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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열하다
2. 녹이다 3. 치다 4. 파쇄하다 5. 심판하다 |
Shichiri Nakayama,なかやま しちり,中山 七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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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와키는 쪽지가 든 비닐봉지를 손가락으로 탁 튕겼다.
“와타세 경부님, 사이타마현경에 이것과 동일한 물건이 네 장이나 보관돼 있다고 하셨잖습니까. 당장 도움이 되는 정보는 이거겠군요.” 와타세가 다테와키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이 기분 나쁜 쪽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편이 좋을 겁니다.” “왜죠?” “한노시 사건에서는 성씨가 ‘아’에서 ‘에’까지의 남녀가 희생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아’행은 완결됐습니다.” “마지막 범행이다?” “반대죠. 범행은 다른 행으로 이행한다.” 다테와키는 허를 찔린 듯 입을 반쯤 벌렸다. “‘아가사다나’의 순서대로 범행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50음순 살인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성씨가 ‘가’로 시작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불안해질 겁니다.” 고테가와는 한노 시민들의 반응을 떠올렸다. 그때는 희생자가 한노 시민으로 한정돼 있기도 해서 살인이 일어날 때마다 해당 성씨의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골치 아픈 것은 여기가 한노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건…… 무슨 뜻입니까?” “전에는 사건이 한노시에 한정됐기 때문에 한노 시민의 불안은 크더라도, 다른 지역 사람들은 느긋하게 방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같은 ‘아’행이면서 특정 지역에서 벗어났어요. 공포의 정도가 적어지는 만큼 오히려 범위는 확대된 겁니다.” --- p.19~20 “흉악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심신상실자가 해당되는 의료관찰법을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나오지. 하지만 완전히 뜯어고치긴 어려워. 너무 민감한 문제거든. 입법부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머리 좋은 놈들은 계속 한 단계 앞을 내다봐. 설마 잊은 것은 아니지? 도마 가쓰오는 전에 카너증후군 진단을 받았어. 만약 오마에자키 살해 혐의로 체포되더라도 불기소 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커.” 설명을 듣는 동안에 배속이 싸늘해졌다. “그래. 이 녀석은 자칫 개구리 남자를 재현할지도 몰라. 우리는 절대 벌할 수 없는 인간을 쫓고 있는지도…….” --- p.42 “전염병 같은 거야. 누군가 전염병에 걸려봐. 언론에 보도는 됐는데,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치료 방법도 모르면 일단 외출을 자제하게 돼. 공포는 점점 확산되지만 그렇다고 줄지도 않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됐다. 여기에는 성별이나 자산의 많고 적음, 아름다움과 추함, 평소의 행실, 사는 곳, 신체적 특징,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별도 없다. 단지 이름만으로 자신이 희생자 리스트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면 모든 사람이 부조리에 당황하고 불합리에 분노하며 구원이 없다는 사실에 전율한다. --- p.119 “신출귀몰하는 묻지마 살인범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보통은 큰길에서 칼을 휘두르는 멍청한 놈이 있으면 모두 도망쳐. 상대가 보이니까. 그런데 흉악범이 보이지 않으면 어떨 것 같아? 어둠 속에서 칼을 든 정신이상자가 소리도 없이 살며시 다가오는 거야. 다 큰 어른이라고 해도 냉정을 잃고 허둥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 안 들어? 개구리 남자의 본심은 어떻든 간에 50음순에 따라 표적이 된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공포는 배가 돼. 해당되는 시민들이 모두 공황 상태에 빠진다고는 생각 안 해. 그런데 1퍼센트의 시민이라도 냉정을 잃으면 순식간에 사회는 불안감에 휩싸여.” ---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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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라는 놈은 미지와 무방비에서 나와.
무엇이 습격해오는지 정체를 몰라서 무서운 거야.” 잔혹하게 훼손된 시체에서 꿈틀거리는 무엇, 그것은 마치 아이가 장난감 대신 시체를 가지고 논 듯한 이질감이었다. 유아성에 기인하는 순수한 잔인함은 보통의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잔혹한 살해 방법과 유아가 쓴 듯한 투박한 범행성명서, 아무 이유도 없이 단지 이름만으로 벌어지는 무자비한 연쇄 살인.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은 어느새 극심한 공포에 휩싸여가고, 범인에게 ‘개구리 남자’라는 이름까지 붙여주기에 이른다. 이렇게 한노시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개구리 남자 50음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열 달이 지나고, 도시에 평화가 찾아올 즈음 정신과 의사인 오마에자키 교수의 집이 폭파되고 그 안에서 산산조각 난 시체가 발견된다. 소름 돋는 범행성명서와 함께……. 오늘은 폭죽을 사왔다.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뭐든지 산산조각 낸다. 굉장하다. 그래서 개구리 안에 넣어서 불을 붙여봤다. 개구리는 불꽃놀이처럼 폭발했다. 옷에 개구리 눈깔이 붙었다. 갑작스러운 개구리 남자의 등장에 수사 협력을 요청받은 사이타마현경의 와타세와 고테가와는 즉시 연쇄 살인마의 행방을 좇는다. 이후에도 황산 탱크 안에서 온몸이 용해된 시체, 달리는 전차 앞으로 고꾸라진 시체 등 ‘개구리 남자’의 엽기적 행각은 계속되는데……. 범행성명서 외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살인을 이어가는 범인으로 인해 도시와 시민은 또다시 혼란에 휩싸인다. 완벽한 모방범인가, 아니면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인가. 폭발, 용해, 역단, 파쇄 그리고 심판. 다시 시작된 악몽 끝에 그들이 마주할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마지막 한 줄까지 절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담한 반전, 더욱 강력해진 “개구리 남자”가 선보이는 전율의 사이코 미스터리!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의 묘미는 휘몰아치는 대담한 전개와 ‘대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대표작답게 복선을 기가 막히게 회수하는 충격적인 반전 공세, 그리고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향한 여러 형태의 물음에 있다. 특히 일본 문단에서는 뼈 있는 주제를 곳곳에 장치해둔 웰메이드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호평을 받았는데, ‘심신상실자의 법적 책임 능력’을 묻는 동시에 심신상실자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유족의 삶, 삐뚤어진 부모의 사랑이 양산하는 비극, 비정규직과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 등 여러 묵직한 테마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심판받지 않는 죄인’의 행방을 함께 쫓아가면서 잔혹한 살해 방법에 전율하고, 법률에 의거해 범인을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유족과 함께 기꺼이 울며, 기막힌 반전에 뛸 듯이 놀랄 재미를 안겨주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은 마지막에 가서 책장을 덮은 후엔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가만히 곱씹어볼 사색의 시간을 제공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