있고 강단 있는 열혈 고교생 도키다 히데미와 그를 중심으로 톡톡 튀는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내용이다. 야마다 에이미는 『나는 공부를 못해』의 주인공 도키다 히데미라는 인물을 자신이 쓴 작품 중에서 특별히 마음에 드는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나는 동시대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시대의 한복판에 위치한 사람은 그 시대를 읽어내기가 힘들다”면서 이 책을 어른들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작가 후기에서 밝힌 바 있다. “나는 열일곱 살. 미리 말해두는데, 난 공부를 못해. 하지만 세상에는 그것보다 멋지고 중요한 일이 많다고 생각해.” 몸도 마음도 건강한 히데미. 자의식 강하고 섬세한 내면을 지닌, 공부에는 영 흥미를 못 느끼지만 삶의 다양한 단면들을 생기 있는 시선으로 볼 줄 아는 낙천적인 인물이다. 히데미가 보여주는 상식을 깨부수는 돌발적인 행동은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하고 신선하다. 그는 대놓고 나는 공부를 못한다, 글씨를 못 쓴다고 당당하게 소리친다. 학생을 차별하는 선생에게는 고개를 꼿꼿하게 쳐들고 대든다. 히데미의 논리적인 반박에는 선생도 할말을 잃고 얼굴만 붉힌다. 친구 같은 선생과는 술집에도 함께 가고, 연상의 애인과 속 깊은 사랑을 나누고, 모든 남학생이 흠모하는 여학생에게 프러포즈 받아도 예쁘기만 한 가식적이 모습이 싫어 단박에 딱지를 놓는다. 순수하고 예민하지만, 거침없고 솔직한 히데미는 바로 우리가 닮고 싶은 자유롭고 근사한 상징적인 캐릭터다. 소설을 읽다보면 그를 통해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자기만의 색깔을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살아가는, 바로 그런 인생을 그려보게 되는 것이다. “요즘 나의 눈에는 여러 가지 것들이 겉과 속이 다르게 비친다. 의심이 깊어지는 계절이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그런 나를 비꼬기 좋아하는 놈이라고 한다.” 일본 소설에는 기존의 가족 관념이나 기성세대의 가치에 대한 반항의 어조가 자주 등장한다. 입시의 압박감, 관료사회의 숨막히는 폐쇄적 분위기가 젊은 세대들을 해방의 출구를 찾아 헤매게 한다. 그들은 집단 속의 흐릿한 개인의 자리에 더이상 만족하지 않는다. 바로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이 돋보인다. 아이들은 철없는 반항이 아니라 그들만의 삶의 논리로 어른들의 스노비즘을 꼬집는다. 허위의식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솔직하고 힘차게 살아간다. 멋대로인 듯하지만 모두 제각각의 철학이 있다. 혹자들은 가볍거나 혹은 자기 안의 세상만을 중시하는 사소설적인 일본 문학을 “인간의 퇴행”이라 일축하기도 하지만, 인물들의 사고에는 개똥철학이든 소똥철학이든 우리를 시원하게 만족시켜주는 통렬함이 있다. 히데미의 가족은 여러 면에서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다. 아버지의 부재, 아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섹스 이야기를 하는 엄마, 그런 모자를 방관하며 예쁜 할머니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외할아버지. 히데미가 좋아하는 사쿠라이 선생도 전형적인 교사의 모습에서 한참 동떨어진다. 제자와 라면을 먹으며 정력 운운한다. 그들은 모두 세상의 편견이나 벽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하고 인생을 즐긴다. 그리고 비틀림 없이 오롯이 개인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응시한다. 역동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한 이 책에는 지독하게 매력적인 인물, 때로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로 구태의연하고 뻔뻔한 인물들이 살아 움직인다. 이 소설은 작가가 인간 내면에 도사린 욕망이나 인간관계의 감정 교류 또는 삶에 대한 가치판단과 미의식에 대해 얼마나 예민한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세상사에 의심을 품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질타한다. 그 똑부러지는 세련된 아포리즘, “에이미 세즈Eimi Says”를 만나는 것도 이 소설의 큰 즐거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