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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빛살/ 둥근 진동/ 갈대의 순정/ 이런 소요/ 봇도랑이 긴 까닭/ 귀로/ 염주마을 趙씨 집안의 농사/ 본분에 대하여/ 수월水月/ 보름/ 윤슬/ 섬광/ 곰솔/ 장마/ 시원 제2부 백야/ 하얀 준동/ 자벌레/ 생가/ 부삭에 관한 기억/ 비설거지/ 조응/ 희안한 떨림/ 천리향/ 귀띔/ 경칩 부근/ 미몽/ 겨울 숲 제3부 꾀/ 웃음부의賻儀/ 고자질/ 상사몽/ 문광주 씨, 이윽고 득남하겠다/ 옆/ 꽃살문 고운 내소사 대웅전에 와서/ 왜가리/ 대면식/ 할미의 육탈/ 까치살무사/ 천묘/ 상수리나무藏 제4부 본가/ 어버이의 잠/ 등뼈/ 아내의 잠/ 거룩한 적대/ 눈길/ 밥을 빌다/ 부도不渡/ 전직/ 어떤 일성/ 궁극/ 별똥/ 먹이/ 은연중에 하나마나한 생각/ 산토끼/ 빚/ 흉터 제5부 싸락눈/ 압살/ 조선대정문 앞 사회과학 서점을 할 때/ 꿀밤/ 고약한 사이/ 벌충/ 알량한 본색/ 홍매화盆어떤 문상/ 횡액/ 창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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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골 같다
망울진 매화나무가 불 켤 채비를 다 한 모양이다 대 그늘진 뒤란이라 화안히 켜지기도 하겠다 내 안에 들어와서 마냥 응달이었던 당신 살면서, 너무 시리고 시리던 불찰만 저질러서 솔직히 다는 말하지 못하였는데 용케 몇 계절 순배 돌듯 돌아와서는 연방 심장 크게 뛰는 아 그런 애틋한 것 며칠 성냥불 켜듯 꽃등 밝혀 오롯해 한 것이니 감사나운 꽃샘 인다 하여도 외려 후더워나겠다 ---「화안한 떨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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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둥근 진동』(도서출판 애지)은 능청과 해학의 언어로 우리 삶의 굴레와 상처를 풀어놓는 시선이 융숭 깊다. 박수연 평론가는 “첫 시집 『슬그머니』가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헌사”였다면 “때로는 아련한 기억의 존재들이 내뿜는 순결에 사로잡히고, 때로는 퇴색하는 존재들의 어떤 능청에 바쳐지는 그의 시들은 이번 시집에서는 스스로의 목소리들에 실려 좀 더 자유로워진 듯” 보인다고 말한다. 그 자유는 뼈아픈 역사와 상처를 제 몸에 들여 지극히 섬기고 삭힌 뒤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손바닥 살갗도/ 썰물 뒤 개펄과도 같아서/ 한 번쯤 멀리 밀쳐두고/ 손금 보듯이 낱낱이 살피면/ 밀어냈다, 끌어당기고/ 끌어당겼다, 밀어내는 몸부림의/ 상처가 엿보이기도 했다/ 슬그머니 일렁이는 윤슬의 누굴/ 내 몸에 앉히는 일이/이렇게 물 비린 상처다” (「윤슬」부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말이다. 강박이 없는 자유의지 혹은 여여한 경지는 시인의 타고난 품성인 듯 보이기도 한다. “복덕방 거치지 않고/ 수돗물도 숨차 못 다 오른 산 번지의 골목길을 들어서는 데 별 하나가 툭, 이울었습니다// 칠흑하늘에 빈 방 하나 났다고 아내가 애써 좋아라합니다”(「별똥」전문)에서처럼 상처가 능청에 의해 뒤집히고 그 능청이 다시 마음의 평정과 노래로 이어지는 과정이 애써서 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형수 시인은 “조성국의 시는 세계를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다”라고 헌사하고 있다. 그 차분한 관조의 힘을 따라가다 보면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고요하고 지극하여서 울고 웃게 된다. 천상 시인인 시집 한 채가 둥근 진동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