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8년 03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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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8쪽 | 470g | 140*210*30mm |
ISBN13 | 9788970129815 |
ISBN10 | 8970129812 |
출간일 | 2018년 03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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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8쪽 | 470g | 140*210*30mm |
ISBN13 | 9788970129815 |
ISBN10 | 8970129812 |
MD 한마디
한국계 1.5세로, 미국에서 이민자로 산 경험을 가진 작가가, 어느 나라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저마다의 한계와 굴레에 묶인 채 주어진 생의 무게를 이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설MD 박형욱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자이니치들의 도전과 생존의 역사 『파친코』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 『파친코』는 내국인이면서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처절한 생애를 깊이 있는 필체로 담아낸, 작가 이민진의 혼이 담긴 수작이다. 한국계 1.5세인 미국 작가 이민진이 자이니치, 즉 재일동포의 존재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생이었던 1989년, 일본에서 자이니치들을 만났던 개신교 선교사의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상승 욕구가 강한 재미동포들과 달리 많은 자이니치들이 일본의 사회적, 경제적 사다리 아래쪽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민진은 그때부터 자이니치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본에서 직접 만난 자이니치들의 복잡하고도 광활한 인생에 겸허해진 이민진은 그때까지 써온 원고를 모두 버리고 책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정체성과 인간의 가치에 관한 작가의 치열한 고민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부산 영도의 기형아 훈이, 그의 딸 선자, 선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낳은 아들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에 이르는, 4대에 걸친 핏줄의 역사를 탄생시켰다. 이민진은 그 치열한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고향과 타향, 개인의 정체성이란 과연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현란한 문체 대신 행간의 의미를 함축하며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서사에 녹아 전해진다. |
Book 1 고향 HOMETOWN 부산의 작은 섬, 영도 ‥11 한겨울의 방문자 ‥21 젊은 목사, 이삭 ‥33 운명의 남자 ‥45 몰래한 사랑 ‥57 한수의 고백 ‥75 신이 주신 선물 ‥85 신의 계시 ‥99 우동 두 그릇‥115 속죄와 용서‥131 떠날 채비‥143 재회 그리고 새로운 생활‥153 첫날밤‥167 고난의 길‥179 경희의 꿈‥195 213엔의 빚‥207 엄마가 된 소녀‥219 혹독한 시련 ‥229 김치 아줌마 ‥241 새로운 일자리 ‥257 좋은 소식 ‥269 낯익은 사람 ‥285 12년 만의 재회 ‥301 농장 생활 ‥313 노아의 아버지 ‥333 사랑의 고통 ‥351 |
난 가끔 뒷북 칠 때가 있다. 유행하거나 이슈가 될 때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이미 유행이 지나서야(물론 필요해서일 때도 있지만) 미친듯이 없는 걸 찾는 이상한 습관 말이다. 출간 당시에도 이슈사실을 알았지만, 올해 초 애플 TV에서 드라마화 되고,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 되어서야 제대로 관심을 갖으며 시즌제로 방영된다기에 책 먼저 읽을까 소설먼저 볼까 고민하는 사이 판권 종료로 책은 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인기에 올해 안에 다시 책이 출간되지 않을까 싶어 기다리다 궁금증을 못 참고 드라마 먼저 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이용 가능한 도서관이 생기며 예약을 하고 한 달 여를 기다린 끝에 2권 먼저 읽고 드디어 1권까지 모두 읽게 되었다. 소설을 읽는 순서는 뒤 바뀌었지만, 이번 만큼은 드라마를 먼저 본 것이 운 좋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1910년~1989년까지 80년 간 4세대에 걸친 재일 한국인의 삶을 소설에서는 시간 순으로 전개하고 있다면, 드라마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전개하고 있어서 1권의 내용을 완전히 모른 상태에서 2권을 읽었을 때도, 2권을 먼저 읽고 1권을 읽는 순간에도 뭔가 모자이크가 완성하며 전체를 입체적으로 보며 궁금증을 제대로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드라마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즉슨 소설 1권과 2권이 일부 혼합된 내용으로 전개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시즌제로 얘정되어 있다보니 막 시즌1을 끝낸 드라마가 소설의 일부 내용만 담고 있지만,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전개 덕분에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을 접할 수 있었는데, 딱 한 사람 '김창호'의 존재는 알 수 없었다. 이상하게 이 소설은 처음에 드라마를 보면서 나머지 내용이 너무 궁금해 스포일러를 포함한 포스팅을 꽤나 자주 찾아 보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은 나중 내용이 궁금해 찾아보았는데, 책을 기다리는 동안 그리고 드디어 2권을 읽으며 만나게 되었던 김창호란 인물에 대해 찾아보았는데, 그의 마음에 동조한다는 몇 몇 포스팅 말고는 그 인물에 대해 알 방법이 없었다. 1권을 읽으며 가장 후련했던 부분이 아마도 김창호란 인물의 등장(그리고 등장하게 된 배경)과 경희를 흠모했던 그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 다음은 드라마와 2권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그들이 3가지의 이름을 써야 하는 이유 그리고 그 이름들이 무엇이며 왜 그러한 이름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민단과 조련(조총련)에 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왜 '백(白)'씨를 '바꾸(ぱく)'가 아닌 '보꾸(ぼく)'라고 말하는지 궁금하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성씨 '백(白)'이 아닌 '박(朴)'을 '보꾸(ぼく)'라고 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찾아봐야 될 것 같다. 참고로 선자의 남편 이삭의 성은 '백'씨로 이름이 '백이삭' 이다.
2권이 선자 가족의 3~4대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1권에서는 선자 가족의 1~2세대에 대한 인물에 대한 묘사가 중심인 것 같다. 물론 일제 치하인 어려운 상황에서 몸이 성치 않았던 선자의 아버지 '김훈'이 선자 엄마 양진을 만나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서로 아끼며 예쁘게 살아가다 결핵으로 훈이 세상을 뜨고, 유부남인 걸 모른채 만난 한수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된 선자가 이삭의 만나며 오사카에서 새로운 삶(실상은 더더욱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고 패망한 일본에서 한수의 도움으로 엄마 양진을 만나 다시 살아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보다는 인물 하나 하나의 심리적인 묘사가 2권에서 보다는 더 강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삭이 선자와 결혼하기 위해 부산의 한 교회에서 신목사에게 선자가 죄인 취급 받는 모습 그걸 묘사하기 위해 종교적인 이야기를 너무 세세하게 오랫동안 묘사하고 있어서 상당히 불편했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책을 놓을뻔 한 위기도 있었다. 이 순간에 2권 먼저 읽고 1권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무리 당시 시대상이 그러했다고는 하나 안 그래도 1권에서는 여자를 너무 물건짝 취급하는 듯한 노골적 표현이 너무 많아서 순서대로 읽었었다라면 이 부분에서 접고 2권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선하고 바른 마음을 갖고 있지만, 가치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때로는 상황을 얼마나 답답하게 하거나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애플 TV에서 드라마 시즌2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발표했던데, 시즌2에서는 나머지 내용들을 어떻게 전개할 지 그리고 중년이 된 선자는 어떤 인물일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기존 번역본에 대해 번역에 대한 말이 많았었는데, 내용의 궁금증에 집중해서 읽어서 그런지 아직은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새로이 번역되어 출간된 파친코의 번역본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읽은 기간: 2022.5.31~6.19>
일제강점기 때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두 가지 감정을 동반한다. 서러움과 분노와 같은 감정들이다. 여태 읽어왔던 이 시기의 소설들 역시 그랬다. 토지가 그랬고 아리랑이 그랬고 또 다른 수많은 일제 강점기 소설이 그러했다. 그런데 파친코는 그런 서러움과 분노보다는 씁쓸함과 절망 그리고 혼란을 느꼈다. 이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오나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우리가 접한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는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일은 소설화했거나 독립운동가가 만주로 넘어가서 활동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이번 파친코는 재일교포들이 일본에 넘어가서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일제감정기의 소설을 꽤나 접한 나도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 것은 흔하지 않다는 것을 파친코를 읽으면서 알았다.
앞서 말했듯이 파친코는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로 4대에 걸친 100여년의 세월을 담고 있다. 영도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선자와 이삭, 그리고 선자와 이삭의 아들인 모자수와 노아,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까지 모두 일본에 정착한 재일교포들이다. 재일교포들이 차별받는 장면이 극적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1권 중반까지 그런 전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곧 일상에서 그리고 일본인의 생각 안에서 차별받는 재일교포들의 삶이 적나라하고 그려지고 있어 나조차도 절망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1대와 2대와 다르게 3대와 4대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정체성도 일본인이지만 일본사회에서는 그들을 이방인 취급하고 인정하지 않는 장면이 후반부로 갈수록 잦은 빈도로 등장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이들마다 생존하려는 전략이 다른 것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재일교포들이 가지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위상이 많이 상승하면서 예전과 달리 일본과 격차가 많이 줄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경계하기 시작하고 특히나 문화 영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혐한 서적이 넘치고 뿌리 깊은 인식으로 재일교포를 차별하는 현실 속에 재일교포의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 국민들도 경제 수준이 높지 않았던 시절 미국이나 일본에서 차별받은 삶을 살고 고생한 것처럼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시키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은 2018년 3월 문학사상 출판사에서 이민진 작가님의 파친코 1권에 대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제외한 저의 개인적인 감상이 적힌 리뷰입니다. 일단 품절된다길래 다시 나올 거 같지만 너무 궁금해서 구매 먼저하고 읽었습니다. 소설 모두 다 읽고 드라마 챙겨보려고 하는데 글의 호흡이 긴편이 아닌데도 그림처럼 생생하게 문장이 떠올려집니다. 자연스럽게 그 역할에 도취되는 것도 신기할 정도로입니다. 슬픈 우리의 역사속에서 슬픈 우리의 삶의 일대기를 압축해여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