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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3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141건 | 판매지수 7,752
베스트
고전문학 39위 | 소설/시/희곡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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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3쪽 | 305g | 132*225*20mm
ISBN13 9788937460135
ISBN10 89374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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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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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명의
1964년 전남 장흥 출생으로,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에서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민담 장시 연구'라는 테마로 박사 논문을 쓰고 모스크바 교육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역서로 『출구 없는 러시아』,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대위의 딸』 등이 있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고작 몇 개의 하루만을 살다 갈 뿐이다.
도서1팀 김성광(comma99@yes24.com)
2015-12-31
인간이 평균 80세까지 살 수 있다면, 우리는 80년치의 하루들을 살아가는 것일까. 그러니까 인생은 무려 3만여 개의 하루로 구성되는 것일까. 나는 그런 산수와는 거리를 두고 싶다. 우리는 고작 몇 개의 하루만을 살다 갈 뿐이다. 오늘에 대응하는 날짜가 지나가는 것을, 새로운 하루가 다가오는 것으로 여겨선 곤란하다. 알다시피 우리의 매일은 대부분 비슷한 일들로 채워지는 ‘늘 똑 같은 하루’다. 루틴의 변경을 동반하는 새로운 하루는 진정으로 가끔씩 찾아온다. 입학, 졸업, 취업, 결혼, 출산 등을 기념하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하루로 넘어가는, 일생에 몇 번 없는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작 몇 개의 하루만을 살다 갈 뿐이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2차 대전 중 소비에트 정부에 의해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된 남자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이하 슈호프)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다. 슈호프는 반역죄를 ‘명목’으로 10년 간 수감되었는데, 작가 솔제니친 역시 반정부활동을 ‘명목’으로 8년 간 강제노동수용소 생활을 했으니 그의 자전적인 경험인 셈이다. 8년이니, 10년이니 하는 기간은 개인의 일생에서 어마어마한 시간이지만, 솔제니친은 단 하루의 이야기로 소설을 마쳤다. 그 안에서 그가 겪었던 것은 단 하나의 하루, 한 가지 패턴의 무한한 반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속에서 슈호프가 겪는 하루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얼굴이 찢어질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노동해야 하고, 죽 한 그릇 때문에 싸움을 벌이고, 오늘은 어느 작업장에 배치될 지, 영창에 가게 되는 일은 없을 지 전전긍긍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특별할 것 없는 수용소의 평범한, 늘상 반복되는 하루다. 심지어 소설의 마지막에 슈호프는 잠자리에 들어서 “오늘 하루는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하루를 반복하고 있느냐에 따라, 행복과 행운의 기준도 달라진다.

이 정도가 운이 좋은 하루라면, 수용소가 어떤 곳인가는 빤한 것이다. 사람들을 그런 수용소로 보내고 있는 체제가 어떤 것인지는 더욱 빤한 것이다. 솔제니친이 슈호프의 어느 평범한 날을 그린 것은 많은 결과를 불러올 수 밖에 없었다. 서구 사회는 (어느 정도는 정치적으로) 솔제니친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겼고, 소련은 그를 ‘반소작가’로 분류하며 작품활동을 금지했다. 사람들은 (솔제니친 때문만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소비에트를 ‘수용소의 삶’과 유사한 이미지로 기억한다. 어떤 하루는 세상의 진로를 슬쩍 바꿔 버린다.

인간이 단지 몇 개의 하루를 살아갈 뿐이라면, 어떤 하루를 반복하고 있느냐가 행복과 행운에 대한 감각을 결정한다면, 역사의 진행각도를 살짝 뒤틀 수도 있는 하루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차대한 사안은 바로 ‘하루’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우리들의 인생에 슈호프와 같은 불행한 하루가 끼어들어 오지 않고, 세상의 어느 한 구석에라도 납득할 수 없는 하루가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밀어간다는 것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열악한 하루를 차례차례 지워나가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전이라는 명예의 전당은 지워져야 할 하루를 끊임없이 드러내는 소설들에게 반드시 한 자리를 내주어야 할 지도 모른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가 여전히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밀어나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소설이며, 납득할 수 없는 하루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고전의 자리에 오래도록 눌러 앉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 사람들이 슈호프를 가르키면서, 저 녀석은 출소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면, 그다지 기분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슈호프 자신은 어쩐지 그다지 믿어지지 않는다. 슈호프가 직접 본 일로, 옛날 전쟁중에 형기가 끝난 죄수들을 모두 <추후 상부 방침이 있을 때 까지>, 그러니까 1949년까지 그냥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붙잡아뒀다. 게다가 더욱 심한 것은, 누군가 삼 년을 언도 받았는데, 형기를 마치고 나서는 다시 오 년으로 추가형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법률이란 것은 도무지 믿을 것이 못 된다. 십년을 다 살고 난 다음에, 옜다 이 녀석아, 한 십 년 더 살아라 하게 될지, 아니면 유형살이를 보낼지 누가 알겠는가.
--- p.82
슈호프는 소용소에 들어온 이후로 전에 고향 마을에 있을 때 배불리 먹던 일을 자주 회상하고는 한다. 프라이팬에 구운 감자를 몇 개씩이나 먹어치우던 일이며, 야채를 넣어 끓인 죽을 냄비째 먹던 일, 그리고 식량 사정이 좋았던 옛날에는 제법 큼직한 고깃덩어리를 먹었던 때도 있었고, 게다가 배가 터지도록 우유를 마셔대던 일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렇게 먹어대는 것이 아니었는데 하고 후회를 해본다. 음식은 그 맛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먹어야 제맛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지금 이 빵조각을 먹듯이 먹어야 하는 법이다. 입 안에 조금씩 넣고, 혀 끝으로 이리저리 굴리면서, 침이 묻어나도록 한 다음에 씹는다. 그러면, 아직 설익은 빵이라도 얼마나 향기로운지 모른다.
--- p.60
배가 따뜻한 놈들이 한데서 떠는 사람의 심정을 무슨 수로 이해하겠는가? 혹한이 온 몸을 움츠리게 한다.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슈호프를 엄습해서 기침이 나올 지경이었다. 기온은 영하 이십칠도였고, 슈호프는 열이 삼십 칠 점 이도였다. 자, 이젠 누가 누구를 이길 것인가
--- p.31
그런 다음, 그는 때묻은 얇은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쓴다. 어느새 침대 사이의 통로엔 점호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옆 반 반원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런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 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그리고 반장이 작업량 조정을 잘해서 오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쌓기도 했다.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체자리 대신 순번을 맡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찌뿌드드하던 몸도 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이렇게 슈호프는 그의 형기가 시작되어 끝나는 날까지 무려 십 년을, 그러니까 날수로 계산하면 삼천육백십삼 일을 보냈다. 사흘을 더 수용소에서 보낸 것은 그 사이에 윤년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 pp.207-208

회원리뷰 (141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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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당신은 행복합니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후* | 2018.01.11 | 추천18 | 댓글13 리뷰제목
  누군가 그랬다. 고전이란 “모두가 잘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대표작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를 이제야 만나니 말이다. 그것도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왠지 모를 미안함에 한 문장 한 문장 더 정성스럽게 읽었다.      솔제니친의 대표작 『;
리뷰제목

  누군가 그랬다. 고전이란 모두가 잘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대표작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를 이제야 만나니 말이다. 그것도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왠지 모를 미안함에 한 문장 한 문장 더 정성스럽게 읽었다.

 

   솔제니친의 대표작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1956년에 소연방 최고재판소 군사심의관 회의에서 복권될 때까지 10년동안 작가 자신이 유형지를 돌며 경험한 수용소 생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때의 수용소 경험은 이 작품을 비롯하여 솔제니친의 다른 작품인 암병동이나 1영역 안에서,수용소 열도등의 소재가 되었고, 현실에서 직접 목격한 역사적, 정치적 사건과 시대적 비극을 소재로 단순하고 소박한 언어로 묘사하고 있다.

 

   영하 수십도의 시베리아 한가운데에 있는 강제수용소에 수용된 슈호프. 수용소의 일과는 새벽 다섯시부터 시작된다. 아침에 기상해서, 점호, 식사, 강제노동에 동원되는 과정, 작업일정, 그 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 등이 작가의 경험을 기반으로 지나치다시피 세세히 묘사되어 있다. 경험하지 않으면 결코 기록하기 어려운 글이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함과 서로간의 경쟁이 존재하는 그곳도 하나의 세상이며 하나의 우주이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 작품은 1970년 솔제니친에게 노벨상을 수여 한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는 수용소에 수용된 여러 인간군상을 통해 소비에트 연방의 체제와 이념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 하지만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이념보다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온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 이념적 논쟁의 시선으로 이 작품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삶의 논리로 바라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세상과 단절된 수용소의 하루를 그리고 있지만, 어쩌면 울타리가 없는 우리네 일상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일터로 나가고, 일터에서 최선을 다해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돌아와 저녁을 먹고, 저녁시간을 개인적인 소일거리로 채우다가 잠자리에 드는 우리네 일상도 그 모습만 달리할 뿐 수용소의 하루는 대동소이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우리에겐 자유가 있지만, 수용소내의 그들에겐 자유가 없다는 것만 빼고는 그들이 사는 하루와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는 같은 시간, 같은 하루이다.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그리고 반장이 작업량 조절을 잘해서 오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쌓기도 했다.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제자리 대신 순번을 맞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찌뿌드드하던 몸도 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눈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이렇게 슈호프는 그의 형기가 시작되어 끝나는 날까지 무려 십 년을, 그러니까 날수로 계산하면 삼천육백오십삼 일을 보냈다. 사흘을 더 수용소에서 보낸 것은 그 사이에 윤년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208) 라는 마지막 문단은 이 책의 궁극적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슈호프나 강제노동수용소가 아닌 곳에서 지내는 우리에게도 하루라는 시간은 똑같다. 그 하루가 슈호프처럼 행운만 있거나, 아니면 불행한 일로만 가득한 하루로 편협되어 주어지지 않는다. 슈호프는 오늘 하루가 자신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하루라고 했지만, 책속의 그의 하루를 따라 가다보면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좋지 않은 일, 운이 없는 일도 있었지만 잠자리에 든 그의 뇌리에는 그 모든 기억을 뒤로하고 행복한 기억만 남았을 뿐이다.

 

   우리네 삶은 행운이라는 시실과 불행이라는 날실로 엮어진 천과 같다. 행운과 불행은 거의 같은 분량으로 삶의 매순간 우리와 조우하지만 어느 쪽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삶에 대한 만족감은 다르다. 행운과 불행 중 어떤 쪽을 주관적으로 보는냐는 스스로의 선택이다. 그 선택에 의해 슈호프처럼 강제노동수용소의 정치범에게도 어떤 하루는 행복할 수 있고, 자유세상에서 좋은 음식에 좋은 옷을 걸치고 사는 누군가에게 어떤 하루는 불행 할 수도 있다

 

   오늘이라는 단어를 영어로는 Today 라고도 하고 Present day 라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은 누군가에게는 어제처럼 반복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선물 같은 날인 것이다. 구태의연한 문구를 예로 들자면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살아간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누군가에겐 간절한 내일이었다.” 똑같은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지나가는 듯한 하루였고, 누군가에겐 선물 같은 하루가 되는 것이다. 그건 누가 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오늘을 사는 우리가 정하는 것이다. 죽는 것보다 살아내는 것이 더 힘겨운 수용소에서 슈호프가 살아 낸 하루는 일상에서 살아난 우리네 하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고 고통스러운 하루였다. 우리네 눈으로 보기에는 행복할 수 있는 그 어떤 조건도 없었지만, 그 어느 날이 행복했고, 그런 행복한 날이 삼천육백오십삼 일이 이어지고 슈호프는 형기를 마쳤다. 수용소의 일상에서 찾아낸 소소한 즐거움이 그가 살아낸 수용소의 하루를 행복한 하루로 만들었다. 자유롭게 사는 우리네보다 더 행복한 하루로 말이다. 슈호프를 통해 솔제니친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슈호프처럼 행복하냐고!

 

PS : 모처럼 쓰는 리뷰가 근 보름이 걸렸다. 오랫동안 글을 안쓰다보니 글 한편 쓰는게 이렇게 힘들줄 몰랐다. 역시 글은 기술이 아니라, 습관의 산물이다.

 

 

1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8 댓글 13
구매 오늘 하루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반문해본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19.02.28 | 추천17 | 댓글10 리뷰제목
‘슈호프는 항상 기상 신호 소리와 동시에 일어나곤 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그는 어제부터 왠지, 몸이 좋지 않았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오한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뼈마디가 쑤셔 오는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어젯밤에는 몸도 제대로 녹이지 못했다.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도 병이 난 것처럼 한속이 나는가 하면, 다시 나아지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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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호프는 항상 기상 신호 소리와 동시에 일어나곤 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그는 어제부터 왠지, 몸이 좋지 않았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오한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뼈마디가 쑤셔 오는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어젯밤에는 몸도 제대로 녹이지 못했다.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도 병이 난 것처럼 한속이 나는가 하면, 다시 나아지는 것 같기도 했다. 밤새 내내, 영원히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었다.’(9) 아침 다섯시가 되자 여느 때처럼 기상을 알리는 신호소리가 들려온다. 8년을 수용소에서 보내고 있는 슈호프이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무한 반복되는 동일한 일상이지만 때로는 하루쯤 어긋나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큼 달라지기를 고대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름없고 또 내일은 오늘과 같을 것이다.

 

수용소 104반 췌-854,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 2차대전 중 독소전쟁때 독일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했지만 반역죄로 몰려 10년형을 선고받고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된다. 10년이라는 기간, 그리고 8년이라는 기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무한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단 하나의 하루일 뿐이다. 그래서 슈호프의 하루를 본다는 것은 곧 그가 겪어온 8년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 특히 러시아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고역이다. 생소한 지명과 인명은 이야기의 흐름을 알아가는데 방해가 된다. 호흡이 긴 장편소설은 그나마 페이지가 지나감에 따라 적응이 되지만 중단편에서는 종종 맥락을 놓치고 헤매게 만든다. 아마 그래서 러시아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서도 오랜 시간 망설이지 않았나 싶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솔제니친에게 노벨문학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이다. 솔제니친 또한 반정부활동을 명목으로 8년간이나 강제노동수용소 생활을 했으니, 이 작품은 그가 경험한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어렵게 읽기 시작한 고전이기에 이 기회에 솔제니친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솔제니친의 문학작품들은 소련의 스탈린 개인숭배와 대대적인 공포정치, 그리고 대숙청기간의 사회정치적 문제를 고발하고 있다고 한다. 극도로 가혹한 중노동 생활을 겪으면서도 정치적 구호나 비판보다는 담담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한 인간의 비극을 그려 나가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경직된 독선을 간과하지는 않는다. 어디서 들었는지 드럼통을 가져온 녀석들이 열두시가 됐다고 알려준다. “열두시가 맞을거야슈호프가 말했다. “이렇게 해가 중천에 떠있는 걸 보니 말이야.” “중천에 해가 걸려 있으면 말이야……”하고 해군중령이 끼어든다. “열두시가 아니고 한시야.” “아니, 왜 그렇지?” 슈호프가 눈을 치켜 뜨며 반박한다. “모든 선조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어. 해가 가장 높이 떠 있을 때가 정오라는 것을 말이야.” “그건 그 사람들의 이야기야!” 중령이 말을 되받아 친다. “법령이 있은 다음부터는 오후 한시가 되었을 때, 해가 가장 높이 떠있단 말이야.” “아니, 그 따위 법령을 누가 만들었단 말이야?” “소비에트 정부지.”’(80)

 

솔제니친은 슈호프라는 인물을 통해 지배권력에 의해 죄없이 고통 당하는 약자의 모습을 그려내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강제노동수용소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삶을 통해 수용소 내부의 부패와 모순을 고발한다. 매일매일 살아가는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 즉 먹고 일하고 자는 가운데에서도 잔머리를 굴리며 편하게 지내려는 인물들이 벌이는 잔꾀, 뇌물, 속임수 등은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버림받은 이들의 비극적인 일상을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는 당시 스탈린시대의 사회축소판이나 다름없다. 부패된 정치권력과 모순되고 획일적인 사회에 대해 솔제니친은 슈호프로 대표되는 수용소내 인간들의 삶을 통해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체자리의 소포배급소 순번 줄을 대신 맡아준 대가로 체자리의 저녁까지 먹게 된 슈호프는 두 그릇의 국을 앞에 두고 늦은 저녁식사를 한다. 우선, 한쪽 국그릇에 담긴 국물을 쭉 들이켠다. 따끈한 국물이 목을 타고 뱃속으로 들어가자, 오장육부가 요동을 치며 반긴다. ,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바로 이 한 순간을 위해서 죄수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 순간만은 슈호프는 모든 불평불만을 잊어버린다. 기나긴 형기에 대해서나, 기나긴 하루의 작업에 대해서나, 이번 주 일요일을 다시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나, 아무 불평이 없는 것이다. 그래, 한번 견뎌보자. 하느님이 언젠가는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게 해 주실테지!’(175) 긴 하루가 지났다. 영하 수십도의 혹한 추위속에서 힘든 노동을 마치고 늦게 먹는 저녁이지만 체자리의 몫으로 나온 국을 한 그릇 더 먹는다는 것이 슈호프의 오늘은 그나마 괜찮은 하루가 된 것이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의 주인공 슈호프는 아무런 범법행위를 한 적도 없고, 어떤 특별한 정치적인 임무를 갖고 활동을 한 적도 없으며, 심지어는 특별한 정치사상을 가져본 적도 없다.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인물인 슈호프가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것은 당시 소련사회 지배 이데올로기의 아이러니와 모순을 여실히 드러낸 것에 다름없다. 솔제니친은 이들의 비참하고 비극적인 일상을 통해 당시 사회를 고발했기에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저녁 점호를 끝으로 오늘의 일과가 끝났다.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 저녁에는 체자리대신 순번을 맡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 눈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208)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때까지 우리의 하루 역시 어찌 보면 반복의 연속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죽 한 그릇에 더 행복해하지도 않고, 내일이라고 해서 눈앞이 캄캄할 정도의 날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늘 하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삶인지를 슈호프는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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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수용소의 하루 또한 수많은 날들의 하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18.01.05 | 추천13 | 댓글6 리뷰제목
수많은 날들 중의 하루.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다른 날들처럼 보내는 것. 변함없는 하루야 말로 우리가 원하는 삶일 수도 있다는 걸 힘든 일을 겪어본 사람은 안다. 최근 TV 채널에서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걸 스치듯 몇 번 보았다. 전직 야구선수로 감옥에 들어오게 된 남자 주인공의 감옥 생활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꽤 다양한;
리뷰제목

수많은 날들 중의 하루.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다른 날들처럼 보내는 것. 변함없는 하루야 말로 우리가 원하는 삶일 수도 있다는 걸 힘든 일을 겪어본 사람은 안다. 최근 TV 채널에서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걸 스치듯 몇 번 보았다. 전직 야구선수로 감옥에 들어오게 된 남자 주인공의 감옥 생활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져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또한 이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슈호프는 오늘 아침 무사히 하루를 맞이했다. 간첩 협의로 잡혀온 슈호프는 수용소에서 8년째 갇혀 있는 동안 어느새 감옥 생활에 적응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하루의 분량으로 나온 빵을 침대 깊숙이 보관하는 방법, 어떻게든 취사반의 눈을 속여 죽을 더 먹는 것이 자잘한 소망이다. 죽 속에 건더기가 얼마나 들어있을까가 관건이고, 주변 사람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고 죽 한 그릇, 빵 한 덩이를 얻는 일이다. 그럴때면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수용소에서의 생활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추운 겨울, 영하 삼십 도가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간수들은 죄수들의 사정을 살펴주지 않는다. 도망가지 않게 숫자를 세고, 숫자가 맞지 않을 시 뒤따르는 상황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솔제니친이 정치적 이유로 감옥 생활을 8년을 했던 경험으로 탄생한 이 소설은 우리의 삶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걸 말한다.

 

 

 

 

감옥과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에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계획을 세운다든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한다든가 하는 버릇이 아주 없어지고 말았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야말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저 하루하루에 안주할 뿐이다.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 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그리고 반장이 작업량 조정을 잘해서 오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쌓기도 했다.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체자리 대신 순번을 맡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찌뿌드하던 몸도 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눈 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208페이지)

 

그럼에도 벽돌쌓는 일을 하는 슈호프를 보면, 뭔가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다. 그가 추운 겨울날 땀을 흘려가며 일할 필요가 있나 생각되지만, 작업 정지 사인이 울렸음에도, 모르타르를 치며 벽돌쌓는 일에 열심을 일하는 그였다. 반장을 위해, 더 나아가 그날 저녁의 빵을 위해 그리 애를 썼던 것인가.

 

용소에서의 생활을 그리 어둡지 않은 필체로 그렸다. 슈호프의 별다를게 없는 하루를 보며 슬며시 미소를 띠게 만든다. 위 발췌된 문장에서처럼 열악한 환경, 죽음보다 못한 상황인 수용소 생활임에도 어느덧 아주 작은 일에 행복함을 여기는 일이다. 처음엔 가족을 만나고 싶어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꿈꾸었으나 순간적으로 늘어난 수용소 생활에 그런 희망도 접었다. 그저 수용소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 그것만이 그의 생활이었다.

 

인간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여기도 삶이 있다. 각자의 사정으로 수용소에 들어왔지만 나름의 경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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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3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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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4점
이데올로기의 아이러니와 모순을 콕 찝어내고 있는 고전..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초* | 2019.02.24
구매 평점5점
꼭 추천드려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e********4 | 2021.09.04
구매 평점5점
담담하게 써내려가서 더 와닿는 소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e*******9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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