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되는 정보다. 이 정보의 절반은 엄마에게서, 나머지 절반은 아빠에게서 온다. 엄마와 아빠가 절반씩 나누어주는 유전정보가 잘 합쳐질 때 자식이 태어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자라면서 점점 부모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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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유전자를 ‘우성’, 드러나지 않는 유전자는 ‘열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우성이 열성보다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서로 대립되었을 때 우선 몸에 특징을 드러내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쉽게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일 뿐이다.
이처럼 10여 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최초로 유전자라는 개념을 정리하고, 기본적인 유전 법칙을 발견한 멘델은 오늘날 ‘유전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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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과 크릭이 만든 DNA 모형은 두 개의 리본이 마주 꼬인 모양 같은데, 리본과 리본 사이에는 2개의 염기가 결합된 염기쌍들이 이빨처럼 나란히 늘어서 있다. 어찌 보면 아주 긴 사다리를 꽈배기처럼 꼬아 놓은 모양 같기도 하다. 이런 DNA 모형에서 사다리의 발 받침대처럼 줄줄이 늘어선 막대 모양 속에 유전과 관련된 정보가 저장된다. 이 막대들은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이라는 4가지 염기물질이 2개씩 짝을 이루어 결합한 것이다. 이 염기물질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A, T, G, C라고 줄여서 부르고 이들을 한꺼번에 부를 때는 화학적 성질에 따라 염기, 혹은 염기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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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는 세포로 이루어졌다. 사람은 약 100조 개의 세포를 가지고 있다. 이 세포들이 가지고 있는 염색체는 모두 같다.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결합된 하나의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거듭해 모든 세포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의 세포 안에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23개의 염색체와 아버지로부터 받은 23개의 염색체, 즉 23쌍의 염색체가 들어 있다. 염색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똘똘 뭉쳐 있는 DNA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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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지고 있는 염색체 23쌍은 상동염색체로 이루어져 쌍을 이루는 두 개의 염색체끼리 서로 닮아 있다. 그런데 염색체를 크기순으로 늘어놓으면 가장 마지막에 번호를 붙이지 않은 특이한 염색체가 온다. 이 염색체는 성염색체로, 여자는 XX로, 남자는 XY로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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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 모든 생명체의 유전정보는 DNA에 염기서열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 염기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시토신이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지에 따라 신체에 드러나는 유전형질은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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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는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탐색기이고, 여기에 가위 역할을 하는 절단효소가 따라 다닌다.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는 절단효소는 캐스나인CAS9이란 단백질이다. 그래서 이 유전자가
위를 ‘크리스퍼 캐스나인’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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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은 생명체의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재조합해 인간에게 이득이 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유전공학 연구자들은 생명체의 DNA 염기서열을 읽어 의미를 알아낼 뿐만 아니라 문제가 있는 DNA에 치료 유전자를 끼워 넣는 일도 한다. 또 유전자 설계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일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생명현상에 관여하기 때문에 요즈음은 유전공학 대신 ‘생명공학’이란 말이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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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요즈음은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유전자가위를 사용하려고 노력중이다. 그 중 하나로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에도 유전자가위가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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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복제가 가능하다면 인간복제도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가능하다.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통해 몸에서 떨어져 나온 체세포를 하나만 구할 수 있어도 자신과 유전정보가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것을 허용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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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무리 소수라도 약한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는 기술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관리하고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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