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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리트리버 다시 칠드런 인 |
Kotaro Isaka,いさか こうたろう,伊坂 幸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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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와 맹인견의 별난 일상, 기적 같은 이야기
우아한 감성과 지적 구성으로 절찬을 받은 소설 『집오리와 오리의 코인로커』로 2004 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을 수상한 이사카 코타로의 최신작 『칠드런』은 네 남자와 맹인안내견이 엮어내는 황당하고도 유머 가득한 다섯 단편을 묶은 연작소설집이다.
늘 남에게 폐만 끼치던 악동에 풋내기이던 열아홉 살의 젊은이가 영웅이 되어가는 10여 년의 시간을 담은 성장드라마인 『칠드런』은 모든 단편이 서로 어느 부분에서 교차되고 그로 인해 갖게 된 의문이 서로 지그재그 엇갈리며 풀리는 독특한 구성인 데다가, 아무도 몰랐지만 처음부터 영웅이었던 주인공을 둘러싼 여러 에피소드를 각기 다른 이의 시각에서 서술, 각도에 따라 캐릭터를 다시 보게 되는 흥미로운 서술 구조가 돋보인다. 이미 자라버린 아이들. 어른이 되고 싶지도 않고, 갈 곳도 없고, 감정만 격해지고, 부조리한 세상이 역겹기만 한 그런 소년 시절에는 기적 하나쯤 만들어 보여주는 멋진 어른이 필요하지 않을까? 현실에 그런 어른이 있을까? 작가는 말한다. “아이는 영어로 차일드지만, 복수가 되면 차일즈가 아니라 칠드런이다. 아이들은 모두 남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제일 싫어하며 누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이길 바란다.” 그래서 작가는 이 소설 속에서 아이들이 바라는 그런 파격적이고 근사한 히어로를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안되는 놈은 아무리 해도 안된다고, 당신들은 그렇게 말했지. 절대로 갱생시킬 수 없다고. 지구의 자전이 멈추는 일은 있어도, 암 특효약이 발명되는 일은 있어도, 스티븐 시걸이 악당에게 지는 일은 있어도, 비행소년이 갱생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지. 그것을 우리가 하는 거야. 우리는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야.”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원래 어른이 폼 나면 아이들도 폼이 나게 돼 있어.” 아이들의 영웅 진나이는 가정법원에서 소년사건을 담당하는 조사관이다. 무책임하고 상냥하지도 않고 엉뚱하고 고집만 세다. 그러나 씩씩하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그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을 물들인다. 터무니없는 언변을 늘어놓다가도 얼렁뚱땅 자신이 내뱉은 말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이중인격자 같지만, 진정 속으로는 늘 “진실과 정직”으로 “정당한 세상”을 만들어나가길 꿈꾸는 휴머니스트다. 터무니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진나이. 주위의 사람은 항상 그에게 휘말려 뜻밖의 사건에 말려들지만, 동시에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무언가를 목도하게 된다. 그 순간, 유아독존에 제멋대로인 진나이가 벌이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정당하고, 진실하고, 시원한 것이 되어버린다. 근거 없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어도 밉지 않은,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 마음 듬직한 진정한 영웅의 모습인 것이다. 마이너스 이온을 방출하는 개운한 소설 불가사의한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진나이,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던 맹인 나가세, 그 나가세에게 동정 아닌 완벽한 사랑을 느끼는 유코와 나가세 곁을 떠나지 않는 맹인견 베스, 제멋대로인 진나이를 ‘싫으니까 가장 먼저 먹어 치워버리게 되는 식빵의 귀’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단짝 가모이와 순진남 무토. 그들이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들이다. 그 중에서도 시력 장애를 가진 나가세와 맹인견 베스의 캐릭터가 우화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맹인 나가세가 가진 독특한 감각과 섬세한 인식세계는 이 소설의 정경이나 등장인물들을 보다 리얼한 것으로 만들어주고 있는데, 그는 매우 침착하게 상황을 이해하고, 사건을 해결하도록 유도해주는 믿음직스러운 인물로 그려진다. 젠체하는 인간과 독선을 세상에서 가장 경멸하는 진나이는 각 편에서 모두 조연으로 나온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엔 그가 진정한 주인공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는 엉뚱하리만치 순수해서,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이런 식이다. 맹인 친구 나가세가 길거리에서 처음 보는 아줌마에게 5천 엔을 받는다. 필요 없는 동정이지만, 그런 동정을 받는 친구의 처지를 안타까워하기는커녕, 왜 자기한테는 돈을 주지 않는 거냐, 왜 너만 특별대우를 받냐며 소리를 지른다. 진나이는 이렇게 이치에 맞지 않는 이치, 상식에 맞지 않는 자기만의 상식으로 상대를 설복시킨다. 그 엉뚱한 고집쟁이가 언제나 인간(아이)을 결사적으로 격려하고 고무시킨다. 그의 순수함, 근사함, 당참. 그것이 읽는 이의 가슴을 끝없이 따뜻하게 데워준다. 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평범한 하루하루가 전부 특별한 날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담백한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