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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 2023년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겨레문학상-2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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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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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94g | 150*210*20mm
ISBN13 9791160405422
ISBN10 11604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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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2023년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작은 마을의 야산에 있는 ‘탱크‘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진다. 간절한 바람을 가진 이들이 기적의 체험을 위해 저마다 탱크로 향한다. 소설은 그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주목해 우리에게 비춘다. 심사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선정한 작품이자 김희재 작가의 첫 소설.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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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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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은 맑은 가을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다. 그리고 기차에서 내릴 때마다 늘 그래왔듯 습관처럼 엽서 속 기도문을 읊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안에서 시작되었다.
최초의 감정, 최초의 자아, 최초의 세계.
그중 오직 최초의 꿈만이 우리 세계의 바깥에 미래를 펼쳐놓았다.
이제 이곳에서 우리는 꿈의 미래를 안으로 끌어온다.
믿고 기도하여 결국 가장 좋은 것이 내게 온다.
--- p.11

탱크의 역사에 대해 읊은 것은 양우가 그 ‘탱크’와 동음이의어인 어떤 ‘탱크’에 대해서, 그 탱크를 알려준 사람에 대해서, 그와의 위태로운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양우는 열심히 설명을 이어갔다.
“사실은 탱크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게 하나 더 있는데, 음, 이를테면 물탱크나, 음, 그, 어제 수리한 에어탱크나…….”
--- p.25

작년부터 줄어든 예약자와 탱크 커뮤니티 활동량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 이유가 뭘까. 커뮤니티 홍보가 덜 되어서? 증언이 부족해서? 아니면 수장이 없어서? 솔직히 오래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 모든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탱크가 이도 저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런 뿌리 없는, 종교도 아니고 작정하고 사람을 홀리는 사이비도 아니고 딱히 자기계발도 아닌, 그야말로 뭣도 아닌 것에 계속 현혹되어 있을 리가 없다. 말이 좋아 자율적 기도 시스템이지, 종교에 자율이 어딨단 말인가. 학습 중에서도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것이 자율 학습 아니던가.
--- p.50

“나도 너랑 같이 기도할게.”
고르고 고른 그 말은 양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내가 너의 절대적인 지지자가 되겠다, 누가 뭐래도 나는 너의 길을 응원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그러나 양우는 몰랐다. 자신의 선언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그것이 둡둡에게 어떤 기대를 불어넣었는지. (…) 웬 박스형 컨테이너 앞에 섰을 때, 여름의 습기에 녹슬어가는 컨테이너가 폐허의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양우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양우는 물었다.
“이게 뭐야?”
“탱크.”
--- pp.98~99

어떤 믿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반드시 붙들어야 하는 문제였다.
--- p.106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믿는 게 아니라 탱크를 믿는다고. 그리고 바로 그것 때문에 잘못된 숭배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이야. 너는 언젠가 사람들이 탱크를 신으로 모시게 될 거라고 했지.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탱크 안에 가만히 앉아 억만장자가 되게 해달라고 비는 신자들만 남을 수도 있다고 했어. 그때 난 네가 나를 믿지 않는 것만큼이나 기도하는 이들을 믿지 못한다는 걸 알았어.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강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지 너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 그런데 부경아, 그거 아니. 그렇게 사람을 믿지 않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라는 거.
--- p.181

늘 그랬듯 모든 미래는 빠짐없이 과거가 된다는 사실을 믿으며, 그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쓴다.
--- p.204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거기에서 죽었다고. 그렇지만 그게 탱크의 잘못이나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었다고. 그것은 무언가를 강하게 믿고 희망을 가질 때 따라오는 절망의 문제였고 세계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꼭 한번은 맞닥뜨리는 재해에 가까웠다고. 그러니 언젠간 당신에게도 재해가 온다면 당황하지 말고 잠깐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보라고. 그러면 한 번도 기다린 적 없던 미래가 평생을 기다린 모양을 하고 다가오는 날이 올 거라고.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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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마음에 불씨를 지핀다. 내 경우에는 『탱크』가 그랬다. 인물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 안정적인 문장과 호흡, 소설을 이끄는 특유의 분위기와 이야기 장악력. 궁금하다. 모든 것이 불타버린 곳에서는 어떤 세계가 태어날 수 있을까. 이전의 사건과 이후의 사건이 있었듯, 이제는 이후의 소설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 강화길 (소설가)
『탱크』는 신 없는 시대의 종교 소설이다. 한 존재로서 살아 있음을 믿기 위해 끝끝내 순교하는 의지를, 그 순교를 목격하고 증언하는 이들의 의문을 그린다. 그 순교야말로 삶을 버리는 일이라는 아이러니까지. 믿음으로 자신을 태우려는 마음과 타고 남은 잿더미를 헤집는 마음까지.
- 김건형 (문학평론가)
신인 작가의 첫 장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흡인력 있게 ‘진격’하는 이 소설은 ‘탱크’라는 텅 빈 믿음에 관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도저히 믿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적 안간힘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 김금희 (소설가)
소설을 따라 지금을 ‘탱크의 시대’라 불러도 좋겠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기 위해 아주 멀리 있는 곳에 시간을 들여 가야 하고, 암흑과 침묵을 거쳐야만 하는 시대. 물과 공기를 담아 가두는 탱크처럼,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머물게 하는 어딘가가 필요하다. 이 소설이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아주 공들여 듣고,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 서영인 (문학평론가)
살면서 ‘믿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 그런데 그 믿음은 ‘탱크(믿음의 행위성)’ 앞에서 잠시 머뭇거려야 실현되기도 한다는 것. 우리는 이 소설에서 믿음의 역설을 또렷하게 본다.
- 선우은실 (문학평론가)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었다. 허풍이나 과장에 기댈 것도 없이, 이 작품은 근 몇 년간 내가 만나본 이 땅의 수많은 장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나는 이 작가의 ‘쓰는 미래’를 믿는다.
- 이기호 (소설가)
『탱크』는 믿음에 관한 소설이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강화되고 실체가 없으므로 결코 사라지지 않는 믿음. 거대한 컨테이너처럼 삶의 복판에 자리하고, 산불처럼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으며 탱크처럼 단단하고 견고한 믿음. 하지만 믿음의 두려움을 전파하는 것이 이 소설의 목적은 아니다. 믿음의 속성에 능숙한 작가는 독자를 기꺼이 사랑 앞에 이르게 한다. 사랑에 대한 믿음만이 삶을 지속시키고, 사랑만이 견고한 세계를 조금 달라지게 만들 것이다. 사랑에 헌신하는 이런 이야기에 매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
- 편혜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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