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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012 악보 없는 얼굴 014 재구성되는 저녁 016 습관 018 손금 지우는 나무 020 사라진 우리 022 장미의 기울기 024 달리는 트럭의 엉뚱한 자세 026 새, 하얀 028 붉은 소용돌이 030 발자국 속의 나비 032 백 허그 034 주사위 036 가을 숲의 가설 038 끝 040 사라지는 모자 제2부 042 눈사람 라라 044 의자의 환상 045 검은 새 046 발자국과 날개 사이의 거리 048 섬이 낳은 바다 050 나 052 불안e라는 책을 054 숲 055 오늘의 철조망 056 세상에 없는 빛깔의 바다 주머니 058 2억 1천만 년 전이거나 2억 1천만 년 후이거나 060 골목골목 062 이를테면, 064 몸을 둥글게 말고 누운 066 파도에 들다 제3부 068 겨울, 전야제 070 회화나무와 산사나무가 072 목어 안으로 들어가 우는 물고기 074 업그레이드되는 태양의 서버 076 애인이 얇아진다면 078 하룻밤 그러고 말기에는 080 바람의 힘줄 082 수평선―풍선 083 수평선―로그인 084 수평선―과수원 085 수평선―햇빛 086 한 그루 혈관 087 흩날리는 종 088 아흔아홉 구름의 양치기 090 방향성 제4부 094 첫물 096 바람의 변증법 098 반지 100 T의 현상학 102 적도를 찾는 사람 104 위키백과 106 발가락이 나뭇가지를 닮은 까닭 107 모래알 108 모자 속 반달 110 않을 수 없는 일 112 갖풀에 풀어 넣어 얇게 바른 필름이라는 죽음 효과 114 너에게만 읽히는 블로그의 태그 116 거대 폭포 아래서 만지작거리는 나쁜 버릇 118 무인호텔에 든 혹한 120 卍 해설 121 고봉준 주사위 던지기 |
이정란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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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란 시인의 신작 시집 [눈사람 라라]가 (주)천년의시작에서 2013년 8월 31일 발간되었다. 이정란 시인은 1999년 [심상]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나무의 기억력] 등이 있다. 이정란 시인의 [눈사람 라라]는 사라져 가는 사물들이 내뿜는 소멸 직전의 아우라를 통해 삶의 불가피한 형식을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증언한다. 그녀는 “사라진 생각의 자취”를 좇고 “아주 우연한 접점”을 모색하면서도, 거기서 모든 존재자들의 “기원을 기억하는” 역설적 노력을 동시에 보여 준다. 그것이 시집 곳곳에 숨겨진 “황금빛 노래의 원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혀 들어 보지 못한 소리들”로 구성된, “어두운 계단을 다 오르고 나서야 선명해지는 마음의 상형”이기도 할 것이다. 이는 비록 시를 쓰는 것이 “어둠의 푸른 광채를 빌려 치명적으로 빛을 유혹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새의 피로 붉은 절망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녀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정란의 시편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존재 전환을 꿈꾸는 상상적 실체로 다가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안에 자신의 열망과 통증을 유추적으로 환기하는 작법을 통해, 이후 자신이 펼쳐 갈 복합적 비의의 가능성을 강렬하게 보여 준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확연한 의미론적 구심들을 훌쩍 비껴가면서도, 선명한 언어의 율동과 물질적 상상력을 통해 “뮤즈의 심장에 가까이 더 가까이” 가닿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산문 모래의 온도가 70도를 넘는 사하라 사막의 언덕을, 낙타 똥을 굴리며 오르다 미끄러지고 오르다 미끄러지고를 수십 번 거듭하다, 집착을 버리고 날아오르는 순간 쇠똥구리는 알바트로스가 되고 곤이 되고 붕새가 되는 것이다. 나를 우주로 만들어 놓거나 우주의 법칙 바깥으로 쏘아 올리는 것 중에 가장 두근거리는 사건은 언제나 詩였다. 그렇게 간절한 사건 앞에 몸을 활짝 열어젖히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큰 것은 詩를 가리는 안개의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사물 사이에 낀 감광지를 찢고 정면으로 빛살을 맞아들이는 나는 기어이 詩의 과녁이다. ―이정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