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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섬으로
팽당한 거야 날개를 빌려줄게 봉지심 할머니 도레미파솔라시도, 도레 룰루 랄라 고깃국과 보신탕 황가오리 식당 룰루를 구해야 해! 철창에 갇힌 도레 관광 상품 날개를 찾아라! 엄마 그림자 날개라는 이름으로 돗가비 돌 작별 인사 수비 대장 날개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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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가 날개 섬에 와서 김 여사를 잃어버리고 혼자 떠돈 지 벌써 세 밤이 지났다. 도레는 바다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먼저 솟구쳤다. 멀리 수평선에 바다와 하늘이 맞붙어 있었다. 도레는 이제 눈만 뜨면 보이는 바다가 지겨웠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을 보고 있자면 정신이 까마득해졌다. 바다가 갑갑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지경이었다.
--- p.10 “날개를 달았다 해도 그게 다는 아니야. 문제는 얼마나 날개를 빠르고 힘차게 젓느냐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날개를 힘껏 빠르게 저어야 해. 그렇게 해도 날까 말까라고.” “알겠다고. 얼른 날개나 빌려줘.” “그래. 힘든 일이지만 어디 한번 해 보자고.” 앞자락의 말이 끝나자마자 딱딱하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첫걸음마하는 아이처럼 앞자락이 조심조심 한 발 두 발 도레 가까이 다가왔다. --- p.17 다시는 봉지심 할머니 집에 가지 않겠다는 도레의 결심은 번번이 깨졌다. 배가 고프면 저절로 할머니 집으로 발걸음이 옮겨졌다. 할머니가 밖에 나가기만을 기다렸다가 텃밭이나 집 안으로 들어가 먹을 것을 찾아 먹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한 달이 훌쩍 흘렀다. 도레는 날기 위해 인적이 없는 날을 골라 하늘이 살구색으로 물드는 해넘이가 되도록 애를 썼지만, 날기는커녕 날갯짓도 제대로 못 하고 바닷물로 곤두박질쳤다. 제대로 먹지 못해서 힘이 모자란 탓이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나아지기는커녕 더 엉망이었다. --- p.42 도레는 ‘팽’이란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같이 살던 가족이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은 절대 하기 싫었다. 자신에게 다정했던 팽이를 생각하면 더욱더 그랬다. 이 섬에 와서도 가족을 찾아가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한 번 가족은 영원한 가족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가족들이 도레를 찾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이 작은 날개 섬에서 찾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마침내 도레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걸 깨달았다. 제대로 날아오르지 못한 게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집에 찾아갔다면 어떤 꼴을 당했을까? --- pp.77-78 도레는 애견 숍으로 팔려 갔다가 팽이네 집에 가게 됐다. 도레를 안아 올리던 팽이, 도레 같은 예쁜 강아지가 생겼으니 피아노를 열심히 치겠다던 팽이, 쇼팽 피아노 대회에서 최연소 일등을 하겠다는 팽이……. 도레는 또다시 팽이를 떠올렸고 돼를 떠올렸고 김 여사를 떠올렸다. 그러나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이젠 그들을 마음속에서 완전히 내쫓고 싶었다. 아무리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있다고 해도 결국 버려졌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질 테니까. --- p.90 ‘그래, 좋아. 다시 시작하는 거야. 이제부터 도레가 아닌 날개로 살아 보는 거야. 그래, 날개로!’ 도레는 마침내 결심했다. 세 번째 바뀐 이름, 날개를 사랑하기로. 그러자 봉지심 할머니한테 살며시 몸을 기댈 수 있었다. 봉지심 할머니의 미소와 손길이 마음을 어루만졌다. --- p.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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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서라도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유기견 도레의 가슴 아픔 모험! 『나는 강아지 날개』는 작가가 작은 섬에서 만난 유기견을 기억하며 쓴 동화이다. 섬에서 마음씨 좋은 할머니를 만났지만 버려진 장소를 떠나지 못하고 옛 가족을 기다리던 뼈만 앙상하게 남은 이름 모를 강아지는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태어났다. 이 책 속 주인공 도레는 날개 섬에서 주인을 잃어버린다. 한 번 가족은 영원한 가족이라고 믿는 도레는 자신이 버려졌을 거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도레의 관심은 온통 가족을 찾아가는 일뿐이다. 하지만 끝없이 펼쳐진 바다 때문에 집을 찾아갈 엄두조차 낼 수가 없다. 작가는 가족을 향한 도레의 간절한 마음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풀어 낸다. 도레가 폐교에 버려진 순간을 목격한 천사 조각상이 도레에게 날개를 빌려준다. 그날부터 도레는 매일매일 하늘을 나는 연습을 한다.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매번 바다에 빠져 죽을 둥 살 둥 허우적거리지만, 가족에게 돌아가겠다는 도레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도레는 자신에게 다정했던 팽이의 온기와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도레는 꼭 하늘을 날아서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 작가는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한 도레의 모험을 통해 사람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버림받았을 때 느끼는 아픔과 상처 또한 그렇다. 가족만을 아끼고 사랑하는 반려견들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평생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만약 단 한 번이라도 동물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반려동물을 쉽게 버리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동물의 시선으로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바라보게 할 뿐만 아니라 생명을 키우는 일에 대한 의미와 무게까지 전달해 준다. 상처 입은 동물들을 치유하는 날개섬에서 날개라는 이름으로 날아오르다! 날개 섬에는 또 다른 유기견이 있다. 룰루와 랄라는 주인이 결혼하면서 주인 엄마에게 맡겨졌다가 늙어서까지 개를 돌볼 수 없다는 이유로 버려진다. 그러다 어이 부부를 만나 날개 섬에 오게 된다. 어이 부부는 유기견을 데려와 살을 찌운 뒤 보신탕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다. 둘은 도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식당을 탈출하지만, 사람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몇 날 며칠을 끙끙 앓는다. 도레는 룰루와 랄라를 돕다가 식당 부부에게 붙잡힌다. 도레는 피 냄새나는 철창 안에서 자신이 왜 그날 가족 중 하나인 김 여사를 따라 날개 섬에 오게 되었는지를 떠올린다. 도레의 털 때문에 팽이가 아팠다! 결국 도레는 김 여사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김 여사가 자신을 섬에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 도레는 철창에서 도망쳐야겠다는 의지마저 잃고 어이 부부의 뜻대로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살아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날개 섬에는 버려진 유기견을 데려다 키우는 봉지심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날개 섬에 버려진 동물들을 위한 터전을 만들자고 설득한다. 단 한 번도 동물이 먼저 이유 없이 사람을 해코지한 걸 본 적 없다고, 동물들이 포악해진 것은 사람의 욕심 때문이라고, 날개 섬사람들만이라도 동물들과 평등하게 같이 살아가자고. 봉씨 성을 가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는 작은 섬에는 버려진 동물들을 위한 새로운 터전이 생겨난다. 봉지심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은 룰루와 랄라뿐만 아니라 다시는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도레의 마음까지도 움직인다. 도레는 자신을 구해 준 봉지심 할머니가 불러 주는 ‘날개’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언젠가 날개 섬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다 보면 마음속 상처가 깨끗하게 나을 거라고 믿으며. 도레가 훨훨 날아 자신을 애타게 찾는 가족에게 돌아가는 마법 같은 해피엔딩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과 동물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픔을 보듬는 기적 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자세를 낮추어 동물 편에 서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면 이런 기적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게 바로 날개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