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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몽당깨비 깨어나다
2. 버들이를 사랑한 죄 3. 생각하는 인형 4. 버들이가 아닌 아름이 5. 으악! 도깨비 살려 6. 춤추는 파란 불 7. 은행나무를 찾아서 8. 은행나무야, 기운을 내 9. 기와집은 사라지고 10. 도시에 온 선물 11. 대왕을 꿈꾸며 |
黃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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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도서정보팀
인간을 사랑한 죄로 도깨비 나라에서 벌을 받아 살던 몽당깨비가 천년이 되기도 전에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거와 현재의 세상을 교류하면서 전개되는 긴장감과 다른 한편으론 인간의 악한 면과 선한 면을 몽당깨비를 통해 알게 해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착한 도깨비 몽당깨비를 이 책 속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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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타임 머신이 있어서 과거로 여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꼭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이 있어요. 내가 아홉 살 때 즐겨 찾았던 언덕이랍니다. 거기에는 아주 커다란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지요. 내 또래의 아이들은 누구나 그 언덕과 살구나무를 좋아했어요. 숨바꼭질 하기도 좋았고, 눈이 오면 썰매를 타기도 그만이었으니까요. 게다가 공짜로 살구를 얻어먹을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밤에 몹시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나는 잠을 설치곤 했어요. 누구보다 먼저 언덕으로 가서 떨어진 살구를 줍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거지요.
새콤달콤. 살구에 대한 내 기억이랍니다. 지금은 전처럼 살구룰 즐겨 먹지 않아요. 이상하게도 그 때와 같은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먹는 걸 꺼리고 있어요. 간사한 입맛 때문에 소중한 기억마저 잃을 수는 없잖아요? 아마도 그 살구나무만이 그런 맛을 냈으리라고 믿어요. 그 맛은, 마을에 커다란 꽃등을 켜 놓은 듯한 아름다운 모습과 비바람에도 까딱없는 당당함에서 나온 것이었을 거예요. 특별한 나무였지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어떤 것이 항상 특별하게 느껴진다면 한번 생각해 볼 일이에요. 바로 그것과 나만의 정이 통했다는 거니까. 살구나무가 보여 주고 싶어하는 참모습을 내가 알아보았다고 할까요. 나는 그 참모습을 나무의 영혼이라고 생각했으며, 작품을 쓸 때 도깨비로 표현했습니다. 작품 속에 살구나무 대신 은행나무를 등장시킨 것은 은행나무의 수명이 더 길기 때문이지요. 도깨비는 사람을 해치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을 염려하고, 사람에게 두려움을 가르치려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옛날 이야기 속에는 도깨비가 많이 등장합니다. 착한 사람은 도와주고, 나쁜 사람은 혼내 주거나, 혼을 쏙 빼놓기도 하고, 짓궂게 장난도 걸지요. 옛 어른들이 자연을 두려워하고, 사람이 다칠까 봐 염려하는 마음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던 게 아닐까요? 우리는 때때로 착각을 해요. 우리가 나무나 땅을, 혹은 풀이나 곤충을 보살펴야 한다고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우리를 보살피고, 봐 주는 건 오히려 그들이랍니다. 나무, 땅, 풀이나 곤충은 늘 우리를 용서하고 먹여 살린답니다. 그러니 그들을 그냥 둬야 할 거예요. 오늘, 나무나 풀의 영혼이 도깨비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도 몰라요.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모르고 있을 때 나타나서 간담이 서늘해지게 만들 테지요. 살구나무가 있던 곳을 찾아간 적이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는 언덕도, 살구나무도 없었어요. 아파트와 도로가 있을 뿐이었어요. 그걸 보고 있자니 좋은 기억마저 사라질 것 같더라고요. 그리워도 찾아갈 곳이 없다는 건 우울한 일이잖아요.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던 살구나무가 잊혀질까 봐 그 해 봄 마당 한쪽에 묘목 한 그루를 심었답니다. 그 살구나무가 이제 열한 살이 되었지요. 밑둥치가 한아름 굵어지고 살구나무의 참모습을 드러내자면 꽤나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래도 지켜봐야겠지요. 1999년 여름 황선미 --- 머리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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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도깨비가 지금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이 이야기는 천수동이라는 도심의 한 번화가에 있는 오래된 기와집에서 시작된다. 이 곳에는 사람의 정이 깃든 몽당빗자루가 변해서 된 몽당깨비가 있다. 몽당깨비는 메밀묵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도깨비이다.
몽당깨비가 도심 한복판에 나타난 사연은 이렇다.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는 몽당깨비는 삼백년 전 버들이라는 여인을 사랑한 나머지 기와집을 지어주고, 이 곳에 도깨비 샘을 끌어들인다. 버들이는 계속 욕심을 부려 결국 도깨비 터를 다 빼앗아 버린다. 대왕 도깨비는 사람의 꾐에 넘어가 도깨비들을 이 세상에서 살지 못하게 한 몽당깨비를 은행나무 뿌리에 천 년 동안 가두어 두고, 버들이는 집안 대대로 가슴 병을 앓는 죄값을 치르게 한다. 몽당깨비는 천 년 동안 자기 죄를 뉘우쳐야 훌륭한 도깨비로 거듭날 수 있고, 버들이네 집안에서는 후손 중에 죽어가는 생명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자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기와집 터에 있던 은행나무가 강변 공원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몽당깨비는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 되고, 메밀묵을 파는 보름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보름이는 뜻하지 않게 교통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가고, 아침이면 몽당빗자루로 변하는 몽당깨비는 쓰레기 청소차에 실려 쓰레기 소각장에 이르게 된다. 그 곳에서 말하고 생각할 줄 아는 인형 미미와 친구가 되고, 변해 버린 세상에 대해 알게 된다. 몽당깨비는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버려진 미미를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하지만, 이미 망가지고 더러워진 미미는 주인에게 또 한 번 버림받는다. 또한 버들이가 살았던 기와집을 찾아가 그 곳에서 버들이를 꼭 닮은 소녀 아름이를 만나게 되고, 버들이의 후손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천 년을 은행 나무 뿌리 아래에서 죄를 뉘우쳐야 하는 몽당깨비가 빠져 나간 은행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그러면 몽당깨비도 사라지고, 아름이는 계속 가슴 병을 앓다 일찍 죽게 될 것이다. 아름이는 몽당깨비와 몽당깨비의 친구인 묘지를 지키는 도깨비불 파랑이의 도움으로 죽어가는 은행나무를 살려내고, 은행나무는 기와집으로 다시 옮겨진다. 몽당깨비와 아름이가 서로 얽히고 설킨 과거와 현재의 인연을 이어 나가는 과정이 마치 한 편의 만화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고, 탄탄한 구성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의 성격을 오늘날의 현실에 잘 접목시켜 끊겨버린 우리만의 독특한 판타지 동화의 세계를 훌륭하게 복원시키고 있다. 친근하고도 사랑스러운 새로운 도깨비 캐릭터를 만들어낸 김성민씨의 꼼꼼한 그림 또한 이 책의 돋보이는 요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