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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는 일 11
나비 고백 13 돌에게 14 거위 16 나의 옷 18 이름 모를 꽃들의 시간 20 늙은 코미디언 22 무덤 시위 23 꿩 24 살아 있는 것은 25 지붕 위의 흰옷 26 나의 도서관 28 낙타 구두 30 우는 소년 31 사진 없는 아이 32 노숙자 34 링 35 어디를 흔들어야 푸른 음악일까 36 봄 회의 38 검은 그릇 39 빈둥빈둥 40 오빠의 마술 42 나는 거미줄을 쓰네 43 작가의 사랑 45 우드사이드 스토리 48 구르는 돌멩이처럼 50 빌리지의 작가 52 쓸쓸한 유머 54 장물 56 모래언덕이라는 이름의 모텔 57 줄광대 58 샹그릴라 가는 길 60 상투 상투 62 비행기에서 우산 쓰기 64 메가폰을 든 시인 66 문신이 있는 연인 68 벵갈의 밤 70 정전 도시 72 페로비아의 사내 74 그가 나의 연인은 아니었지만 75 공항의 요로나 78 과일들의 증언 80 아름다운 직업 82 베네치아 카페 84 사랑의 탐사 86 소금과 설탕 88 차도르 쓴 아침 90 독재자 92 졸혼(卒婚) 94 무명 가수 96 선물 상자 98 옥수수 패밀리 100 저녁 메뉴 102 젖은 옷들의 축제 104 왕의 역할을 잘하는 배우 106 자백 107 애인 108 낚싯줄 110 공항 가는 길 112 딸아 114 곡시(哭詩) 116 내가 가장 예뻤을 때 120 그러던 어느 날 122 작품 해설-박혜진 123 도래한 페허 |
문정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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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 사이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어두운 맨땅을 보았다 그것이 고독이라든가 슬픔이라든가 그런 미흡한 말로 표현되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 맨땅에다 시 같은 것을 쓰기 시작했다 늙은 코미디언처럼 거꾸로 뒤집혀 버둥거리는 풍뎅이처럼 ---「늙은 코미디언」중에서 남미와 아프리카와 유럽과 동아시아 작가가 한방에 모여 사랑을 이야기하자고 한 밤 내가 불쑥 말했어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누구나 입고 있지만 나 팬티 입었다고 소리치지 않아 먼저 팬티를 벗어야 해 우리는 팬티를 벗었어 하지만 나는 끝내 벗지 못한 것 같아 눈만 뜨면 팬티를 들고 흔드는 거리에서 자란 나는 하나를 벗었지만, 그 안에 센티멘털 팬티를 또 겹겹이 입고 있었지 사랑은 참 어려워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작가의 사랑」중에서 한국 여성 최초의 소설가, 처음으로 시집을 낸 여성 시인, 평론가, 기자, 5개 국어를 구사한 번역가는 일본 뒷골목에서 매를 맞으며 땅콩과 치약을 팔아 연명하다 해방된 조국을 멀리 두고 정신병원에서 홀로 죽었다. 소설 25편, 시 111편, 수필 20편, 희곡, 평론 170여 편에 보들레르, 에드거 앨런 포를 처음 이 땅에 번역 소개한 그녀는 처참히 발가벗겨진 몸으로 매장되었다. 꿈 많고 재능 많은 그녀의 육체는 성폭행으로 그녀의 작품은 편견과 모욕의 스캔들로 유폐되었다. 이제, 이 땅이 모진 식민지를 벗어난 지도 70여 년 아직도 여자라는 식민지에는 비명과 피눈물 멈추지 않는다. 조선아, 이 사나운 곳아, 이담에 나 같은 사람이 나더라도 할 수만 있는 데로 또 학대해 보아라. 피로 절규한 그녀의 유언은 오늘도 뉴스에서 튀어나온다. 탄실 김명순! 그녀 떠난 지 얼마인가. 이 땅아! 짐승의 폭력, 미개한 편견과 관습 여전한 이 부끄럽고 사나운 땅아! ---「곡시(哭詩)-탄실 김명순을 위한 진혼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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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여섯 명의 여성 작가가 무릎을 맞대고 모여 있다. 이제 막 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폴란드 시인이 말한다. 사랑 이야기보다 아우슈비츠의 기억이 우선이라고. 그전에 사랑을 말하는 자는 작가가 아니라고. 순간 침묵을 깨고 문정희는 말한다. “애국심은 팬티와 같아. 누구나 입고 있지만 나 팬티 입었다고 소리치지 않아.” 『작가의 사랑』에서 문정희의 동선은 국경이 무의미하다. 그는 세계의 시인과 시민을 자유롭게 만난다. 그 만남의 노래가 코즈모폴리턴의 얄팍한 포즈나, 무심결에 드러내는 제1세계 지향이라면 결코 시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문정희의 여행은 시가 된다. 할머니의 꽃상여 지나가고 젊을 적 어머니가 참척의 비극을 겪은 남도에서 자유가 쉬워 보였던 뉴욕과 메가폰을 들고 시를 읊었던 아르헨티나의 재래시장까지. 발 딛는 곳 어디에서나 시인은 쓸쓸한 애국심을 몸 한쪽에 놓아 둔 채로 시와 여성 그리고 생명을 노래한다. 이러한 문정희의 시적 여정은 곡시의 발걸음과 다름 아니다. 딸아, 우리가 가장 예뻤을 때 문정희가 『작가의 사랑』에서 크게 사랑하여 주로 호명하는 것은 여성들의 이름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쿠르상에서 탈락하자 스스로가 페미나상을 제정한 안나 드와이유, 독재자 앞에서 차도르를 찢어 버린 오리아나 팔라치, 해방 공간에서 간첩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처형당했던 김수임, 문학의 이름으로 인격을 살해당한 작가 김명순, 문정희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숱한 여성들……. “조선아, 이 사나운 곳아, 이담에 나 같은 사람이 나더라도 (……) 또 학대해 보아라.”라고 했던 김명순의 절규가 아직까지도 유효함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말대로, 부당한 이름으로 이름을 빼앗긴 여성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시집은 차별과 저항의 비망록이자 여성의 울음을 곡조 삼는 레퀴엠이며 여성의 노래를 상기하는 생명의 복원집이다. 문정희는 시인으로서 시와의 합일된 삶을 꿈꾼다. 그리고 그는 시인이자 여성으로서, 작가이자 어른으로서 지금, 여기, 이 시대, 이 땅에 필요한 시집을 내어놓았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며, 다름 아닌 작가의 사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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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는 독창적인 표현과 원시적이고 폭발적인 힘으로 생명의 신성성과 여성과 남성, 자연의 순결성을 노래한 시의 기수이다. - 스웨덴 시카다상 선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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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의 매력은 강렬한 아름다움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시가 프랑스 교과서에 실리길 강력하게 바란다. - 부뤼노 두세 (시인,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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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반대했던 트로이아 여성들이 영웅의 허상을 까발리는 정의의 주체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는 지금 문정희를 읽으며 인류사의 가장 은밀하고 오래된 폭력의 실체가 폭로되는 현장에 동참한다. 문정희의 곡시는 여성들의 굴절된 역사에 바치는 유일무이의 레퀴엠이다. - 박혜진 (문학평론가, 작품 해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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