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한마디
[프로불편러가 어때서!] 미디어에 등장하는 차별과 혐오는 전염성이 강하다. 현직 사회 교사가 미디어에 빠진 10대를 위해 ‘프로불편러’를 자처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에서 차별과 혐오를 짚어내며 인권감수성과 비판적 수용력을 키워준다. 예민함이 아닌 둔감함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 되어줄 책. - 청소년 MD 김소정
프롤로그 1장 정의로운 결과는 기회의 평등에서 : 미디어로 본 기회의 불평등 이야기 나의 원픽 아이돌은 왜 탈락했을까? 인기 드라마 속 고3도 우울하다 그들은 어떻게 본부장이 되었나? 2장 타고난 성별을 넘어서다 : 미디어로 본 양성평등 이야기 사고뭉치 주인공을 누가 구할까? 미인 대회는 왜 TV에서 사라졌을까? 로맨스라는 포장지로 가린 폭력 3장 조금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 : 미디어로 본 사회적 소수자 이야기 ‘동네 바보 형’에게도 권리가 필요하다 음지를 탈출한 성 소수자 내 나이가 어때서 대한외국인이 될 예정입니다 4장 사는 동네가 달라도 함게 걷는 법 : 미디어로 본 빈부 격차 이야기 임대거지? 뉴스가 퍼뜨리는 말, 말, 말 가난한 사람은 왜 불상한 사람이 되었지? 금수저 연예인 기사를 클릭하는 이유 5장 인종이 아니라 인류를 바라볼 것 : 미디어로 본 인종차별 이야기 ‘흑형’이라는 말이 왜 문제가 될까? 문화에도 우열이 있나요? 디즈니가 선택한 흑인 인어공주 6장 나를 위해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 미디어로 본 외모차별 이야기 예쁘고 잘생겨서 용서해 준다? 미디어는 어떻게 멋진 외모를 강요할까?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미디어 부록.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토론 참고문헌 |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이 성장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표현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들 가운데 그러한 것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언론들의 보도 경쟁이 이어지면서, 그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유튜브나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서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내용이 방영되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방을 희화화하는 일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사의 보도 기사들 역시 인권에 대한 감각이 점점 무뎌져서, 자극적이거나 소수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제목을 뽑기도 한다.
이 책은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라는 부제로, 언론사의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차별적 표현들과 그 의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TV를 보다가 채널 다툼을 하는 남매의 상황을 설정하여, 본문에서는 그들에게 미디어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차별'의 상황과 의미를 설명하는 삼촌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아마도 내용을 이끌어가는 '삼촌'이라는 존재는 사회교사인 저자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설명 과정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방송과 인터넷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있기에, 아마도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주변에 '차별적 표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로운 결과는 기회의 평등에서’라는 제목의 1장에서는,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투표 결과를 조작했던 사건과 치열한 대학입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재벌 후계자가 젊은 나이에 본부장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들을 통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평등’과 ‘형평’의 의미를 깊이 고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장에서는 미디어에 흔히 드러나고 있는 ‘성차별’이라는 주제를, ‘타고난 성별을 넘어서다’라는 제목으로 풀어내고 있다. <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에서,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그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물론 남성중심의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성차별’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고, 미디어에서 이러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것도 주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소수자에 초점을 맞추어 ‘조금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3장)을 조명하고,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빈부 격차의 문제를 ‘사는 동네가 달라도 함께 걷는 법’(4장)이라는 제목으로 다루고 있다. 이제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인종이 아니라 인류를 바라볼 것’(5장)이라는 제목으로 인종차별문제를 조망하는가 하면, 외모에 따른 차별 현상을 ‘나를 위해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6장) 행동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방송비평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지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디어들에서는 ‘차별’과 관련된 문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제시하면서, '기회의 평등'과 '성차별',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그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되는 '빈부 격차'와 '인종 차별'에 대한 주제는 물론, '외모로 인한 차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에서 자행되고 있는 차별의 실상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의 일상적 언어 속에 '차별적인 표현'이 얼마나 깊게 자리를 잡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람들의 인권 의식이 향상되면서 미디어에 발현되는 차별적인 표현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혹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 '차별'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설마요, 당신에게 불편하면 모두가 불편할걸요? 다만 모른 척하는 게 익숙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지나치는 거죠. 그게 우리 모습이에요."
라고 제목을 보자마자 해주고 싶던 대답이었다. 드라마, 예능, 영화, 심지어 다큐멘터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인권침해나 비하가 담긴 장면을 종종 발견한다. 불편해지는 일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것도 인권에 대해 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씌어진 책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은가.
개인적으로도 숱하게 얘기 해왔지만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사회,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부모의 재력이나 권력의 대물림이 있어야 하는 사회가 된 것도 문제지만 그런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그걸 능력이라고 여기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 부끄러워해야 할 일조차 이유를 알지 못하는 세대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읽다 보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런 불평등한 일들을 구체적인 숫자와 지표로 확인하는 일이 오히려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길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경쟁에서 뒤처지는 자신의 상황을 혹시라도 능력 없는 부모 탓으로 돌리면 어쩌나 싶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분명 미디어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인 동시에 현실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는데 동의한다. 그래서 미디어를 제작하는 일에 좀 더 세심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닐뿐더러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미디어는 노력해야 한다.
또 차별이나 혐오를 개인의 권리로 착각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사실도 알려준다. 단순하게 관점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닌 그런 혐오가 야기하는 여러 사회 문제를 설명한다. 이런 개인의 관점 이전에 인간적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돕는다. 나아가 점점 증가하는 노인 혐오 문제에 대해 반세기 만에 이뤄낸 근대산업화의 격변이라고 한국의 현실을 적확히 지적한다. 과거 세대처럼 오랜 시간 경험과 연륜을 쌓고 후대에 지혜를 넘겨 주던 시대가 아닌 눈만 깜빡여도 순식간에 변화하는 기술의 발전은 노인 세대의 연륜을 전달하기는커녕 청년 세대에게 신기술을 배워야 하는 입장으로 뒤바뀌어 노인 세대가 겪어야 할 괴리감이나 갈등이 크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혐오의 표현을 따옴표에 넣는 제목으로 대중의 주목을 끌거나 현상을 그대로 적어 내리는 적나라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 그렇다면 혐오 표현의 대체 용어나 해결 방안, 이에 담긴 오해를 바로잡는 기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132쪽
한편 왕따가 피해자의 측면에서 지칭되는 용어라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나라의 불링이나 이지메 같은 집단 따돌림은 가해자 측면의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이 씁쓸하다. 왜 우린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할까?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사로 이목을 끌려는 기사를 써대는 기자들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여하튼 한국의 언론은 심각하게 자성해야 한다.
이 책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한 현실적 사회문제를 꽤 다양하게 다룬다. 불평등, 소수자, 빈곤, 혐오, 인종, 외모 등 구체적 지표를 토대로 문제에 대한 제시와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특히 단순하게 미디어의 한 장면을 제시하며 흥미 위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게 아니라 청소년이 무엇이 옳은 생각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힘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심의를 받기에 그 무엇보다 공정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방송이 범하는 오류가 상당히 많다. 차별과 혐오를 당연하게 인식하게 할만한 표현이 등장하기도 하고, 성역할을 여전히 구분하는 장면도 많다. 사회는 조금씩 감수성이 예민해져가고 있는데, 방송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들이 꽤나 많다.
각종 육아 예능이나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하루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볼 때 20-30대가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 신경 쓰였고,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상성'을 강요하는 것에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 책은 그렇게 방송을 보면서 의아해하고 불편하게 느껴왔던 부분들을 속 시원하게 짚어주고 있어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
지금은 없어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성을 상품화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 부의 세습과 형평성,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드라마 속 상황 설정 등을 짚어줌으로써 예민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자칫 잘못된 상황을 당연하고 옳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을 바로잡아준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삼촌이 조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읽히고 가독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 책을 가지고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아이들과 토론 수업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엄마 페미니즘은 나쁜 거예요?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는데 그게 뭐에요?" 이렇게 질문을 했다는 거다.
뭔지 제대로 모르는 채 미디어속 장면을 보며 페미니즘도, 장애문제도, 동물권도 잘못된 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런 책을 읽고 아이들이 생각을 정립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디어는 생각보다 강력하게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니까.
** 미디어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인 동시에 현실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어. 미디어 속 여성 캐릭터 변화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현실 속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단다. 계속해서 변화하다 보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벽히 깨는 '제2의 스컬리'가 또 다시 탄생하지 않을까? (75p)
** 미디어에 비쳐지는 장애인의 전형적인 모습이 있어. 대부분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 주는 모습들이야. 영화나 드라마에서 장애인이 등장하는 장면을 생각해 봐. 비장애인이 등장하는 장면에 비해 눈물을 유발하는 장면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야. 미디어에서 장애인은 불쌍하게 사는 사람, 동정받아야 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주인공의 가족으로 주인공에게 고난과 역경을 더해 주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고, 가족애를 돋보이게 해 주는 장치로 등장하기도 하지. 극의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장애인의 사연을 통해 눈물을 쏟게 만드는 설정도 우리가 익히 보아 온 장면이야. (83p)
** 진정한 다문화가 이루어지려면 이주민을 한국에 동화시키려고 하기보다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해. 그리고 이런 자세를 키우는 데 미디어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이주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이주민과 함께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해. 미디어의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겠지. (125p)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