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오다기리 다카시의 변명 알리오 올리오 역자 후기 |
Akiko Itoyama,いとやま あきこ,絲山 秋子
권남희의 다른 상품
|
미묘한 밸런스와 거리를 가진 남녀의 관계
주인공은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오다기리를 12년 동안 가슴에 품지만, 손 한 번 잡지 못한다. “애인 미만 가족 이상”의 이상한 관계. 그는 여자에게 아무런 기대를 갖지 않게 하는 것을 신조로 행동하지만, 실제 자신은 여자에게 응석을 부린다. 그를 좋아하는 여자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그가 괴롭지 않을 만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려고 노력한다. 결혼은 안 할 거지만 장례는 해달라는 뻔뻔한 남자. 그는 정형화된 관계에서 오는 억압을 싫어한다. 그리고 그 억압을 피해 막다른 골목에서 웅크린 고양이처럼 눈가에 한 가닥 주름을 잡고 살아간다. 그런 그를 사랑하는 그녀는 그를 더이상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옆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 번째 단편 「알리오 올리오」는 청소 공장에서 근무하는 삼십대 후반의 천문학 마니아인 독신 남성이, 자신과는 완전히 반대인 형의 딸(조카)과 왔다 갔다 하는 데 3일이 걸리는 아날로그의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되어가는 따뜻한 이야기다. 고독한 남자의 일상도 별과 함께라면, 우주와 함께라면, 자신을 이해해주는 존재와 함께라면 아름답다, 따뜻하다, 편안하다. 우주에 가득한 별, 그 별자리와 무한한 공간에 대해 조카에게 설명하는 남자의 모습은 고요하고, 경건해 보이기까지 한다. 세 단편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는 바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묘한 거리의 친밀함이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와 「오다기리 다카시의 변명」에서는 단순한 친구는 아니지만 연인이라고 할 수 없는 남녀의 12년, 18년에 걸친 교류가 축이 되고 있고, 성차는 있지만 성교는 없는 긴장감이 안타까운 공기를 형성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알리오 올리오」의 삼촌과 조카 사이에 흐르는 감정 또한 연애감정은 아니다. 하지만 육친이라기엔 조금 떨어진 관계이고, 완전한 타인이라고 할 만큼은 멀지 않은 그런 미묘한 거리의 친밀함이 떠돈다. 세상을 향한 비스듬한 시선에, 유머와 재치가 돋보이는 이 색다른 세 편의 단편들은 “문학은 실학”이라는 시인 아라카와 요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생생하게 빛나는 인간의 감정들을 잘 농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