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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쓰비시

사거리의 거북이-15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0건 | 판매지수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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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70g | 140*205*11mm
ISBN13 9791186419786
ISBN10 118641978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일제 강점기, 세상에 눈 떠 가는 열세 살 소년의 뜨거운 성장기

길용 아재네 집에서 더부살이 중인 인수는 조병창에 취직하는 것이 꿈인 열세 살 소년이다. 인수는 일본인 선생님의 미움을 받아 학교에서 쫓겨나고 김화댁 아주머니의 소개로 신탄상회 배달꾼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장작을 배달하러 간 집에서 일본 소녀 아야코를 만난다. 인수는 다른 일본인과 다르게 조선인에게 친절한 아야코를 신기하게 생각한다. 무더운 여름날, 갑작스러운 비에 휩쓸려 아야코가 위험해지자, 인수는 사력을 다해 아야코를 구한다. 이 일을 계기로 아야코 아버지의 눈에 든 인수는 꿈에 그리던 조병창을 구경하게 된다. 그러나 인수가 꿈꾸던 조병창과 실제 조병창은 많이 달랐는데…….

일제 강점기, 꿈과 현실의 차이를 자각하기 시작한 한 소년의 뜨거운 성장기. 아이와 어른 사이, 인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까?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그리운 학교
달팽이서당
미쓰비시 줄집
배달꾼
깍두기 형
기차와 아야코
야학
이상한 모임
다시 만난 아야코
소원
심부름
아, 조병창
사라진 팔
핏줄
굿바이, 미쓰비시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날이 더워서 그런지 줄집 밖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 얼마 전까지 히로나까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이 사는 곳이라고 해서 히로나까 줄사택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바뀌었다. 공장이 미쓰비시로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아 이들은 집이 줄줄이 붙어 있다고 해서 줄집이라고 불렀다. 줄집에 사는 노동자들은 이곳 너른들이 고향인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고장에서 강제 동원되어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일본이 벌이고 있는 전쟁터로 끌려갈까 봐 그것을 피해서 온 사람도 있다고 한다.
--- p.33

“우리 아버지는 기계 설계를 잘해서 이곳에 오게 됐어. 근데 아버지가 그러는 거야. 여기는 미개한 곳이니 함부로 여기 사람과 어울리면 안 된다고. 또 어디를 가든 대일본 제국의 국민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도 했지. 근데 나는 그런 것이 모두 이해가 안 돼. 나는 어린아이인데 왜 조선 어른들이 내 앞에서 굽실굽실 고개를 숙이지?”
“너는 일본 사람이잖아.”
“왜 그래야 하는데? 조선 사람은 일본 사람의 노예가 아니잖아.”
“노예?”
인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른들이 주고받던 말이 생각났다. 식민지가 되었으니 우리는 다 노예가 된 거라는 말. 그때는 그 말을 신경 쓰지 않고 들었다. 인수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다 똑같은데 왜 일본 사람은 위에 있고, 조선 사람은 아래에 있어야 하는 거지?”
--- p.97

“미쓰비시는 조병창 바로 길 건너 맞은편에 있어. 미쓰비시는 조병창을 도와주는 하청 업체야.”
“하청 업체?”
“조병창에서 시키는 대로 필요한 걸 만드는 공장. 넌, 내가 무기를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영삼 형이 말을 얼버무렸다.
“그럼 형은 뭘 만들어?”
“철판. 총알을 막을 수 있는 특수한 철판이라나 뭐라나.”
“총알을 막는 철판이라고! 그럼 무기보다 훨씬 더 센 거잖아!”
인수의 말에 영삼 형이 피식 웃었다. 이번에는 영순 누나가 말했다.
“군수 공장에 다니면 다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 조병창 안에는 철저히 계급이 나뉘어져 있어. 조선 사람과 일본 사람으로. 조선 사람은 가장 기초적인 것만 만들고, 세세하고 중요한 일은 모두 일본 사람이 해. 일본 사람은 무기 만드는 방법을 조선 사람에게 절대로 알려 주지 않아.”
--- p.12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린 배달꾼

인수는 길용 아재네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열세 살 난 소년이다. 인수가 사는 집은 줄줄이 붙어 있다고 해서 ‘줄집’이라고 불렸다. 인수는 일본인 선생님의 미움을 사서 학교에서 쫓겨나고 김화댁 아주머니의 주선으로 신탄상회에서 배달꾼으로 일하게 된다.
학교에 가고 싶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배달꾼이 된 인수는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조금씩 깨달아 간다. 그리고 언젠가는 조병창에 취직할 거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모던 뽀이 깍두기 형과 일본 소녀 아야코를 만나다

인수가 일하게 된 신탄상회 주인 내외에게는 갑득이라는 아들이 한 명 있다. 인수가 갑득이를 깍두기로 잘못 알아듣는데 오히려 갑득이는 예명으로 ‘깍두기’를 쓰기로 한다. 깍두기 형은 인수가 여간해서는 만날 수 없는 모던 뽀이다. 중절모를 쓰고 양복을 입고 빨간 넥타이를 한 깍두기 형을 인수는 좋아하고 따른다.

신탄상회에서 일하던 인수는 장작을 배달하러 간 일본인 집에서 아야코라는 또래 소녀를 만난다. 다른 일본인들과 다르게 유독 인수에게 친절한 아야코에게 인수는 호기심을 갖는다. 그리고 몇 번의 만남으로 조금씩 추억을 쌓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 엄청나게 물이 불어나고 아야코는 물살에 휩쓸리고 만다. 인수는 죽을힘을 다해 아야코를 구해 내고, 그 일로 아야코의 아버지 눈에 들어 꿈에 그리던 조병창을 구경하게 된다. 그리고 아야코 아버지의 비밀스러운 심부름도 몇 차례 하게 된다. 비밀에 부쳐진 아야코 아버지의 심부름은 도대체 무슨 일일까?


미쓰비시를 아시나요?

야학에서 공부하던 인수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이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고, 조병창에서 본 조선 노동자들의 충격적인 모습에 큰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깍두기 형으로부터 은밀한 부탁을 받고 고민에 빠지는데…….
인수는 깍두기 형의 부탁을 받아들일 것인가?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너른들, 지금의 인천광역시 부평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살았던 줄집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의 부평을 조명한다. 어린 인수의 시선으로 조병창과 미쓰비시 군수 공장, 그리고 그곳의 강제 징용자들을 보여 준다.
줄집이 있었던 삼릉은 미쓰비시 공장 노동자들의 사택이었고, 현재도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 연구 중이다.
똑똑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 인수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미쓰비시’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제국주의에 빠져 전쟁을 일삼던 그 시절을 기억해야 한다고.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닦는 것’이기에 미쓰비시는 아직 과거가 아니라고 말이다.


굿바이 미쓰비시, 굿바이 어린 시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처럼 인수는 알에서 나와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한다.
줄집에 살면서 조병창을 동경하던 인수의 어린 시절은 저물어 가고 있다. 인수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세상을 자각하고 서서히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현실에 눈뜬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한다. 인수의 선택이 어떤 것이든 그것은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고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하려는 새의 몸부림이자 선택이다. 작품의 마지막, 미친 듯 몰아치는 눈보라를 맞으며 산을 넘는 인수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작가의 말
미쓰비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기를


한국 전쟁으로 고향인 강원도 철원을 떠나게 된 부모님이 정착한 곳이 바로 부평 삼릉이라는 곳이었어요. 제가 태어난 곳은 성냥갑 같은 집이 다닥다닥 열 개씩 붙어 있는 집이었죠. 이런 집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제가 태어나 자란 곳은 세 번째 집이라 하여 3호집이라 불렸습니다. 푹 가라앉은 어두운 부엌 하나에 작은 방 두 개인 집에서 아이들은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자랐지요. 미닫이문으로 막아 만든 방 두 개에서 부모님과 삼촌, 오빠 둘, 동생 그리고 저까지 일곱 식구가 살았죠. 화장실은 공동 화장실이었고 공동 수도가 있어서 그곳에서 물을 떠 왔고요. 지금 생각하면 ‘어머나! 그런 데서 어떻게 살아?’ 했을 테지만 그때는 모두가 가난한 시절이라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고 살았답니다. 물론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는 일은 고역 중의 고역이었어요.

어렸을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저는 ‘삼릉’이라는 지역 이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어요.
“삼릉? 삼릉은 세 개의 능이라는 뜻이야. 그렇다면 어딘가에 세 개의 무덤이 있을 거야. 이제부터 그 능을 찾아보는 거야.”
모험이라도 하듯 마을 곳곳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지만 끝내 세 개의 능은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우리 집은 제법 넓은 대지에 작은 기와집을 짓고 부평역 북부 쪽으로 이사하게 되었어요. 우리 가족만의 화장실이 있고, 마당에는 우리 가족만의 수도가 놓인 집이었지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저는 인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하다가, 2012년 모교인 부평남초등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었어요. 40여 년이 지나 다시 삼릉을 만나게 된 것이지요.

그러자 어렸을 적 품었던 호기심이 다시 발동하였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어찌 보면 놀랍기보다는 부끄러운 일이었어요.

알고 보니 삼릉에서 릉은 ‘언덕 릉’ 자가 아니라 ‘마름 릉’ 자였어요. 그러니까 삼릉은 ‘세 개의 마름모’란 뜻으로 일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의 회사 이름이자 ‘쓰리 다이야 마크’라고도 부르는 회사 문양의 명칭이었어요. 그것을 알게 되자 그때부터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또 알게 된 사실! 제가 어렸을 적 태어나 자란 그 집이 바로 ‘미쓰비시 줄사택’이라는 것. 일본이 대륙 병참 기지화의 발판을 삼기 위해 부평에 조병창을 만들어 무기를 만들었고, 조병창 건너편(지금의 부평 공원)에 자리한 미쓰비시 군수 공장은 조병창을 돕기 위해 철판을 만들어 냈어요. 그리고 노동자를 전국 각지에서 강제 동원하였지요. 그러니까 제가 살았던 그 집이 바로 미쓰비시 노동자들을 위한 줄사택이었던 거예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저는 얼마나 부끄러웠는지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사람이 역사를 이렇게 모르다니! 그러니 학생들은 어떻겠어요? 그때 저는 마음속으로 큰 결심을 했습니다. 조병창을 주제로 하는 장편소설을 꼭 쓰겠노라고! 그동안 자료 수집하고, 책 읽고, 나이 드신 어른들께 이야기도 듣고 하면서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조병창과 미쓰비시 줄사택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었어요. 잘 모르니까 당연히 관심도 없었고요.

일본은 일제 강점기의 강제 노역 피해자와 유족이 낸 손해 배상 소송에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고도 불복해 항고한 상태입니다. 과거의 일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우리 주변에 있는데, 역사적 자료나 산물이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닦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1930년에 태어난 인수라는 아이를 등장시켰어요. 인수는 조병창을 동경하며 조병창에 취직하는 것을 꿈으로 삼고 있는 소년입니다. 이 소년이 조병창으로 인해 모진 삶을 이어 가고 있는 강제 동원 노동자들을 보며 일본의 만행을 알게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 백성들이 얼마나 끈질기게 일제에 저항했나를 그리기로 했지요.
오래전에 품었던 결심은 8년의 세월을 거쳐, ‘굿바이, 미쓰비시’라는 제목의 책으로 독자들 앞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는 것이 작가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열심히 역사를 공부하려고 합니다.

안선모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역사 동화 『굿바이, 미쓰비시』 역사를 안다는 것은, 삶에 새로운 의미를 새기는 것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비***원 | 2021.11.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굿바이, 미쓰비시 안선모 장편소설 청어람주니어 사거리의 거북이 15』 2021년 11월, 출판사 청어람주니어에서 마지막 신간 소식과 함께 나에게 책을 한 권 보내주었다. 너무나 생소한 말 「미쓰비시」 대체 이 낱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굿바이, 미쓰비시』라는 제목의 책, 멀리 보이는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연기와 그곳;
리뷰제목

 

 

『굿바이, 미쓰비시

안선모 장편소설

청어람주니어

사거리의 거북이 15』

2021년 11월, 출판사 청어람주니어에서 마지막 신간 소식과 함께 나에게 책을 한 권 보내주었다. 너무나 생소한 말 「미쓰비시」 대체 이 낱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굿바이, 미쓰비시』라는 제목의 책, 멀리 보이는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연기와 그곳을 향하다 멈춘 듯한 소년, 소년이 가고자 한 그곳엔 무엇이 있을까, 소년이 가고자 했던 그 마음은 무엇일까. 「미쓰비시」라는 낱말이 마치 소년의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궁금증에 나는 책장을 서둘러 펼친다.

 

 

『굿바이, 미쓰비시』는, 작가 안선모 선생님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지역 이름이 '삼릉'이라 붙여진 것에 대한 호기심과 머물렀던 집이 품고 있는 역사의 한 장면을 담고 있다.

나에게 너무나 생소했던 「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였던 그 시절에 무기를 만들어내던 조병청을 도와 철판을 만들었던 군수공장이다. 그리고 선생님의 어린 시절 추억을 안고 있던 집은,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의 숙소인 줄사택이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짓겠다 결심하게 되셨고, 지금 내 손에 들린 『굿바이, 미쓰비시』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끝까지 모르는 척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선생님의 노력과 열정은, 「미쓰비시」군수공장에서 일했던 수많은 강제 노역자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열세 살 인수는, 부모를 잃고 훈장어른에서 길용 아재 손으로 옮겨가며 자란다.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이는 없지만 인수는 학교에 다니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키우는, 맹랑하면서도 당당한, 절대 기죽지 않는나름 꽤 멋진 녀석이다.

길용 아재의 벌이가 신통치 않아지면서 인수는 학교를 그만 두게 되고, 배달꾼이 되어 가게 한 켠에 머물게 된다. 일본의 강제 명령으로 문을 닫게 된 서당이 야학으로 다시 열린다는 소식에 인수는 배달가는 길이 설레기만 하다. 일본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된 야학이지만, 조건은 조건일 뿐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로운 민족임에 틀림없다. 야학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더욱 힘을 실으며 조선 땅에서 우리가 당당히 설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가슴 속에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노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꼬맹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은 가져야 돼."

깍두기 형이 어쩐 일인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조선이 다시 일어나려면 힘이 있어야 해.

힘은 꿈이 있어야 생기는 거고."

"형, 나도 꿈은 있어."

"무슨 꿈?"

"조병창에 취직하는 꿈."

그 말을 듣자, 형의 얼굴이 먹구름보다 더 어둡게 변했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굿바이, 미쓰비시』 59~60쪽

무기를 만든다는 것만으로 인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조병창, 야학에서 훈장어른과 깍두기 형이 조심스레 하는 말, 일본인들의 안하무인 행동과 같은 조선인임에도 조선인을 무시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더해지면서 인수는 "왜?"라는 의문을 품는다.

인수의 "왜?"는, 조병창 취직을 꿈으로 가졌던 인수와 또다른 세상으로 발돋움으로 인수로 변화하는 시작을 알려주는 신호와 같다.

 

 

인수는, 매우 똑똑하며 당당한 소년이지만, 열세 살 철부지일 뿐이다.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매일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내는 조병창이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힐 수 있고, 조병창 내부를 구경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일 수 있다. 그러나 인수는 그것이 조선을 짓밟은 일본인들의 횡포이며, 조선인을 노예 취급하는 일본인들의 무력 행세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무지에 탄식한다. 조선땅에서 조선인이 당당하지 못한 세상, 인수는 이제 안다. 조선을 찾기 위한 힘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말이다.

괜히 화가 났다. 왜 화가 났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고 그냥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난 것 같았다. 또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날씨가 더운 탓만은 아니었다.

『굿바이, 미쓰비시』 98쪽

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바르게 알고 당당하게 서라고. 이것은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선물이자 지혜이며 뉘우침이다. 인수가 역사를 알고 자신의 무지를 탄식했듯,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새기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일본이란 나라가 조선에서 당당했던 그 때 그 시절의 아픔은, 우리에게 참된 힘이 무엇인지를 일깨우게 해 주었으며, 서로를 부둥켜 안고 일어서는 결의를 가슴 속에 심어주었다.

우리는 "굿바이, 미쓰비시"를 외치던 그 날, 역사 속에 새로운 삶의 시간을 채워 넣는다.

 

 

안선모 선생님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의 아픈 역사의 한 장면과 새로운 삶을 열게 된 '인수'라는 소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인수의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역사는, 단순히 흘러간 것이 아닌 삶을 들여다보는 우리의 눈을 성장시키는데 크나큰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

『굿바이, 미쓰비시』의 신간 소식과 함께 전달된 책갈피 두 장은, 마치 총알의 모양을 본딴 것 같기도 하고, "굿바이, 미쓰비시"를 외치는 함성이 하늘을 뚫고 지나는 듯한 형상을 닮은 듯 하다. 사실 나는 책갈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책갈피의 두께로 인해 책장이 벌어지거나 구김이 남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굿바이, 미쓰비시』 책갈피는 아주 얇아서 책장에 전혀 무리가 없어서 보고 또 봐도 마음에 쏙 든다. 꽤 오래도록 나와 함께 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굿바이, 미쓰비시』을 읽었다면, 생각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막연하게 줄거리 파악과 총평이 아닌, 인물이 처한 상황과 대화, 인물들의 생각을 따라가는 또 다른 경험을 한다면, 책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거리의 거북이 15. 『굿바이, 미쓰비시』 독후 활동지는

생각 그물

낱말 퍼즐

독서 퀴즈

독서 토의

로 구성되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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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청소년소설추천] 굿바이, 미쓰비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행**퐁 | 2021.11.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굿바이, 미쓰비시> 작품은 어떻게 탄생된 걸까? 안선모 작가님은 어렸을때 부평 삼릉이라는 곳에 자라셨다고 한다. 2012년에 부평 모교에 발령을 받고 다시 삼릉을 만났다고 한다. 어렸을적 품었던 호기심을 발동하였고 놀라운 사실, 아니 부끄러운 일이 었다고 한다. 알고보니 삼릉에서 릉은 '언덕 릉' 자가 아니라 '마름 릉'자였고. 그러니까 삼릉은 "세 개의 마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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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쓰비시> 작품은 어떻게 탄생된 걸까?

안선모 작가님은 어렸을때 부평 삼릉이라는 곳에 자라셨다고 한다.

2012년에 부평 모교에 발령을 받고 다시 삼릉을 만났다고 한다.

어렸을적 품었던 호기심을 발동하였고

놀라운 사실, 아니 부끄러운 일이 었다고 한다.

알고보니 삼릉에서 릉은 '언덕 릉' 자가 아니라 '마름 릉'자였고.

그러니까 삼릉은 "세 개의 마름모'란 뜻으로 일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의 회사 이름이자

" 쓰리 다이야 마크"라고도 부른 회사 명칭이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닥치는대로 자료를 조사하고 8년을 걸쳐 인수라는 아이를 등장 시켜

굿바이 미쓰비시를 세상밖으로 등장 시켰다.

미처 알지못했던 과거의 역사를 책을 통해 또 하나 알게 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사은품: 북마크 세트 2개입 : 색상랜덤>

북마크가 이쁘고 독특해보여 좋답니다.

 

1930년에 태어난 인수는 부모님이 없이.

길용 아재네 집에서 더부 살이 중인 인수는 조병창에 취직하는 것이 꿈인 열세 살 소년이다.

인수는 일본인 카네츠카 선생님의 미움을 받아 학교에서 쫓겨나고

길용 아재네 집에는 길용아재, 김화댁 아주머니, 영삼이 형,

영순이 누나 , 영팔이랑 같이 살고 있다.

학교를 못가니 물도 길어오고

땔감도 주어와야 했다.

 

 

해걸음이 되어 인수는 밤솔산에 올랐다.

훈장님이 서당에 야학이 열릴꺼라는 말을 들은 후 인수는

훈장님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훈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일본말을 가르친다는 조건으로 야학을 열 수 있게 된거라고 한다.


 

길용 아재는

영순이 누나가 정신대에 끌려가는걸 막기위해.

조병창 소개장을 영순이 누나에게 준다.

그리고 영순이는 누나는 조병창 의무실에 취직하게 된다.

 

김화댁 아주머니의 소개로 신탄상회 배달 꾼으로

신탄상회에서 일하고 먹고 자고 하게 된다.

나카마치거리 동네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주로 일본 사람을 위한 물건을 파는 곳이다.

나카마치거리에 신탄상회가 있다.

따로 월급을 주지 못한다는걸 아는 인수는 저녁만큼은 자유시간을 달라고 한다.

저녁에는 야학을 다닐 생각인것이다.

일본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횡포는 계속되었다.

조선 사람들이 셈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일부러 돈을 덜 내놓는 사람도 있었다.

인수가 조목 조목 계산하면 화를 내고 잘 못하지 않은 인수는 죄송하다고 말한다.

이런게 식민지 사람들의 신세란다.

남의 나라 사람들이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해도 꼼짝없이

당할 수 박에 없다는 주인아저씨의 말에...

배달꾼이 되면서 인수는 고된 세상살이의 맛을 조금씩 알아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조선이 왜 식민지가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나 인수는 화력 신탄상회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깍두기 형 때문이다.

깍두기 형은 신탄상회 주인 아저씨, 주인아주머니의 하나 밖에 없는 귀한 아들이다.

시골동네에서 여간 해서 만날 수 없는 모던 뽀이였다.

중절모를 쓰고 양복을 입고 빨간 넥타를 한 깍두형 하고 있으면

어깨가 으쓱거려지기 때문이다.

인수가 깍두기형처럼 모던 뽀이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형의 이름은 갑득이고 형은 공부하러 경성 보냈지만 학교는 그만두고 예술을

하면서 그냥 왔다 갔다 돌아다닌다고 했다.

깍두기형은 인수를 동생라 말해주는 깍두기 형이 좋다고 한다.

 

p59.

"꼬맹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은 가져야 돼".

깍두기 형이 어쩐 일인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조선이 다시 일어나려면 힘이 있어야 해. 힘은 꿈이 있어야 생기는 거고"

인수는 무슨 말인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었다.

" 형, 나도 꿈은 있어."

"무슨 꿈?"

"조병창에 취직하는 꿈."

그말을 듣자, 형이 얼굴이 먹구름보다 더 어둡게 변했다.

 

조병창이 뭐하는 곳인지 묻는 깍두기형 말에 인수는

무기 만드는 곳으로 , 영삼이 형처럼 무기를 만들거라고, 돈도 많이 벌거라고 말한다.

 

p60

"너도나도 일본 똥개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

내 고향은 저국의 군사 기지가 되고 , 내 친구 내동생들은 적국의 무기를 만들고".

인수는 도대체 무슨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했다.

똥개는 무슨말이고, 또 적국은 무슨말이고

 

 

그러던 어느 날, 장작을 배달하러 간 집에서 일본 소녀 아야코를 만난다.

인수는 다른 일본인과 다르게 조선인에게 친절한 아야코를 신기하게 생각하게 된다.

 

무더운 여름날, 갑작스러운 비에 휩쓸려 아야코가 위험해지자,

인수는 사력을 다해 아야코를 구한다.

 

이일을 계기로 아야코 아버지의 눈에 든 인수는 꿈에 그리던

조병창을 구경하게 된다.

그러나 인수가 꿈꾸던 조병창과 실제 조병창은 많이 달랐는데..

15살밖에 안된 어린친구가

일을 하다가 다쳐서 팔을하나 잃게 된 조병창에서 일하는 사람을 본 인수는

영순이 누나한테 물어본다.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제대로된 치료도 보상도 안해주고 부당하게 쫒겨나고

인수는 조병창에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다.

강단있고 하고자하는 말은 꼭 하려는 하는 인수에게

깍두기 형은 인수에게 부탁을 하고.

인수는 깍두기 형의 부탁을 들어줄까?

그리고 인수는 조병창에 취직을 할까?

 

독후 활동지는 청어람 주니어 블로그에 가면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어요.


 

독서전 활동, 독서 중 활동, 독서후 활동지로 나누어 있다.

독후활동지를 하면서 책의 내용을 되짚어 보고 생각할 꺼리를 주기때문에

굿바이, 미쓰비시는 오래도록 기억해줄 것 같다.

책을 통해 우리는 일제 강점기 시대를 또 알아가게 된다.

또 배워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11살 딸아이의 짧은 느낀점

새로운 역사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는 정말 암울하고 끔찍한 시절을 보낸 이들이 너무 많다.

조병창은 정말 끔찍한 곳이라는 곳이라는 곳을 알게 되고 느꼈고,

피해보상과 치료를 안해 주는게 너무 분했다.

우리땅에 우리말을 못쓰는것도 어울한데 조선인과 일본을 차별하는게 너무 기분이 나빴다.

모든 일본인이 그러지 않는다는걸 알았다. 아야코 만큼은 인수에게 친절한 친구였기때문이다.

역사 소설은 읽은 내내 마음이 아팠지만 읽고 나면 뿌듯했다. 그리고 나랑 나이차이

고작 몇살 차이 안나는데 자기생각과 주장이 강한 아이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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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굿바이, 미쓰비시_안선모 장편소설, 청어람주니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난*나 | 2021.1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청어람주니어 '사거리의 거북이' 열다섯 번째 책 《굿바이, 미쓰비시》가 출간되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읽었던 《꼬마 난민 도야》를 쓴 안선모 작가의 신작입니다.   얼마 전 10월 25일이 '독도의 날(대한제국칙령 제41호를 기념하고, 독도 수호 의지 표명 및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천명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었기 때문에 '미쓰비시'라는 일본 전범기업 이름이 적힌 제;
리뷰제목

청어람주니어 '사거리의 거북이' 열다섯 번째 책 《굿바이, 미쓰비시》가 출간되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읽었던 《꼬마 난민 도야》를 쓴 안선모 작가의 신작입니다.

 

얼마 전 10월 25일이 '독도의 날(대한제국칙령 제41호를 기념하고, 독도 수호 의지 표명 및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천명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었기 때문에 '미쓰비시'라는 일본 전범기업 이름이 적힌 제목을 눈여겨 봤답니다.

 

아이도 학교에서 10월 내내 독도 플래시몹 연습을 하고 이제 막 촬영을 마쳤을 때라 일제강점기, 세상에 눈 떠 가는 열세 살 소년 인수의 성장기에 더욱 관심이 갔습니다.

 


글_안선모

느릿느릿 걸으며 기웃기웃 다른 세상 엿보기를 좋아해요. 사라져 가는 것들, 새롭게 등장한 것들을 보면 호기심이 발동해 오랫동안 관찰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지요. 꽃밭 가꾸기, 동물 돌보기, 사찰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며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동안 《꼬마 난민 도야》 《엄마는 게임 중독》 《조용한 마을의 공유경제 소동》 등 많은 창작 동화와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 책을 펴냈으며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어요. 해강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기도 포천 산골에서 부엉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선생에게 일본어를 배워야 했지만 인수는 학교를 좋아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일본인 선생 눈밖에 나게 되면서 학교생활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됐지요. 너무 거리가 멀어서 한참 걸어다녀야 했어도 좋아했던 학교였는데요.

 

부모님이 안 계신 인수는 길용 아재 집에 얹혀 사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르거나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도 없었어요. 학교에 가지 않아도 길용 아저씨 댁에는 일이 많기도 했어요. 새벽부터 물을 길어 오고 땔감도 주워 오고, 잔심부름도 도맡아 해야 했으니까요.

 

길용 아재 집에는 김화댁 아주머니와 인수 또래 영팔이, 영순 누나, 영삼 형까지 식구들이 많았어요. 김화댁 아주머니는 기차역 부근 정미소에서 일을 했어요. 영팔이는 인수와 다르게 학교를 싫어하지만 마지못해 다니고 있었어요. 영순 누나는 똑똑하지만 정신대에 가지 않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이제 막 조병창 의무과에 취직을 했고요. 집에 있거나 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은 정신대에 가야 된다고 해서 서둘러 구한 일자리였어요. 영삼 형은 미쓰비시 군수 공장에 다녔어요. 영삼 형처럼 작업복을 입고 조병창에서 일하는 게 인수의 꿈이었지요.

 

일제강점기에 부모를 잃고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는 인수같은 아이도 있었지만 토막집에서 썩은 나무뿌리와 진달래 뿌리를 캐다가 피(볏과의 한해살이 풀)와 섞어서 죽을 끓여먹고 사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토막집은 산기슭에 기둥을 얼기설기 세우고 짚을 얹어서 만든 움집이라고 해요.

 

인수가 사는 길용 아재 집은 미쓰비시 줄사택이었어요. 아이들은 집이 줄줄이 붙어 있다고 줄집이라고 불렀어요.

 

날이 더워서 그런지 줄집 밖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 얼마 전까지 히로나까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이 사는 곳이라고 해서 히로나까 줄사택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바뀌었다. 공장이 미쓰비시로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집이 줄줄이 붙어 있다고 해서 줄집이라고 불렀다. 줄집에 사는 노동자들은 이곳 너른들이 고향인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고장에서 강제 동원되어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일본이 벌이고 있는 전쟁터로 끌려갈까 봐 그것을 피해서 온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영삼 형이 재작년부터 미쓰비시 군수 공장에 다니면서 그 덕에 온 식구가 줄집에 살게 되었다.

본문 33쪽

 

인수도 김화댁 아주머니가 소개해준 땔감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먹여 주고 재워 주는 조건으로 월급은 못 준다고 했지만 인수는 낮에는 배달과 잔심부름 일을 하고, 밤에는 가게에 붙어 있는 단칸방을 혼자 쓰며 더이상 발칫잠을 잘 필요가 없어져서 만족스러웠어요. 저녁에는 자유 시간을 이용해 예전에 다녔던 서당에서 여는 야학 수업에 나갈 계획도 세웠어요.

 

인수는 머리가 좋고, 일본말도 꽤 잘했는데, 어떤 환경에서 지내게 되어도 한결같이 공부에 관심이 많아 보였어요. 그런 인수의 영민함은 정작 학교 다닐 땐 걸림돌이 되었어요. 일본 아이들은 일본 말을 잘하는 인수를 아니꼽게 생각했고, 조선 아이들은 고깝게 봤어요. 일본인 선생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인수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서 체벌을 가하곤 했고요. 서당의 훈장님만은 인수가 고분고분하지 않아서 싹수가 있다고 했어요.

 

가게에서도 똑똑한 인수의 말과 행동이 일본인 손님들의 비위를 거스르거나 주인 부부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어요. 주인 부부는 일본인을 상대로 가게를 하려면 일본인들이 말도 안 되는 횡포를 부리거나 아무리 생트집을 잡아도 "귀머거리, 장님, 벙어리가 되는 것뿐 아니라 간, 쓸개도 모두 내놓아야 한다."고 한숨을 쉬며 나무라곤 했어요. 배달꾼으로 일하면서 인수는 고된 세상살이를 조금씩 알아 갔어요. 그러면서 남의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처들어와 주인 행세를 해도 왜 꼼짝없이 당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조선은 왜 식민지가 되었는지 처음으로 궁금해졌어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수는 자기가 일하는 화력신탄상회를 좋아했어요. 주인 부부의 아들 깍두기 형이 좋았거든요. 인수가 '갑득이'라는 형 이름을 잘못 들어서 '깍두기'냐고 물었는데, 형은 예명으로 써야겠다고 재미있어 했어요. 서울에서 공부하면서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하고,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깍두기 형은 인수가 동경하는 '모던뽀이'이기도 했어요. 가게 주인 아주머니는 인수에게 깍두기 형을 '도련님'으로 모시며 수발 들어주길 바랐지만 형은 인수를 동생처럼 대해줬어요.

 

"꼬맹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은 가져야 돼."

깍두기 형이 어쩐 일인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조선이 다시 일어나려면 힘이 있어야 해. 힘은 꿈이 있어야 생기는 거고."

무슨 말인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었다. 인수가 노래진 얼굴로 말했다.

"형, 나도 꿈은 있어."

"무슨 꿈?"

"조병창에 취직하는 꿈."

그 말을 듣자, 형의 얼굴이 먹구름보다 더 어둡게 변했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본문 59~60쪽

 

어느 날, 인수는 한 일본인 집에 배달을 갔다가 아야코라는 여자아이를 만났어요. 아야코는 인수가 지금까지 봤던 일본 아이들과 다르게 친절하고 착한 친구였어요. 아야코는 인수와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나누는데, 오히려 같은 조선인인 아야코의 유모는 인수를 거지같은 조선 아이라며 구박했어요.

 

인수는 야학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깍두기 형과 어울리며 한번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식민지 조선에 대해 조금씩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어요. 인수는 철도와 기차, 공장, 수도 등 일본에게 받은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깍두기 형은 가장 중요한 것들을 빼앗겼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고보니 한문과 예절을 가르치던 서당에도 지금은 일본 말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어요.

 

인수는 오랜만에 줄집에 가서 영팔이의 공부를 도와주고, 한밤중에 우연히 서당 사랑채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걸음을 멈췄어요. 인수가 살펴보니 훈장님, 깍두기형, 영삼 형이 모여 있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모임이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한 사람은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가진 훈장님, 훈장님은 군수 공장을 엄청 싫어한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영삼 형은 군수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다. 마지막 한 사람은 경성을 오르내리며 멋 내고 돈 쓰는 걸 좋아하는 부잣집 도련님이다. 세 사람에게서는 공통점을 찾기보다 다른 점을 찾는 게 훨씬 쉬웠다. 공통점이라야 영삼 형과 깍두기 형의 나이가 같다는 것 한 가지뿐.

본문 89쪽

 

인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궁금했지만 날도 덥고 일이 바빠 깊게 고민할 여력은 없었어요. 더위가 절정에 이르렀지만 수영 한번 하러 갈 시간도 없었으니까요. 그날도 인수는 일본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숯을 배달하러 갔다가 아야코를 다시 만났어요. 그날 두 아이는 인상깊은 대화를 나누고 혜어지던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너른들에 물이 불어나며 아야코가 휩쓸려서 빠지고 말았어요. 인수는 목숨을 걸고 아야코를 구해냈지요.

 

아야코를 살려준 답례로 인수는 아야코 아버지의 초대를 받아 그 집에 갔어요. 아야코의 집에서 인수는 맛있는 간식도 대접받고, 아야코의 아버지는 조병창을 구경하고 싶다는 청도 들어주었어요. 이 일을 계기로 아야코의 아버지는 인수에게 일거리를 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인수가 조병창에 가보기 전에 영순 누나와 영삼 형은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군수 공장에 다니면 다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 조병창 안에는 철저히 계급이 나뉘어져 있어. 조선 사람과 일본 사람으로. 조선 사람은 가장 기초적인 것만 만들고, 세세하고 중요한 일은 모두 일본 사람이 해. 일본 사람은 무기 만드는 방법을 조선 사람에게 절대로 알려주지 않아."

본문 125쪽

 

실제로 둘러보게 된 조병창에서 인수도 생각과 다른 광경에 놀랐어요. 공장에서 일하는 조선인들은 일본 군복과 똑같은 작업복을 입고 열악한 환경에서 잘려져 나온 철판을 재단하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완성된 무기 역시 볼 수 없었어요. 공장을 안내하는 일본인은 아야코에게는 쩔쩔매고, 조선인 인수에게는 빈정대듯 얕보는 태도로 일관했어요. 자유롭게 공장 안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구경할 수도 없었습니다.

 

의무실에서 일하는 영순 누나를 만나러 갔을 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져서 아이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공장에서 일하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었어요.

 

인수는 그 뒤에도 아야코 아버지의 심부름을 다니는 길에 노예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조선 노동자들을 보게 되었어요. 그 노동자들의 고통은 가까이에서는 영삼 형의 얼굴에서도 알 수 있었지요.

 

한편 깍두기 형에게도 무슨 큰일이 생긴 건지 신탄상회에 난리가 났습니다. 인수 앞에도 선택해야 할 일이 몇 가지 놓이게 되었어요. 그것은 조병창에 취직하고 싶었던 인수의 꿈과는 다른 길을 가야만 하는 일들이었지요.

 

서당 사랑채에서 목격했던 훈장님과 형들의 알 수 없는 모임과 아야코 아버지의 심부름 사이에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인수는 답을 찾아야 했어요. 또 과거 아버지가 했던 일과 지금 인수가 해야 하는 일이 어떻게 연결이 되어 미래를 그릴 수 있을지 역시 인수 스스로 알아가야만 해요.

 

작가는 어린 시절 실제로 '미쓰비시 줄사택'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다고 해요. 작가의 말에 나오는 것처럼 "일본이 대륙 병참 기지화의 발판을 삼기 위해 부평에 조병창을 만들어 무기를 만들었고, 조병창 건너편(지금의 부평 공원)에 자리한 미쓰비시 군수 공장은 조병창을 돕기 위해 철판을 만들어 냈어요."

 

다양한 역사 자료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작가가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조병창과 미쓰비시 줄사택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일본은 일제 강점기의 강제 노역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낸 손해 배상 소송에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에 불복하고 있는데도 우리의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8년의 세월을 거쳐 이 책을 구상하고 집필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저 또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조병창과 미쓰비시 군수 공장의 참담했던 실태와 미쓰비시 줄사택과 그 주변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지금도 부평에 가면 미쓰비시 줄사택의 흔적을 볼 수 있다고 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일제 강점기 시대상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졌어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앞에서 읽었던 작가의 말이 다시 떠올랐어요. 열세 살 인수가 꿋꿋하게 성장해서 일본의 만행에 끝까지 맞섰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나 인수가 원하던 '나중에 올 좋은 세상'을 우리가 이어 가고 있는지 확신을 못 하겠어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행태를 방관하고 있는 건 아닌지...인수가 넘었을 산과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몫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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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해 아이들이 스스로 기록하고, 기억에 남기는 적극적인 독후활동을 돕는 좋은 자료들이니 꼭 한번 살펴보세요.

 

+

 

위와 같은 내용은 청어람주니어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아래 링크는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출간 이벤트 페이지입니다. ^^

 

https://m.blog.naver.com/juniorbook/222550200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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