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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여름

부서진 여름

리뷰 총점9.4 리뷰 53건 | 판매지수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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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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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46g | 135*205*19mm
ISBN13 9791191071573
ISBN10 11910715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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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행복의 정점에서 삶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뿌리 깊은 나무』 이정명 장편소설. 화가로서의 성공과 완벽한 동반자인 아내, 흠잡을 데 없어 보이는 주인공의 삶은 그의 생일날 아침 아내가 사라지면서, 숨겨진 과거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세 남녀의 운명이 뒤엉킨 그 여름, 봉인되었던 진실은 무엇일까. -소설MD 박형욱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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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그토록 오래 남들에게 감추어온 그의 삶을 통째로 알았다. 그의 현재뿐 아니라 감춰진 과거도, 최고의 영광뿐 아니라 최악의 모습도, 점잖은 겉모습뿐 아니라 구역질 나는 내면까지도.
오래 잊었던 열여덟 살의 여름이 떠올랐다.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변에서 죽은 사람을 본 그해 여름. 얕은 갈수기 물살에 하천의 바닥 자갈이 쓸리는 요란한 소리. 젖은 옷자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뺨에 달라붙은 수초와 이마에 맺힌 물방울……. 그 일은 그때까지 일어난 일들과 달랐고 그 모든 일을 합쳐놓은 것과도 달랐다.
그는 이제 안다. 부끄럽고 부도덕한 과거를 대면할 용기가 없었음을. 지금까지 미루어왔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것을.”
--- p.25

“화려한 하워드 주택과 볼품없는 맬컴 주택은 더할 바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웃이었지만 두 가족을 구분 짓는 은밀한 경계는 존재했다. 더없이 친밀한 이웃이라는 관계를 한 꺼풀 벗기면 거기에는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냉혹한 구조가 도사리고 있었다. 부자와 빈자, 윤택한 자와 누추한 자, 기회를 가진 자와 소외된 자, 섬기는 자와 섬김을 받는 자로 환원되는 비정한 계급체계. 한가족처럼 매일 함께 어울려도 그들은 가족이 아니었다. 하워드 주택은 맬컴 주택 사람들이 꿈꿀 수는 있어도 가질 수 없는 대상, 바라보긴 해도 다가가지 못할 영역이었다.”
--- p.35

“아내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모든 것이 무너졌다는 공포에 그는 망연자실해진다. 하나씩 무너지는 것은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몰락은 한순간에 오는 것이다.
그는 이제라도 진실을 알릴 수 있다. 아버지가 지수를 죽이지 않은 것처럼 형도, 그도 그녀를 죽이지 않았다. 지수를 죽인 건 순진하고도 멍청한 거짓말들이었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367

“그들의 사랑과 복수는 착각과 오해로 시작되었고 지탱되었다. 처음부터 진실은 없었어도 거기에는 삶의 열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만약 그를 진실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복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다른 것이 다 헛것이라도 그 순간을 채운 기쁨만은 진실이었으리라.”
--- pp.368~36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진실과 거짓, 사랑과 증오, 의지와 운명……
우연이라는 삶의 불가해한 힘 앞에 무너져내린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

성공의 절정에 이른 그날 아침, 아내가 사라졌다!

그날은 자신의 생일이자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날이었다. 성공한 화가로 이름난 한조의 마흔네 살의 첫 아침,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아내가 온데간데없다. 집 안은 평소와 다른 정적만이 가득했다. TV소리도, 주방을 오가는 아내의 발소리도 찻잔이 달각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오래 집을 비울 사람이 세심하게 갈무리한 집처럼 거실과 주방은 깨끗하다. 아내의 소형차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집을 비운 것도 아니고 곧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전화기는 꺼져 있고, 단골가게를 들러 봐도 가게 주인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행방을 몰랐다. 완벽한 하루, 성공의 절정에 이른 그날, 아내가 사라졌다. 그를 떠난 건지, 버린 건지, 도망친 것인지 한조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아내가 지내던 작업실, 작업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두툼한 서류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아내가 쓴 소설이었다.

“A4용지 40쪽 분량의 글은 어떤 소설에서 발췌한 일부분으로 보였다. 열여덟 살 여고생과 마흔 줄에 접어든 유명화가의 사적인 관계를 그렸는데 조숙한 소녀의 사랑과 자기중심적인 화가의 배신을 화가 아내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었다.(…)아내는 그토록 오래 남들에게 감추어온 그의 삶을 통째로 알았다. 그의 현재뿐 아니라 감춰진 과거도, 최고의 영광뿐 아니라 최악의 모습도, 점잖은 겉모습뿐 아니라 구역질 나는 내면까지도.” ―본문 21쪽~25쪽

아내의 소설은 한조를 25년 전 여름으로 데려가주었다. 강변에서 죽은 사람을 본 그해 여름. 적벽돌 장식이 투명하게 빛나는 주택, 고풍스런 나무 창틀과 웅장한 포치 앞에 펼쳐진 넓은 정원. 한 세기 동안 언덕을 지켜온 하워드 주택, 또 그 아래 작은 멜컴 주택은 한조 가족들이 살던 집이었다. 관리주임이었던 아버지, 하워드 주택에서 일하는 어머니, 그리고 형인 수인. 25년 전 여름은 하워드 주택으로 이사온 지수 가족과의 만남이 전부였고 지수의 여동생 해리, 그리고 자산가인 지수의 부모와 겪은 ‘그 일’이 떠올랐다. 한조는 아내의 소설에서 자신의 그 여름을 떠올렸다. 한조의 유년기를 뒤덮은 하워드 주택. 25년 전에 일어났던 ‘그 일’에 대해 한조는 아무렇지 않게 대면할 용기가 없었음을, 지금까지 미루어왔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려한 하워드 주택과 볼품없는 맬컴 주택은 더할 바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웃이었지만 두 가족을 구분 짓는 은밀한 경계는 존재했다. 더없이 친밀한 이웃이라는 관계를 한 꺼풀 벗기면 거기에는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냉혹한 구조가 도사리고 있었다. 부자와 빈자, 윤택한 자와 누추한 자, 기회를 가진 자와 소외된 자, 섬기는 자와 섬김을 받는 자로 환원되는 비정한 계급체계. 한가족처럼 매일 함께 어울려도 그들은 가족이 아니었다. 하워드 주택은 맬컴 주택 사람들이 꿈꿀 수는 있어도 가질 수 없는 대상, 바라보긴 해도 다가가지 못할 영역이었다.” ―본문 35쪽

두 가족의 구성원이 비슷했다. 부모가 있고 두 자녀가 있었다. 하워드 주택에서는 자매가, 멜컴 주택에서는 한조와 그의 형인 수인이 있었다. 한조와 지수는 동갑이었고 수인은 공부를 잘해 함께 공부를 봐주곤 했다. 가족들끼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었지만 멀리서 봤을 때에는 좋은 이웃처럼 보이곤 했다. 어느 날이었다. 금융위기로 인한 구제금융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 같은 우울한 뉴스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평소 귀가 시간이 8시를 넘긴 일이 없던 지수가 9시뉴스가 끝나도록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워드 주택의 부모들은 밤 10시가 넘자 지수의 친구들과 학원 강사와 학교 담임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수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맬컴 주택 남자들이 한밤중에 달려나와 사냥을 하는 개들처럼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새벽이 가까워질 무렵 돌아온 그들은 모두 빈손이었고, 누구도 지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유력인사의 딸에게 닥친 의문의 죽음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그만이었다. 참혹한 사건이 정치를 꿈꾸는 희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불순한 추측과 완벽해 보이던 가족에게 닥친 불운에 대한 호기심 어린 동정이 난무했다. 몰려든 기자들의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지수의 성적표가 공개되었고 하워드 주택 소개 기사에 한조의 그림이 게재되었다.”
―본문 78쪽~79쪽

사람들의 시선은 하워드 주택 안에 걸린, 주택의 전경 속 지수의 실루엣을 그렸던 한조로 향했다. 지수의 죽음에 어떤 관련이 있을 거라는 소문이었다. 평소 한조의 모델이 되어주곤 했던 지수였고, 한조가 지수를 좋아했었다는 말이 돌고 돌아 범죄의 가능성으로 귀결되었다. 한조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으나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 형 수인은 한조에게 지수의 실종 시간 알리바이에 대해 입을 맞추자고 제안했다. 그건 거짓말이었지만 그 둘에게 사람들의 시선을 비껴가게 할 일종의 약속이자 최후의 방어였다. 하지만, 의외의 물건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불거졌다. 한조의 아버지가 찍은 지수의 사진. 수문교 난간에 기대어 웃고 있는 지수의 얼굴. 철제 난간의 가로 살대에 허리를 기댄 그녀의 어깨 너머로 잔잔한 수면이 반짝이고 있었다. 형사들은 그 사진에 주목했다. 급격하게 용의자는 한조에서 한조의 아버지 이진만에게로 향했고, 급기야 영장을 발부받아 이진만의 작업실을 수색했다.

“아버지의 죄에 대해 알고 싶어 해도 알아도 안 된다는 거역할 수 없는 선언이었다. 바로 그 순간 한조는 분명히 느꼈다. 지금껏 살아온 세계가 멈추고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바뀌었다는 것을. 그 세계는 친절하고 따뜻했던 지금까지의 세계와 다르리라는 것을. (…) 아버지는 감방에 있고 어머니는 취해 쓰러졌으며 형에겐 그럴 아량이 없었다. 그 순간 자신을 위로할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는 두 눈을 꾹 감아 눈물을 짜내며 자기 몸을 껴안았다.” ―본문 119쪽

평화로운 두 가족의 삶은 지수의 죽음으로 인해 여지없이 무너져내렸다. 한 가장이 여고생 성폭행 살인자가 되었고 그의 부인은 알코올 중독자로, 두 아들은 살인자의 아들로 평생을 살게 되었다. 딸을 잃은 하워드 주택의 부모들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막내딸 해리는 부모들의 돈을 목적으로 친척이 입양했다. 시간이 흐른다. ‘그 일’에서 벗어나고자 그곳을 떠났다. ‘그 일’은 이제 남은 이들이 살아가는 데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한조에게 낯선 여자가 나타났다.

깊은 수면 아래 봉인된 하나의 진실, 폐허 위에 위태롭게 서 있던 비밀

우연히 맺어진 이웃에서 살인자와 그 피해자가 되어버린 두 가족.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그날의 진실. 누군가는 진실보다는 가족의 삶을 우선시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가족의 삶보다는 자신의 사랑을 먼저 선택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보여지는 진실 그 위태로운 경계에서 비극적인 운명에 휘둘리는 사람들. 진실에 가까운 오해와 착각들이 뭉치고 뭉쳐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건 아닌가를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으로 인해 풀리지 않을 사슬처럼 얽힌 세 남녀의 착각과 오해. 진실을 오해하고 드러난 사실을 거짓으로 받아들여 벌어지는 징벌과 복수. 소설은 스스로 파괴된 시간은 쉽게 돌이킬 수 없으며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이 한 개인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물어온다.

회원리뷰 (53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부서진 여름』거짓말과 진실, 그것이 나타내는 것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1.05.13 | 추천12 | 댓글2 리뷰제목
거짓말은 새로운 거짓말을 낳는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끝까지 감출 수 있다고 여긴다. 누군가를 통해서 혹은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되는데, 언젠가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만약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그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복수 하겠다고 계획했던 사람도 상대방을 순수하게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
리뷰제목

거짓말은 새로운 거짓말을 낳는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끝까지 감출 수 있다고 여긴다. 누군가를 통해서 혹은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되는데, 언젠가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만약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그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복수 하겠다고 계획했던 사람도 상대방을 순수하게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삶에서 가장 완벽한 순간, 홍콩 옥션에서 그림이 팔렸고 성공한 화가 이한조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런 시점에 아내가 사라졌다. 한조는 아내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모든 것을 아내가 결정했고 지금의 그로 이끌었다. 아내의 작업실에 소설로 보이는 글이 적힌 봉투만 있을 뿐이었다. 그 소설에서 화가는 열여덟 살의 소녀를 만나 예술가로서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아내의 시점에서 쓰인 내용이었다. 누가 봐도 한조를 가리키는 내용이었다. 소설이 발간되면 그의 삶은 낱낱이 파헤쳐질 것이었다

 

 

 

한조는 열여덟 살의 여름의 기억을 떠올렸다. 하워드 주택에 새로 들어온 모두 흰 옷을 차려입은 가족. 하워드 주택과 맬컴 주택은 굉장히 사이좋은 이웃으로 보였지만, 보이지 않은 경계선이 그어진 상태였다. 열여덟 살의 지수는 하워드 주택을 주로 그렸던 한조의 모델이 되어 주었고 여름날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면식범 소행일 경우 주변의 남자들이 용의 선상에 오르게 되는데, 학교의 관리인으로 일하는 맬컴 주택의 이진만과 그의 아들들 수인과 한조가 그 대상이었다

 

수인은 한조에게 지수가 사라진 날 하워드 주택의 지하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을 누가 아느냐고 물었고, 그가 위험해질 것을 우려해 함께 수학 공부를 하였다고 말하라고 했다. 한조는 형을 의심했다. 수인을 좋아했던 지수와 다투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형이 살인자일 가능성 때문에 한조는 입을 다물었다

 

 

 

한조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되므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수인을 의심했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수인이 의심스러웠다. 한조는 자꾸 되묻는다. 그때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형은 무엇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했던가. 아버지는 두 아들 때문에 스스로 살인자가 되었다. 그렇다고 수인과 한조의 아버지가 전혀 아니라고 말할 근거 또한 부족했다한조 또한 의심의 대상에서 완벽하게 빠져나올 수 없다.

 

결국 그는 그녀의 무엇도 이해하지 못했다. 타인의 기억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 아무도 없다. 그것은 진실을 이기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같다. (186페이지)

 

 

 

그러고 보면 사람의 기억이란 충분히 왜곡될 수 있으며 또 얼마나 연약한 것인가. 지수가 사라지던 날 태리가 보았던 그 장면은 이언 매큐언의 소설과 원작 영화 어톤먼트를 떠올리게 한다. 왜곡된 기억으로 전쟁터에 나가야 했으며 두 사람은 오래도록 떨어져 지내야 했다.  부서진 여름또한 자기가 보았던 장면과 그 사건을 지켜본 수사관의 몇 마디의 말로 진실이 왜곡되었다. 사랑하면서도 복수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던졌다. 얼마나 어리석은지 모르겠다

 

그러면 사건의 진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수는 누가 죽였을까. 지수의 마지막을 지켜본 사람은 누구였을까.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스스로 죽기로 결심했던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일까. 끝내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어쩌면, 어쩌면 전혀 의외의 인물이 살인자일 수도 있었다. 진실이 묻히고 말았다는 게 몹시 안타까웠다결국, 누가 지수를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거짓말로 인하여 진실이 묻히고 그것이 어떤 형태의 결과를 나타내는지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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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서평]부서진 여름 - 이정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나* | 2022.07.06 | 추천4 | 댓글2 리뷰제목
아내가 사라졌다. 그림을 그릴 줄만 알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조. 그런 그의 곁을 그녀가 떠나버렸다. 행복했던 어제는 벌써 온데 간데 없었다. 평온할 것만 같은 하루가 단지 그녀만 없을뿐인데 불행으로 바뀌어 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찾아지지 않는 그녀. 아예 작심한 듯이 모든 것을 다 완벽한 상태로 정리해 놓고 사라진 그녀. 이 성공의 피크에서 대체 그녀는 어디로;
리뷰제목

내가 사라졌다. 그림을 그릴 줄만 알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조. 그런 그의 곁을 그녀가 떠나버렸다. 행복했던 어제는 벌써 온데 간데 없었다. 평온할 것만 같은 하루가 단지 그녀만 없을뿐인데 불행으로 바뀌어 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찾아지지 않는 그녀. 아예 작심한 듯이 모든 것을 다 완벽한 상태로 정리해 놓고 사라진 그녀. 이 성공의 피크에서 대체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것인가.

 

한조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운명에 선전포고할 때였다.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과거를 어루만지며 삶을 쌓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릴 것이다.

206p

 

이야기는 지금 현재 화가 한조의 모습을 그려 놓은 후 오래전 이야기로 떠나간다. 한조가 어린 무렵이다. 그와 그들의 가족이 살던 맬컴 주택. 아버지는 하워드 주택을 관리하고 학교를 관리했다. 하워드 주택에 새로운 가족이 들어왔다. 그것이 지수네 가족이었다. 지수와 한조의 형은 같은 나이였다. 또래 아이들이 있는 만큼 잘 어울렸다. 그런 날이 영원할 줄로만 알았지만 사건은 벌어지고 말았다. 지수가 사라진 것이다. 그녀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유괴를 당했다면 연락이라도 와야 할 터인데 그런 연락도 없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였던 곳에서 경찰들은 아이를 찾으러 수색을 하지만 당최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지수는 어디로 갔을까.

 

오래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그곳에서부터 차분히 현재를 향하여 또박또박 걸어온다. 왜 지금의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려면 그때 당시부터 알아야 한다는 듯이 정해진 박자대로 굳건히 걷는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이해하게 된다. 지금의 이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말이다. 어린 시절의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 그녀의 사라짐이 이해가 된다.그녀가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계획하고 꿈꿔오고 이루려고 했던 복수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인생 자체를 바꾸어 놓게 된 인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리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319p

 

하지만 그녀의 복수는 정당했을까. 자신으로 인해서 그의 삶도 어느 정도는 망가지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는 그 댓가를 치룬 것이 아니었을까. 그에게 합당한 처벌은 이미 내려진 것이 아니었을까. 그의 인생 전부를 통해서 말이다. 이정명 작가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다. 이름에 끌려저 제목에 끌려서 읽어버린 부서진 여름. 그의 작품이 왜 인기가 있는지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다면 이제 그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서 읽어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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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여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쉼* | 2021.06.24 | 추천4 | 댓글2 리뷰제목
글을 다 읽고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이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했을 뿐 아니라 두 가정이나 파괴했다. 그런데 딱 하나의 거짓말이 아닌 여러 거짓말들이 만들어 낸 상황이었는지 모르겠다.   지수, 한조, 해리, 수인의 입장에서 바라 본 그날의 진실과 그 이후의 삶이 마지막에 한자리에서 만난다. 이야기는 하워드 주택과 맬컴주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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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다 읽고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이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했을 뿐 아니라 두 가정이나 파괴했다. 그런데 딱 하나의 거짓말이 아닌 여러 거짓말들이 만들어 낸 상황이었는지 모르겠다.

 

지수, 한조, 해리, 수인의 입장에서 바라 본 그날의 진실과 그 이후의 삶이 마지막에 한자리에서 만난다.

이야기는 하워드 주택과 맬컴주택에서 부터 시작한다.

선교사들이 살던 곳이고 그들이 돌아가고 빈집이있다가 희재라는 사업가가 집을 구매해서 들어오게된다. 정치적인 입지를 굳히고 전략적인 방안으로 가족들의 희생도 감안하면서 하워드 주택에 들어오게 된다.

 

이사오고 지수와 해리는 맬컴 가족의 관리인의 아들인 수인과 지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된다.

큰 아들 수인은 그 지역내에서 수재였고 한조는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불행은 늘 엇갈린 사랑에서 시작되는 법 하워드 주택의 큰딸 지수를 한조가 사랑하게 되고 지수는 한조가 아닌 형인 수인을 사랑하게 된다. 수인의 화살표가 어디로 향하는냐가 관건이었는데 정말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것 같다.

어느날 지수는 사라졌고  그 밤 모두는 거짓말을 했다.

각자 다른 이유로 인해서 그들은 자구책으로 거짓을 말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고 댐하류에서 지수의 시체가 발견되고 살인이냐? 자살이냐?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수의 몸에서 다른 체액이 소량 발견된 것이다.

범인은 수인과 한조의 아버지인 맬컴아저씨로 몰렸고 자백을 받아내고 속전속결로 형을 살게 된다. 그들은 살인자의 아들이 되었고 석연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게 사건은 잠기는 것 같았다.

한조는 미술대학을 가고 그림을 그렸으나 갈피를 못잡고 있다.

하워드 주택으로 가고 잠시 관리사로 일하게 되면서 묘령의 여인과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사라지고 만다. 다시만난 그녀는 쿤스트라는 미술잡지 기자였고 그를 당당하고 유명한 화가로 만들었다. 그렇게 결혼하고 행복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그 순간, 또 다른 내리막길이 펼쳐진다. 끝도 없는 절망의 나락과 그 밑에 깔린 그 날의 진실!

정말 예측할 수 없었다

수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누굴지는? 예상도 못했다.

스토리 진행방식은 맘에 들었는데 끝부분이 살짝 개연성이 없어보이고 인물들이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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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7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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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의 감흥이 너무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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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빠 |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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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힌다. 재미있다. 그리고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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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아* |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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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여름 넘 재밋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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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a*******7 | 202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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