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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주름들

: 감각을 일깨우는 시인의 예술 읽기

[ 양장 ]
리뷰 총점8.6 리뷰 4건 | 판매지수 6,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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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주름들』 안경닦이 겸 다용도 클리너 증정
9월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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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430g | 135*195*20mm
ISBN13 9788960906723
ISBN10 896090672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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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주름을 마주할 때 작품은 한 편의 시처럼 피어난다”
시인, 비평가 그리고 산책자 나희덕의 예술 읽기


등단 32년째를 맞은 시인 나희덕의 예술 산문 『예술의 주름들』이 출간됐다. 나희덕 시인이 예술 작품만을 대상으로 한 글을 엮어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시인이자 비평가로서 나 시인은 문학을 기본으로 하되, 오랜 시간 인문·예술 영역 전반에 걸쳐 읽기와 쓰기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관심사가 시의 모티프가 되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예술의 주름들』은 그의 시집들과도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시에서 쇠라의 점묘화 속 점들은 “선들이 내지르는 굉음을 견딜 수 없어 선을 빻고 또 빻’인(「쇠라의 점묘화」) 것으로 상상되고, 화가 이중섭의 불운한 삶은 “빈 조개껍질에 세 든 소라게”(「이중섭의 방」)로 그려진다면,『예술의 주름들』은 예술 작품이 시가 되기 이전, 시인이 작품을 마주한 순간의 감응과 해석이 산문의 언어로 펼쳐지는 장이다.

아녜스 바르다, 류이치 사카모토, 케테 콜비츠, 로스코, 조동진 등 책 속에 호명된 예술가들은 장르도 개성도 각기 다르지만, 시인이 ‘시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을 발견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나희덕의 시적 자아와 비평적 자아가 동시에 작동하며 쓰인 30편의 글들은 특유의 공감력과 사유를 통해 예술 작품 앞에서 우리가 느꼈던 미묘한 감정을 헤아리게 한다. 거미가 가느다란 씨줄과 날줄을 뽑아내듯 시인이 언어로 직조해낸 풍경은 독자들의 감각을 일깨우며, 예술의 숨겨진 ‘주름’으로 이끄는 것이다. 무엇보다 예술의 세계에서 길어 올린 메시지와 태도─자연을 중심으로 한 생태적 감수성(1부), 여성주의 정체성 탐색(2부), 예술가적 자의식의 탐구(3부), 장르의 경계를 흔드는 실험(4부), 시와 다른 예술의 만남(5부)─는 지금, 여기 우리 삶의 한계를 넘어서게 할 통찰로 가득하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머리에 | 시와 예술 사이의 작은 길

1 찢긴 대지를 꿰매다
벽의 반대말은 해변이에요 · 아녜스 바르다
행성과 거미 · 토마스 사라세노
맞아, 바로 이 소리야! · 류이치 사카모토
걷기, 찢긴 곳을 꿰매는 바느질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이 대지는 누구의 것인가 · 황윤
한 사람이 여기 있다 · 정영창

2 나, 스스로의 뮤즈가 되어
나는 나를 낳을 거야 ·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
말과 나는 같은 삶을 사네 · 마리 로랑생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 케테 콜비츠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거미처럼 · 시오타 치하루
인어에게서 배운 노래 · 클라우디아 요사
사라진, 또는 사라져가는 얼굴을 위하여 · 한설희

3 이것이 그의 자화상이다
악마, 진실의 다른 얼굴 · 고야
조각가와 모델들 · 자코메티
음악 속으로, 한 개의 점이 되어 · 글렌 굴드
목소리로서의 회화 · 마크 로스코
흙빛의 시 · 윤형근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모든 것인 · 김인경

4 경계 없는 창조자들
예술과 체스 · 뒤샹
손을 그리는 손을 그리는 손 · M.C. 에셔
색채와 음색 · 칸딘스키
사건으로서의 연극 · 우스터 그룹
매화와 붓꽃, 그 너머의 세계 · 김용준과 존 버거
의자는 자명하지 않다 · 목수 김씨

5 시는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도착한다
잃어버린, 또는 아직 오지 않은 시 · 짐 자무시
화가의 시詩 사용법 · 데이비드 호크니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새가 되어 날아간 대기의 감별사 · 조동진
산책자의 고독과 풍경의 진화 · 장민숙
아주 오래된 말의 지층 · 이매리

도판 출처 및 저작권 276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바르다는 이처럼 벽화나 사진을 통해 새로운 벽을 창조함으로써 벽 너머를 보게 한다. 상상을 통해서든 회상을 통해서든 벽은 더 이상 우리를 가두는 장애물이 아니라 즐거운 몽상의 통로가 된다. 아무리 완강해 보이는 벽도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물렁물렁한 점토처럼 부드러운 물성으로 변한다. 벽에 붙어 있는 해변 사진에서도 어느새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이런 것을 바르다 영화의 마법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p.23

(류이치 사카모토는) 또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을 찾아 출입 제한구역에서 사진을 찍거나 소리를 채집했다. 쓰나미가 지나간 강당에 남아 있는 피아노 한 대. 조심스럽게 그 피아노를 열고 건반을 눌러보며 그는 “자연이 조율해준 피아노 소리가 좋다. 그런 소리가 내 안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쓰나미를 겪은 피아노를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에서 원전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애도와 진혼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 p.39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가 제기하는 문제는 숱한 야생동물들의 죽음이 과연 윤리적으로 심미적으로 옳은가 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10만 킬로미터가 넘는 자동차 길이 있다”는 자막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몇 년 이내에 고속도로를 20만 킬로미터까지 건설하고, 대부분의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겠다고 한다. 과연 주행 시간이 단축되면 우리가 더 행복해지고, 단절된 관계가 이어지게 될까? 그리고 길과 대지가 인간의 것이라는 생각이 그 위에 깃들어 살아가는 생명체들에게도 두루 온당한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어느 날 그 길에서’ 윤리는 시작될 것이다.
--- p.57

정영창의 개인전 〈한 사람〉에서 복수의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화폭 전체가 오로지 한 인물의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그렇게 개별적으로 호명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미지들은 한국의 현대사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과 전쟁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다. 검은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얼굴들. 세계를 떠도는 유령들의 귀환. 묵시록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초상화들은 망각의 강에서 방금 건져 올린 물고기처럼 죽음의 물기를 머금은 채 고통의 비늘을 파닥거린다. “고통은 아주 어두운 빛깔”이라고 말했던 케테 콜비츠의 말처럼, 정영창의 손에서 태어난 초상들은 강렬한 검은 빛을 띠고 있다.
--- p.62~63

만일 그런 절망의 시기가 없었다면 로랑생은 말년에 자기만의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 60세 무렵부터 1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세 명의 젊은 여인들〉을 보면, 부드럽고 풍요로운 여성성이 색채의 향연과 함께 펼쳐진다. 이 그림 속 세 여인들은 로랑생의 예술을 탄생시킨 뮤즈처럼 보인다. 로랑생은 앙리 루소의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에서처럼 더 이상 남성 연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가 아니다. 다른 누구를 위한 뮤즈가 아니라 ‘스스로의 뮤즈’가 되어 부르는 그녀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 p.83~84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녀는 점차 깨닫게 된다. 서로의 시선 앞에서 엄마와 딸은 온전한 자기 자신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주름진 손과 얼굴, 고요히 굽이치는 흰 머리칼, 낡은 옷과 이불, 금이 간 거울과 오래된 물건들…… 어두운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노모의 모습은 단순히 늙어가는 육체가 아니라 아름다운 피사체가 되어 ‘한 편의 시’처럼 피어난다.
--- p.124~126

엄마의 입가에 웃음을 되찾게 하려고 필사적으로 셔터를 눌렀고, 드디어 엄마가 희미하게 웃으셨다. 웃는 순간 엄마의 얼굴에 자리 잡은 주름들이 일제히 열렸다가 닫혔다. 밀려가고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생의 화음과 불협화음도 잠시 합쳐졌다 흩어졌다. 롤랑 바르트가 온실 사진에서 엄마의 전체를 발견했던 것처럼, 나는 렌즈 속 클로즈업된 주름들에서 엄마의 생애 전체를 들여다본 것 같기도 했다. 푼크툼의 순간이었다.
--- p.130

그 ‘품’, 곧 비어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천을 잇대어 한 땀 한 땀 박아나가는 작업은 마치 티베트 승려들이 모래 만다라를 그리는 과정과도 같다. 승려들은 색으로 물들인 모래를 가지고 오체투지로 만다라를 그려나가지만, 그것이 완성되는 순간 다시 빗자루로 쓸어 담아 강이나 바다에 흩뿌린다. 아름다운 예술적 형상은 다시 몇 줌의 모래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때 화면에 구현된 만다라의 놀랄 만한 정 교함은 그 장엄한 사라짐의 순간을 위해 마련된 과정일 따름이다. 그 색色과 공空이 빚어낸 덧없는 아름다움은 이번 전 시의 부제인 카르마Karma, 業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p.183~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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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주름을 마주할 때 작품은 한 편의 시처럼 피어난다”
시인, 비평가 그리고 산책자 나희덕의 예술 읽기


등단 32년째를 맞은 시인 나희덕의 예술 산문 『예술의 주름들』이 출간됐다. 나희덕 시인이 예술 작품만을 대상으로 한 글을 엮어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시인이자 비평가로서 나 시인은 문학을 기본으로 하되, 오랜 시간 인문·예술 영역 전반에 걸쳐 읽기와 쓰기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관심사가 시의 모티프가 되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예술의 주름들』은 그의 시집들과도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시에서 쇠라의 점묘화 속 점들은 “선들이 내지르는 굉음을 견딜 수 없어 선을 빻고 또 빻’인(「쇠라의 점묘화」) 것으로 상상되고, 화가 이중섭의 불운한 삶은 “빈 조개껍질에 세 든 소라게”(「이중섭의 방」)로 그려진다면,『예술의 주름들』은 예술 작품이 시가 되기 이전, 시인이 작품을 마주한 순간의 감응과 해석이 산문의 언어로 펼쳐지는 장이다.
아녜스 바르다, 류이치 사카모토, 케테 콜비츠, 로스코, 조동진 등 책 속에 호명된 예술가들은 장르도 개성도 각기 다르지만, 시인이 ‘시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을 발견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나희덕의 시적 자아와 비평적 자아가 동시에 작동하며 쓰인 30편의 글들은 특유의 공감력과 사유를 통해 예술 작품 앞에서 우리가 느꼈던 미묘한 감정을 헤아리게 한다. 거미가 가느다란 씨줄과 날줄을 뽑아내듯 시인이 언어로 직조해낸 풍경은 독자들의 감각을 일깨우며, 예술의 숨겨진 ‘주름’으로 이끄는 것이다. 무엇보다 예술의 세계에서 길어 올린 메시지와 태도―자연을 중심으로 한 생태적 감수성(1부), 여성주의 정체성 탐색(2부), 예술가적 자의식의 탐구(3부), 장르의 경계를 흔드는 실험(4부), 시와 다른 예술의 만남(5부)―는 지금, 여기 우리 삶의 한계를 넘어서게 할 통찰로 가득하다.

예술이란 얼마나 많은 주름을 거느리고 있는가.
우리 몸과 영혼에도 얼마나 많은 주름과 상처가 있는가.
주름과 주름, 상처와 상처가 서로를 알아보았고
파도처럼 일렁이며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하였다.
“세계와 영혼의 주름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비틀림이다.”
질 들뢰즈의 이 말처럼
세계와 영혼의 주름들을 해독하려 애를 쓰며
몇 개의 겹눈이 생겨난 것 같기도 하다.
시인의 눈으로 읽어낸 예술의 옆모습이
모쪼록 독자에게도 고개 끄덕일 만한 것이 되면 좋겠다.
_「책머리에」에서


시를 통해 작품을 천천히 사유하는 즐거움
시인의 예술 읽기는 문학의 자리로 돌아온다


『예술의 주름들』의 바탕에 흐르는 일관된 시선은 ‘시를 통한 예술 읽기’다. 시인은 시적 서정이나 태도가 담긴 예술에 눈 돌리고, 언뜻 시와 무관해 보이는 작품 앞에서도 시를 떠올려, 이를 돋보기 삼아 작품과 만나는 것이다.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수영장〉 시리즈로 유명하지만, 나희덕이 주목한 것은 그의 판화 연작에 드러난 문학적 요소, 즉 그림과 시 텍스트가 결합된 방식이었다. 호크니는 월트 휘트먼, 에즈라 파운드 등을 비롯한 몇몇 시인들의 시를 그림 속에 문자 이미지로 자주 인용하곤 했는데,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그의 성정체성 등 정체성 위기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영화 〈타인의 삶〉을 보면서는 한 극작가의 삶을 감시하는 동독 비밀경찰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존재가 개인에게 갖는 의미를 질문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인이 짝지은 아담 자가예프스키 시는 영화 읽기의 열쇠가 된다. 폴란드의 시인 자가예프스키의 시「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에서처럼 주인공이 마주한 타인의 시선은 “삶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교감을 열어주는 통로”로 기능한다.

자가예프스키는 말한다.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고. (...) 시적 화자가 앉아 있는 곳은 닫힌 방이 아니라 저녁 무렵의 광장이다. 그 열린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열심히 바라보며 화자는 “저마다 다른, 각자 뭔가를 말하고, 설득하고, 웃고, 아파하는 얼굴들”을 읽어내려고 애쓴다. 레비나스가 말했듯이, 타인의 얼굴은 우리에게 불현듯 들이 닥치는 존재들이다. 그 순간 타인의 얼굴은 “등불처럼” “용접공의 점화기처럼” 빛난다. 이렇게 아름다움이란 늘 바깥에 있는 어떤 것,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어떤 것이다. 〈타인의 삶〉에서 비즐러가 마침내 도달한 얼굴처럼.
_246~248쪽

문학적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예술 읽기는 때로 시인 자신의 시를 호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인은 롤랑 바르트의 어머니와 사진작가 한설희의 사진 속 푼크툼의 순간을 다룬 장에서 자신의 시「주름들」을 인용한다. 시 속에서 화자는 엄마의 주름이 “골짜기처럼 깊어 / 펼쳐들면 한 생애가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며 주름을 통해 당신의 전체를 마주했다고 고백한다. 또한 저자의 몸을 통과한 작품은 그대로 시가 되기도 하여, 크고 작은 집들로 채워진 장민숙의 반구상 회화 〈산책〉은 「창문성」이라는 시를 낳았다. 회화 〈산책〉이 창문의 색채와 형태를 통해 집의 표정을 전한다면, 「창문성」은 “눈빛” “입술” “항문”으로, 창문을 몸의 일부에 빗대어 독자로 하여금 집과 좀 더 내밀한 관계를 맺도록 이끌며 그림의 의미를 확장한다. 이처럼 시적 상상력으로 예술을 쓰다듬은 『예술의 주름들』에서는 “시와 예술 사이에” 난 여러 갈래의 “작은 길”들을 만날 수 있다.


보편적 공감을 부르는 편애의 기록
예술은 벽 너머를 상상하게 한다


예술 산문에는 저자의 취향이 강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나희덕 시인 스스로도 이 책이 ‘편애의 기록’임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예술의 주름들』이 단순한 취향의 집합체에 머물지 않는 것은 저자가 다루는 작품들이 우리에게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덕분이다. 그런 점에서 버려진 지역에서 벽화나 사진 작업을 통해 새로운 벽을 창조하고, 벽 너머를 보게 하는 아녜스 바르다를 책의 첫 장에 소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바르다의 예술 속에서 벽은 “더 이상 우리를 가두는 장애물이 아니라 즐거운 몽상의 통로”가 되며 우리는 예술을 통해 고정된 정체성을 벗어나는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그것은 2부 「나, 스스로의 뮤즈가 되어」에서처럼 모성이나 섹슈얼리티에만 갇히지 않는 풍요로운 여성성일 수도, 3부 「이것이 그의 자화상이다」에서처럼 독자적 세계를 창조하는 극한의 정신일 수도 있다. 또한 여기에는 「경계 없는 창조자들」에서처럼 예술의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경험도 빠질 수 없다. 시인은 이러한 예술적 횡단을 거쳐 5부 「시는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도착한다」에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시로 돌아와 언어에 담긴 사회적 기억을 환기하며 책을 끝맺는다. 독자들은 시인이 읽어낸 예술의 주름들 속에서 새삼 예술의 힘을, 벽을 벽 아닌 것으로, 또 자유와 해방을 향한 공통 언어로서 예술의 가능성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이 “가장 하찮은 잎사귀”(『그곳이 멀지 않다』)로 보일지라도.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영화, 책, 그리고 이름 내용 평점2점   편집/디자인 평점2점 A***e | 2021.06.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Another One어릴 때 너는 배운다사물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높이, 넓이, 그리고 깊이.신발 상자처럼,그리고 나중에 너는 듣게 된다.네 번째 차원이 있다는 걸 : 시간. - Ron Padgett, 자기 이야기가 돋보이지 않는 책은 보고난 뒤 남는게 별로 없다. 영화에서, 책에서 인용되는 문구들이 허하게 느껴지고. 책을 볼 때 작가의 이름에 기대를 거는건 모험이다. 시간을 투여해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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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One

어릴 때 너는 배운다
사물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
높이, 넓이, 그리고 깊이.
신발 상자처럼,
그리고 나중에 너는 듣게 된다.
네 번째 차원이 있다는 걸 : 시간.

- Ron Padgett,

자기 이야기가 돋보이지 않는 책은 보고난 뒤 남는게 별로 없다.
영화에서, 책에서 인용되는 문구들이 허하게 느껴지고.
책을 볼 때 작가의 이름에 기대를 거는건 모험이다. 시간을 투여해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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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예술의 주름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류* | 2021.05.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폴란드의 대표적인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말한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타인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라고 상처와 고통에도 불구하고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고. 이 말은 사프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 나오는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라는 대사를 뒤집은 것이다. 시적 화자가 앉아 있는 곳은 닫힌 방이 아니라 저녁 무렵의 광장이다. 그 열린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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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대표적인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말한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타인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라고 상처와 고통에도 불구하고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고. 이 말은 사프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 나오는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라는 대사를 뒤집은 것이다. 시적 화자가 앉아 있는 곳은 닫힌 방이 아니라 저녁 무렵의 광장이다. 그 열린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열심히 바라보며 화자는 “저마다 다른, 각자 뭔가를 말하고, 설득하고, 웃고, 아파하는 얼굴들”을 읽어내려고 애쓴다. 예술이란 얼마나 많은 주름을 거느리고 있고 우리 몸과 영혼에도 얼마나 많은 주름과 상처가 있는지, 주름과 주름 상처와 상처가 서로를 알아보았고 파도처럼 일렁이며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하였다. 등단32년 나희덕 작가의 말 이다.

 

 

길이란 우리가 어떤 속도로, 얼마나 낮은 자세로 걸어가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맨발의 보행자에게 같은 생명을 발견하고 느끼는 터전이지만, 속도광에게 길은 끝없이 단축해야 할 공간적 거리에 불과하다.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부유하게 살려는 사람이나 사회에 있어서 ‘길’은 오로지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가치를 지닌 뿐이다,---P56

우리의 몸은 수많은 죽음의 인자들에 대항해 매 순간 싸우고 있다. 몸은 사람과 죽음이 싸우는 전쟁터이자, 욕망과 초월이 하루에도 몇 번씩 엎치락뒤치락하는 도량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초상화에는 그의 몸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한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한 세계를 그리는 일이다. 그리고 한순간을 그린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는 일이기도 하다.---P62

“나는 렌즈 속 클로즈업된 주름들에서 엄마의 생애 전체를 들여다본 것 같기도 했다.” 한설희 사진작가는 같은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엄마가 푸른 잎이 낙엽으로 탈바꿈하듯 본연의 빛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껴서 팔순 어머니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진 손과 얼굴, 고요히 굽이치는 흰 머리칼, 낡은 옷과 이불, 금이 간 거울과 오래 된 물건들, 어두운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노모의 모습은 단순히 늙어가는 육체가 아니라 아름다운 피사체가 되어 ‘한 편의 시’ 처럼 피어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롱랑 바르트는 1977년10월25일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날부터 <애도 일기>를 써 내려간다.

 

아름다움이란 늘 바깥에 있는 어떤 것,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어떤 것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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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예술의 주름』을 읊고, 다만 느낌표로 행복하였네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활**독 | 2021.05.21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감성 울렁증으로 체할 것만 같은 책이 있다. 행복한 체증이다. 그런 책은 손에 들고도 차마 펼치지 못한 채 오래 응시하다 힘겹게 읽게 된다. 대체로 시詩적인 내용의 책이 그렇다. 이 책 『예술의 주름(나희덕, 마음산책)』처럼.   예술은 보고 듣고 말하지 않아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다. 보고 있음에도 그리운 것이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물이며, 가까이 하기엔;
리뷰제목

감성 울렁증으로 체할 것만 같은 책이 있다. 행복한 체증이다. 그런 책은 손에 들고도 차마 펼치지 못한 채 오래 응시하다 힘겹게 읽게 된다. 대체로 시적인 내용의 책이 그렇다. 이 책 예술의 주름(나희덕, 마음산책)처럼.

 

예술은 보고 듣고 말하지 않아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다. 보고 있음에도 그리운 것이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물이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오만 감상으로 술렁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다만 물음표(?)와 느낌표(!)로 행복한 그 무엇. 이것이 바로 예술의 최종 목표가 아닐까.

 

읽을수록 표지 그림에 대한 시적 몽상을 하게 된다. 확실히 본문의 내용을 잘 수렴한 디자인이다. 나는 으레 책을 다 읽고 나면 본문과 저자는 물론 그 외의 것들에 대해 사색하곤 한다. 그런 연후엔 그 과정을 글로 옮긴다.

 

세상의 모든 비주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저 뒷모습의 여인과 무언의 담화를 나누고 싶다. 그녀가 나희덕 시인이라 생각하면서. 예술이 예술을 알아가는 시간을 공유하는 일의 행복을 나는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느꼈다.

 

1. 미술의 미술에 의한 미술을 위한

 

나는 뭔가가 되어가고 있어.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격렬하게 행복한 순간을 살고 있어.” (위의 책, 74,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의 말)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 (87,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의 시, <케테 콜비츠>(부분))
 

고통의 정도와 크기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나는 왠지 예술가들의 생몰 시기와 그것이 비례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릴케와 세잔, 고갱과 알고 지냈다던 화가 파울라가 딸 출산 후 31살의 나이로 별이 된 것처럼. 그보다 장수한 예술가들도 많지만, 어떻든 비주류 여성 화가로서의 삶과 누군가의 배우자 또는 엄마로서의 삶의 조합이란 내가 생각하기로 장수長壽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것이다.

 

시인은 남성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비주류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여성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이는 결코 그녀 자신이 여성이라거나 페미니즘을 지향에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변화 속에서 그녀들이 어떻게, 무엇으로, 어떤 삶을 거쳐 왔는지를 재조명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이를 시인은 시적 언어로 맛있게 버무려 결국 감동이라는 결과물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가 다른 예술가에 의해 물질적 형태로 구현된 것을 목도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 낯선 예술가가 마치 영혼의 쌍생아처럼 각별하게 여겨진다. (위의 책, 100쪽)

 

내내 천착하고 있던 내 사유와 마침 일치하는 사람과 풍경, 사물 등을 접하면 무지 반갑고 설렌다. 시인도 시오타 치하루의 전시를 보며 위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2년 전에 쓴 자신의 시 붉은 거미줄이 떠올랐기 때문인데, 그런 경험이 많을수록 시인은 시로, 화가는 그림으로, 영화감독은 영화로서 그 감흥을 표현하기 마련이다. 거미가 자신의 몸에서 거미줄을 뽑아내듯. 나 또한 지금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감상의 최대치를 글로 짓고 있다. 그럼에도 늘 역부족임을 한탄하곤 하지만.

 

설치미술가인 시오타 치하루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로 이주했다가 한국인 남편과 사는, 그야말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다국적 삶을 살았다고 한다. 거미와 붉은 실, 그리고 철제 등의 재료를 활용한 그녀의 작품을 본 후 시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여성 예술가들의 내면에는 끊임없이 실을 뽑아내고 천을 짜는 거미가 살고 있는 것 같다.” (위의 책, 100)

 

2. 소리의 소리에 의한 소리를 위한

 

그런가하면 이 책은 우리의 오감을 은밀하게 건드려 준다. 미처 체험하지 못한 우리의 낯선 감각을 어딘가 익숙한 그것으로 전이시켜주는 시인의 속삭임이 아름답다. 몽글몽글 피어나는 소리에 가만가만 귀 기울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이로써 생생함과 전율의 경계에서 안심하고 마음껏 휘둘릴 수 있는 자유를 준달까.

 

우열을 따질 수 없지만, 나는 특히 소리에 민감하다. 한때는 팝과 영화 OST, 클래식 등의 음악을 지겹도록 들었다. 그렇게 소리가 서정으로 천천히 물들어가던 중 나는 운명처럼 한편의 영화를 만났었다.

 

어거스트 러쉬 August Rush>. 나는 이 영화를 본 후 그 감동과 여운에 며칠 몇 날 잠 못 이뤘다. 내용인즉, 아들의 생존도 모른 채 10년이 넘게 뿔뿔이 흩어져 살던 가족이 음악으로 마침내 상봉하는 영화다. 엄마는 첼리스트, 아빠는 밴드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아들은 음악 천재. 자신이 만든 음악으로 엄마를 찾아나서는 아이는 거리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창조하는, 말하자면 음악 하는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부모의 태반에서 우린 이미 온갖 소리에 노출된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 엄마의 심장 소리, 청소기 소리, 물소리 등등. 교육 이전의 존재인 태아는 그렇게 소리인 줄 모르는 다양한 소리를 듣게 된다. 생명체로서 감각할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이를 선율로 인지하기까지는 출생 이후의 삶에 달려 있다.

 

음악은 내가 듣는 게 아니고 음악이 나를 읽는 것이다. 음악에 매혹되는 게 아니라 음악이 날 찾는 것이다. 아주 작은 세포에 불과했던 인간이 을 감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를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했다는 점은 일면 위대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결과는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원인 없는 결과를 도출할 수 없듯이, 음악이 음악 이전의 소리로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인간의 창조력은 그에 비하면 후발 주자인 셈이다. 그러니 인간은 소리앞에 겸손하고 감사해야 되는 건 아닐까. 우리에게 그대들(소리)을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을 줘서 고맙다고.

 

바흐의 곡을 즐겨 연주했다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그의 골트베르크 변주곡끝도 시작도 없는 음악, 진정한 긴장도, 진정한 해결도 없는 음악”(155)이라고 표현하면서 고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술가는 고독 속에서만 진정으로 일할 수 있다. 외부 세계에 대한 지식이 끊임없이 통제되는 그런 환경 속에서만”(158)

 

어쩌면 소리의 목적은 고독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홀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그의 은밀한 유혹에 이끌린 인간은 그의 행복한 노예로 전락한 셈.

 

3. 시의 시에 의한 시를 위한

 

나는 장르 구분을 대놓고 꺼린다. 글을 쓰면서도 수필, 소설, 시를 운운하며 왜 장르를 구분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런 나는 아주 가끔 독서 감상문의 고질적 형태를 벗어난 형식으로 글을 남기곤 한다. 자작시로 된 리뷰를 쓴다거나 다짜고짜 밀란 쿤데라를 친구 삼아 서간체로 된 리뷰를 쓴 바 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명명하고 구분 짓기를 참 즐기는 종같다.

 

미술=(음악)소리=나는 문학·예술을 늘 동일한 것으로 인식한다. 삶과 죽음이 서로의 일부이듯이 각자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그러므로 나에게 시는 그림이면서 음악이기도 하다.

 

오래전 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고나서 감동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 죽는 줄 알았다. 원작을 먼저 읽고 본 영화였다. <그리스인 조르바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나는 그때 고요와 역동이 잘 버무려진 시 세계에 참을 수 없는 방정을 떨어야만 했는데, 심적으로는 혼란을 정제해야 했고 육적으로는 사진을 촬영해댔다. 나는 곧 그것들을 모아 데생을 남기고 리뷰를 썼다.

 

누구라도 시인이 될 수도 있음을 일 포스티노패터슨은 보여준다. 우체부와 버스 운전사라는 직업職業과 별개인 시인은 자연과 세상을 향한 세밀한 관찰과 새로운 안목을 바탕으로 언어로써 재탄생시킬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이를 네이버 어학사전은 시를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할 수가. 왠지 발끈하게 된다. 시인에 대한 모독 같아서. 이번에는 를 검색해 보았다. ‘문학의 한 장르.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다. 형식에 따라 정형시자유시산문시로 나누며, 내용에 따라 서정시서사시극시로 나눈다’(네이버 국어사전) 이제 좀 낫다. 형식에 따른 분류만 빼면.

 

어릴 때 너는 배운다 / 사물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 / 높이, 넓이, 그리고 깊이. / 신발 상자처럼. / 그리고 나중에 너는 듣게 된다 / 네 번째 차원이 있다는 걸 : 시간.

(232, 영화 패터슨에 나오는 시 다른 하나, 시인 론 패짓 )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적 감수성을 다양하게 인용할 수밖에 없음이다. 신발 속에 들어간 높이, 넓이, 깊이, 시간을 그림과 음악으로 표현된 작품을 상상해보자. 장화, 구두, 하이힐, 운동화 등등 신발의 크기와 연식, 종류별로 작품을 만나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연상과 상상을 시로 표출했을 때의 희열과 감동은 그 자체에 있는 듯하다.

 

“1집 앨범의 타이틀곡인 행복한 사람에서 그는 울고 있나요 / 당신은 / 울고 있나요라고 말을 건넨 뒤, “, 그러나 / 당신은 / 행복한 사람이라며 마음을 쓰다듬는다. 그런당신이 행복한 이유는 아직도 남은 별 / 찾을 수 있는 / 그렇게 아름다운 / 두 눈이 있, “아직도 바람결 / 느낄 수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 그 마음 있기 때문이다. (251)

 

검색해 보니 행복한 사람은 조동진 씨가 1979년 데뷔한 1집 앨범 타이틀곡이다. 내 나이 여섯 살 때 태어난 그는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다. 하지만 자신이 남긴 노래로 어쩌면 그는 제 2의 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희덕 시인에 따르면 그는 대기의 감별사로 그가 생각하는 행복한 사람슬픔 속에서도 남은 별을 찾을 수 있고 바람결을 느낄 수 있는 이”(251)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많던 별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몇 개 남지 않은 별을 찾아 헤매는 사람의 눈빛과 마주한 나는 그가 만든 곡 긴긴 다리 위에 저녁해 걸릴 때면을 듣고 있다. 노래 제목이 다 그 자체로 시인 것만 같은 그의 곡들은 아름답다. ‘아름다움이 아름다운 줄 잘 모르겠는 사람들이 들었음 싶은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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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지은 '예술의 주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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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독 |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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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눈에 비친 예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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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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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갇혀 살지만 시간은 매순간 미묘하게 다른 지점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넘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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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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