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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이‘가 되기 위해 아버지에 의해 세상과 단절된 채 자라온 모드 쥘리앵.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자유를 찾기까지 자신을 지켜낸 건 책과 음악 그리고 곁에 있어준 연약한 동물들의 힘이었다.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었던 강인한 소녀의 실화가 큰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 에세이 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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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1 | 내 영혼의 주인은 누구인가_김영하
프롤로그 린다 피투 린드버그 케네디 데콩브 선생님 우리, 궁수자리 태생들 수영장 그리네곶 지하실 아르튀르 도축꾼 나사송곳 일과표 구덩이 레몽 블랑숑 에마유 디아망 동굴 그레고르와 에드몽 주황색 책 1945년산 퀴베 지하에서 피라미드 호랑이 카펫 티레의 히람 라바이야크 벽돌담 회색 조끼 크리스털 공 페리소 메니 그레구아르 헝가리 랩소디 아스프로 니체 마틸드 송아지 열쇠 비행기구 우정 탈레스의정리 신전지기 넌 그리 생각하지 몰랭 선생님 마리노엘 들라타유 씨 산티나스 재즈밴드 에필로그 감사의 말 추천의 말 2 | 폭압적 남성성을 무너뜨린 작지만 강한 힘_정희진 추천의 말 3 | 스스로를 구해낸 어린 소녀의 용기_김소영 옮긴이의 말 | ‘아버지-괴물’에 맞선 소녀의 작고 위대한 무기, ‘삶’_윤진 |
저모드 쥘리앵
관심작가 알림신청Maude Julien
역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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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깨달아야 한다. 나는 아버지의 원대한 계획으로 태어났고, 아버지가 나에게 맡길 임무들을 완수해야 한다. 내가 아버지의 계획만큼 해내지 못할까봐 두렵다. 나는 너무 허약하고 너무 서툴고 너무 어리석다. 나는 아버지가 너무 무섭다. (…) 나의 공포감은 그 거인을 오로지 혼자서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 커진다. 어머니에게서는 그 어떤 도움도 보호도 기대할 수 없다. 어머니에게 ‘디디에 선생’은 신적인 존재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숭배하고, 동시에 증오한다. 하지만 결코 아버지에게 맞서지는 못한다.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공포에 떨면서 내 창조주의 날개 아래 설 수밖에 없다.
--- p.36 어머니 눈에 나는 음흉한 아이, 바닥 없는 우물처럼 사악한 생각이 가득한 아이다. 글을 쓰면서 일부러 얼룩을 만들고, 식탁 유리도 일부러 금가게 한다. 발을 헛디디는 것도, 정원에서 풀을 뽑다가 살갗이 벗겨지는 것도 일부러 하는 짓이다. 나는 일부러 넘어지고, 일부러 긁힌다. 밥 먹듯이 속이는 ‘협잡꾼’에, 뭐든 늘 거짓으로 꾸며대는 ‘가식덩어리’다. 나는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 하는 아이다. --- p.63 동물들이 우리에게 기쁨을 가르쳐주기도 하는 걸까? 혼란스러운 중에도 나에게는 그런 커다란 행복의 샘이 있다. 놀라운 행운이다. 아르튀르를 보러 간다는 생각만으로 내 가슴은 애정과 즐거움에 부풀어오른다. (…) 나는 아르튀르를 사랑하고, 린다를 사랑한다. 린다는 아르튀르를 사랑하고, 아르튀르는 린다를 사랑한다. 함께 있을 때 우리는 강하고 아름답다. --- p.83 린다도 나만큼이나 아르튀르가 그립다. 그리고 나와 달리 린다는 아르튀르를 살려낼 수 있다고 믿는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에게 다시 구덩이를 메우게 한다. 그런 뒤에 병을 깨뜨려서 파편을 구덩이 주변에 꽂게 한다. 하지만 소용없다. 이튿날 아침에도 린다는 흙투성이고, 이번에는 네발과 코에 피까지 가득하다. 며칠 후 전기기사가 와서 아르튀르의 무덤 주변에 전기울타리를 만든다. 그제야 린다는 아르튀르를 되살리려는 미칠 듯한 희망을 포기한다. --- p.111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통해 삶이 그동안 아버지와 어머니가 말해준 것보다 훨씬 끔찍하다는 것을, 온통 폭력과 오욕과 복수와 배신으로 얼룩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인물들은 삶을 두려워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삶에 맞서 벽을 세우지 않는다. 반대로 삶을 사랑하고, 그 안에 잠기고, 필요하다면 아예 깊숙이 빠져버린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뭐든 겪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더이상 두려워하지 마.” --- p.157 심장박동이 미친듯이 격해진다. 나는 분노의 물결 위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한다. 삼켜버린 지렁이 때문에 위장이 뒤집힌다. 나의 존재 전체가 안으로부터 흔들린다. 허공에 떠 있는 것 같고, 광기의 문턱에서 비틀대는 것 같다. 무엇을 하든 나는 결국 나를 해치게 된다. 결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일까? 다시 몸을 숙이고 잔가지들을 줍기 시작한다. 나는 벗어날 수 없는 위험에 빠져 있다. 도와줘. --- p.248 그렇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이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두려움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나는 고리에 고정된 쇠사슬에 묶인 죄수와 같아서, 그 쇠사슬의 길이 밖으로는 벗어날 수 없다. 나는 결국 다시 철책 담을 넘어 정원으로 들어오고, 자유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은 욕구와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 사이에서 찢긴 상태로 내 방으로 돌아간다. --- p.293 나는 결국 자유의 길을 찾아냈다. 우선 나에게는 생명 넷으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과 애정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개 한 마리, 조랑말 둘, 그리고 오리다. 나에게 우정을 베풀어준 사람들도 있었다. 엄격했던 피아노 선생님, 겁에 질려 있던 미용사, 바칼로레아에 떨어진 여고생 말이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가르침에 도전하는 길을 생각과 감정과 상상력으로 열어준 책과 음악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아주 조금씩 용기를 냈고, 돌을 하나씩 옮겨가며 나의 정신을 쌓아올릴 수 있었다. 나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상상의 대화 상대를 만들었고, 비밀 창고를 팠고, 금지된 이야기들을 글로 썼고, 나 스스로의 생각을 지닐 권리를 확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운명이 나에게 구세주를 보냈을 때, 나는 그의 손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 p.323 |
“다 널 위한 거야” 완벽한 아이를 만들려던 아버지의 무모한 계획,
하지만 아이는 아버지가 생각한 것만큼 약하지 않다 모드 쥘리앵의 유년은 이해할 수 없는 훈육 방식과 터무니없는 공포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모드의 아버지는 그녀를 ‘초인’으로 만드는 것이 신성한 의무라고 믿는 광신도이자, 20세기를 살고 있는 프랑스인임에도 홀로코스트에 대비해 생존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믿는 강박적 인간이었다. 인간으로서의 약점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말도 안 되는 훈련을 강요했으며, 고립시키고 폭압적으로 대했다. 움직이지 않고 몇 분 동안 전기가 흐르는 울타리를 잡고 있도록 하거나, 어두운 지하실에 앉아 죽음에 관한 명상을 강요받았다. 일곱 살 때부터 알코올을 마시며 ‘견디는’ 훈련을 받기도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모드는 그런 아버지를 ‘식인귀’라고 칭했다. 어머니 자닌 역시 그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자닌은 오히려 아버지의 가장 큰 희생자였으므로, 모드가 훈련을 해내지 못할 때마다 자신에게 돌아올 화살을 걱정하며 나무랄 뿐이었다. 모드는 따뜻함, 좋은 음식, 우정 등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어떠한 애정도 받지 못한 채 자랐다. 그러나 폭압적인 부모도 모드의 강인하고 섬세한 내면을 깨뜨리지는 못했다. 모드는 끝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섰고, 배웠으며, 생을 사랑했다. 모드는 결국 가부장적 아버지와 방관하는 어머니에 맞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투쟁을 시작하는데…… 이 이야기에 빨려들어 모드의 탈출을 바라며 정신없이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_뉴욕타임스 북리뷰 더이상 트라우마에 지배되지 않는 여성이 불굴의 명확성으로 써내려간 자신의 이야기. _뉴요커 영감을 주는 매력적인 이야기, 꺾이지 않는 생명력에 대한 생생한 증언. _엘르 |
내 영혼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것이며, 그 어떤 완벽한 계획을 가진 이도 이를 가져가 자신의 미성숙한 자아의 먹이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모드 쥘리앵은 자신의 삶을 통해 감동적으로 증거했다. - 김영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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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이』는 아버지가 조각하는 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정말, 실제로, 아버지와 어쩔 수 없는 부역자인 어머니는 아이의 살을 발라내고 뼈를 깎는다. 독자는 사람이 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이 실현되는 과정, 부모가 자녀를 자신이 원하는 인간으로 만드는 지옥을 만날 수 있다. 구체적 묘사가 뛰어난 작품인데도, 모든 문장이 비유로 가득차 있다. 시詩의 집적, 오랫동안 내 몸에 기거할 글을 만났다. - 정희진 (『아주 친밀한 폭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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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는 아이답게 겁먹고 자신을 의심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학대한다. 우연한 순간에 부모가 얼핏 보여주는 아주 작은 사랑의 가능성에 매달리기도 한다. 물론 기대는 늘 몇 배의 실망으로 돌아온다. 그런데도 모드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모드는 개와 말과 오리와 비둘기에게 마음을 쏟는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상상을 한다. 아이의 몸은 작고 약하지만 삶에 대한 의지는 그런 것과 상관없다. 아무리 막으려 해도 아이는 자유와 생명 쪽으로 간다. 기어서, 걸어서, 달려서 간다.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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