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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_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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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lair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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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무 욕심이 많아! 제니스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갖고 싶어!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되어 예쁘장한 모습으로 카드놀이나 하고 싶진 않아! 난 찬란한 걸 원해! 거대한 지평선들! 우리 함께 그런 걸 찾을 수 있을까?”
--- p.16 “내 말 들어봐! 이번이 우리 마지막 기회일 수 있어. 우리가 너무 늙어서 돌아다니기 싫어지기 전에 당신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때는 지금뿐일지도 몰라. 기회를 잡자!” --- p.25 “세상에, 인생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해요? 빈둥거리는 거? 적게 일하는 거?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야근보다 좋은 휴식은 없습니다!” --- p.36∼37 “난 마흔에, 아니 마흔하나에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아. 아무도 나를 서른다섯, 심지어 서른셋 이상으로 안 봐. 그리고 이 덜떨어진 도시에서 바보 같은 짓이나 하면서 영영 산다면 내게 인생은 끝난 셈이야! 그러지 않을래. 내 말은 그거야! 당신은 꼭 원한다면 여기 있어도 좋아. 하지만 나는 멋진 일을 할래. 나는 그럴 권리가 있어.” --- p.52 “내겐 젊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5년이나 10년뿐이야. 마지막 탄창이라고. 그리고 난 그걸 허무하게 써버리지 않을 거야. 이해가 안 돼? 이해해줄 수 없어? 난 진심이야. 간절하다고! 내 목숨을 걸고 애원할게. 아니, 아니야! 요구할 거야! 점잖고 빠르게 다녀오는 단체 관광 정도론 안 된다는 뜻이야!” --- p.53 혹시라도 프랜이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줄 수 있다면, 샘은 그녀는 놔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터였다. --- p.90 “그 사람은 내가 친동생 같다고 했고, 얼간이 중의 얼간이가 되다보니 난 그 말을 믿어버렸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사람이 여기 소파에 앉아서 내 손을 잡고 있는 거야. 그래서 고백하는 거야. 오, 나 너무 솔직하게 말하네! 당신이 혹시 이 고백을 내게 불리하게 이용한다면 죽여버릴 거야. 맹세코 죽일 거라고! ……손을 잡는 건 조금도 싫지 않았어. ……내가 멋대로 구는 여자일까? 그럴 수 있으면 좋겠어! 하지만 어쨌든 내 말은, 그 사람에겐 전기가 통해. 손을 굉장히 잘 잡아. 너무 꽉 잡지도 않으면서 몸이 떨리게…….” --- p.157 “그 작자가 이런 말도 했어. 이건 정말 듣기 좋았으니까 당신도 재미있을 거야! 내가 피도 눈물도 없는 세이렌이라는 소리와는 앞뒤가 안 맞았지만 말이야! 그 작자가 위로의 키스 몇 번만 기대한 게 아니고 내게 섹스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감춰져 있는지 모른다고 했어. 당신이, 당신이 유능한 자동차상이고 착하고 친절한 친구이며 도둑이 공격하면 방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성적인 열정은 없대. ‘영적인 불꽃’, 정확히는 그렇게 말한 것 같아. 나는 ‘각성 전’이라나? 그리고 자기가(그 소중하고 친절하고 이웃다운 영혼에 축복을!) 기꺼이 각성시켜주겠다고 했어.” --- p.159∼160 “바로 그거지! 낯선 곳을 원해! 다시 시작할 거야. 다시는 바보짓 안 할 거야. 오, 샘, 여보, 아이들처럼 손을 잡고 달아나자! 그리고 생각해봐! 파란 소다수 병이랑 브리오슈랑 가판대랑 붉은 창문이랑 빨갛고 푹신한 극장 의자랑 뚱뚱한 여자 계산원을 보는 즐거움을! 그리고 가게를 나갈 때 작은 종처럼 ‘안녕하세요, 므시외 에 마담’이라고 인사하는 소리를 듣는 것도! 가자!” --- p.167 ‘여행은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해야 하는 새로운 일들을 계속 발견하는 과정 같군.’ --- p.211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여유롭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거기서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일하는 것 같았어. 일하기 위해 인생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데 세상에는 배울 것이 너무 많은데, 여기선 너무 바빠서 배울 수가 없는 느낌이야.” --- p.263∼264 성당 한 곳을 열 번 본 사람은 뭔가 본 것이다. 열 곳의 성당을 한 번씩 본 사람은 별로 본 것이 없다. 그리고 백 곳의 성당에 삼십 분씩 들른 사람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셈이다. 벽에 400점의 그림을 가득 걸어두면 한 점을 걸어놓은 것보다 사백 배 재미없다. 그리고 웨이터의 이름을 알 정도로 자주 가기 전까지는 그 카페를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여행의 법칙이다. --- p.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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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부부의 꿈과 사랑,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경쾌한 필치로 엿본 이색적인 작품 싱클레어 루이스는 주인공의 이름인 ‘배빗’을 ‘교양 없는 속물’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사전에 올릴 만큼 《배빗》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다. 이후에도 《애로스미스》와 《엘머 갠트리》, 그리고 《도즈워스》까지 모두 크게 성공하며 호평을 받는다. 중산층의 속물근성이나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을 작품의 중핵으로 삼은 다른 작품들과 달리 《도즈워스》는 중년 부부의 꿈과 사랑,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경쾌한 필치로 엿본 이색적인 작품이다. 루이스는 193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적 이력이 정점에 달하지만, 두 번의 결혼이 모두 이혼으로 끝나며 힘겨운 말년을 보낸다. 성공 가도를 달린 명망 있는 사업가이지만, 어쩐지 휴식과 사랑에는 모자란 ‘샘 도즈워스’의 모습과도 일면 겹쳐 보인다. 그는 확실히(관찰자는 그렇게 여겼다) 훌륭한 자동차를 만들 사람이었다. 직원들에게 인상적인 연설을 할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열정적으로 사랑하거나 비극적으로 패배하거나 열대의 섬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도 만족하며 앉아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22쪽)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성공한 기업가인 도즈워스는 아내인 ‘프랜’과 함께 유럽 여행에 나선다. 평생 일궈온 회사를 매각하고, 자녀들은 장성해 집을 떠나 도즈워스 부부의 긴 여정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다. 런던을 시작으로 파리, 베를린, 나폴리 등을 거치며 사업과 가정에만 몰두해온 지난 시절과는 사뭇 다른 시간을 경험한다. 그러나 도즈워스는 유럽에서 만난 남자들과 연달아 염문에 빠지는 아름답고 변덕스러운 아내에게 어쩔 줄 몰라 하며 휘둘린다. 급기야 프랜은 독일 귀족 출신의 ‘쿠르트’와 사랑에 빠져 도즈워스와의 이혼을 감행한다. 그럼에도 어쩐지 프랜을 놓지 못하던 도즈워스는, 베네치아에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여성 ‘이디스’를 만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처음에 샘은 이디스 코트라이트에게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그녀는 외교관들, 리비에라의 빌라, 로마 사회, 그림 이야기를 할 때 퉁명스러웠다. 좀 헐렁한 연한 검은색 옷을 입었고 창백했다. 하지만 샘은 이디스의 손이 얼마나 예쁜지 알게 됐고, 조용한 음성이 위안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또렷한 두 눈은 아무것도 놓치지 않을 듯했다.(341쪽) 도즈워스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이자 성실하게 자신의 사업을 수행해온 기업가이지만, 중년이 되도록 한 번도 이국의 땅을 밟아보거나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인물이다. 젊은 시절에는 “브라질의 정글과 중국과 온갖 곳을 다 보리라 생각”했었지만, 미국의 근대화를 주도하느라 여행이나 여가를 즐길 틈을 찾지 못한 것이다. 반면 프랜은 “온 세상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남편에게 유럽행을 종용한다. 유럽에 도착해서도 끊임없이 유럽의 문화와 사람들을 칭송하며 그에 스며들지 못하는 남편을 무능하다며 다그친다. 나아가 남편을 자신의 취향대로 조정하려 들면서도 자신은 계속해서 유럽의 남자들과 외도를 한다. 어느 순간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인물로 생각되던 프랜에게 염증이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도즈워스》는 ‘진중한 남자’와 ‘철없는 여자’라는 위험하고 낡은 소설의 클리셰를 비틀어 한 발짝 더 나아간다. 프랜과는 대조적으로 이상적인 여성상처럼 보이는 이디스와 더불어, 소설은 두 여성 인물의 배후에 당시 사회가 규정해놓은 여성에 대한 시선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엇이었는지를 면밀히 감지하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 ‘데이지 뷰캐넌’과 비견되는 매력적이고 생생한 캐릭터 부부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도즈워스는 왜 자신을 깎아내리며 대놓고 바람피우는 프랜을 쉽게 놓지 못하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프랜 도즈워스’는 미국 문학사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인 ‘데이지 뷰캐넌’과 자주 비견되곤 하는데, 낭만적이고 영원한 흠모와 욕망의 대상이다. 젊은 시절의 도즈워스는 “프랜이 유럽을 원한다면” “그것을 정복해 번쩍이는 금 접시에 담아 바칠 생각”을 할 만큼 낭만적이고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쉰이 넘어서야 처음 온전한 여행을 하고, 아내에게 세련되지 못한 취향에 대해 구박받으면서야 자신의 진정한 꿈과 자아에 대해 비로소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평생 자동차 산업에 헌신했음에도 도즈워스가 직접 차를 몰거나 질주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싱클레어 루이스는 심리적으로 깊이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일관된 디테일로 구축해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도즈워스 부부의 두근거리고 이상야릇한 사랑의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