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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신혼여행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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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1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40g | 128*188*20mm
ISBN13 9788954648615
ISBN10 895464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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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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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뚜렷한 한 가지 직업이라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버리지 못해 계속 좇는 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직업 때문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오랫동안 늙은 젊은이들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 p.18

무엇보다도 도피의 욕구 때문이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치열한 도피의 욕구를 느꼈다. 나를 다시 파리로 싣고 가는 그 비행기 안에서 나는 원래 타야만 했던 리우행 비행기에 올랐을 경우보다도 더 멀리 도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p.19

벌써 오래전부터?그리고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강렬하게?여름은 내 마음속에 공허와 부재의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나를 과거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다. --- p.29

그녀의 팔과 어깨가 와닿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내 팔에 와닿는 단순한 촉감과 그녀가 이따금 나를 향하여 던지곤 하는 그 흐릿한 청색 눈길을 통해서 그녀가 나에게 전달하는 그 모든 감미로움의 파동들, 나는 살아가면서 그런 것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왔었다. --- p.46~47

그로부터 이십 년 전 방갈로 앞 어둑한 곳에서 잉그리드와 리고와 함께 있던 내 모습이 눈에 선했다. 우리 주위에는 지금 저기 테라스에서 내게 들려오는 것과 비슷한 떠들썩한 목소리들과 웃음소리가 들려왔었다. 지금 나는 당시 잉그리드와 리고의 나이였고, 그 무렵 내게는 그토록 이상하게만 보였던 그들의 태도가 바로 오늘 저녁 나의 태도 바로 그것이었다. 잉그리드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죽은 체하는 거죠 뭐.” --- p.59

9월 파리에서였다. 처음으로 나는 나의 삶과 나의 직업에 회의를 느꼈다. 이제부터 나는 나의 아내인 아네트를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카바노와 공유하게 될 참이었다. 대중은 우리가 지구 정반대쪽에서 찍어오는 다큐 영화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 모든 여행들, 열대계절풍과 지진과 아메바들과 원시림의 나라들이 내게서 그 매력을 잃어버렸다. 그것들이 과연 매력을 가진 적이 있기나 했던가? --- p.61

그들은 1942년 봄에 코트다쥐르에 도착했다. 여자는 열여섯 살, 남자는 스물한 살이었다. 그들은 나처럼 생라파엘역이 아니라 쥐앙레팽역에서 내렸다. 파리에서 출발한 그들은 자유 프랑스와 독일 점령지 사이의 경계선을 몰래 넘어왔다. (…) “우리는 신혼여행중이라고 설명해야 해.” 리고가 말했다. --- p.68

그녀는 몸을 돌렸고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내 위에 내려앉았다. 그녀는 천천히 팔을 들어 마치 마지막으로 어떤 접촉을 구하려는 듯 손가락 끝으로 내 관자놀이와 뺨을 스치듯 어루만졌다. 이윽고 그녀는 팔을 늘어뜨렸고 그녀의 등뒤로 다시 문이 닫혔다. 갑자기 떨어지는 그 팔과 닫히는 문의 금속성은 나로 하여금 더이상 진심이 담기지 않은 순간이 삶 속으로 오고 있다는 예감을 갖게 했다. --- p.153

그렇다, 문득, 겨울 동안 이 동네에 그대로 남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서늘해졌다. 여름에는 도시 자체가 바캉스중이었으니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당신 역시 관광객이다. 구애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겨울에는…… 아네트가 도레 시문에서 나와 생활을 함께해줄 거라는 생각도 내겐 아무런 힘이 되지 않았다. 맙소사, 나는 이번 겨울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 --- p.190

“그녀는 당신이 빠져나갈 길 없는 모험 속으로 자기를 끌어들일까봐 겁을 내고 있다고요…… 그녀가 한 말 그대로예요…… 여기 와서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대요…… 이제 자기는 스무 살짜리가 아니라고요……” --- p.192

상황과 배경이야 아무러면 어떠랴. 어느 날 그 공허와 회한의 감정이 그대를 휩싼다. 그러고 나서 그것은 썰물처럼 빠져나가서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힘이 더 세져서 되돌아오고야 마는데 그녀는 그것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 p.201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유려한 솜씨, 파리와 남프랑스, 청년기와 장년기, 독일 점령기와 현재를 우아하게 오가는 능력을 보여주는 모디아노 작품의 아름다운 전형. _북리스트

탐사의 여정이자 수수께끼, 한 편의 애도의 시. 기억의 함정과 유혹에 관한 사색. _인디펜던트

모디아노의 작품세계 속으로 빠져들기에 최고의 소설. _뉴욕 타임스

모디아노는 많은 것을 환기하는 작가다. 곳곳에 훌륭한 솜씨로 위태로운 상황들을 만들어내고, 냉정하고 침착한 글쓰기로 위안이 되어주는 듯하다. _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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