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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_사소한 행복이 자주 찾아오기를
1부 눈길 주는 사람 많을수록 벚꽃 012 고양이 여행 간다 013 위기를 넘는 법 014 고양이 스크레쳐 016 강아지는 018 이랬다가 저랬다가 019 너, 정체가 뭐니 020 경로우대 022 복실아 기다려 023 우리 동네 이발소 024 참, 쉽지 025 막다른 골목에서 026 2부 누가 더 떨릴까 연극발표회 날 030 반사작용 031 엄마 없는 날 032 판박이 033 엄마 생일 034 팬이 보낸 펜 서비스 037 건망증 엄마의 소원 038 환상의 짝 039 칭찬의 힘 040 깁스한 날 042 하늘 보고 참새 보고 044 천사라는데 046 3부 달랐으면 좋겠어 예의 바른 버스 048 문자 배달부에게 049 매일 메일 050 이상한 엘리베이터 051 미안해서 052 주사 맞을 때 053 놀이공원에서 054 마음 쓰기 056 하필 057 아기 손님 오신 날 058 손금에 시가 있어 060 엉뚱한 주인공 062 4부 꽃처럼 환하다 봄 산 066 민들레와 할머니 068 숭늉 효과 070 할매 의자 071 고층아파트와 할머니 072 지팡이 손 074 돌 키우는 할아버지 076 혼자 노는 할머니 077 할매 자장가 078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081 할머니들끼리 082 봄날 0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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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은 노란 꽃 찾고
나비는 흰 꽃 찾으면 꿀을 두고 서로 다툴 필요 없지. 너는 그림 잘 그리고 나는 노래 잘하니까 누가 대단한지 서로 다툴 필요 없지. --- 「참, 쉽지」 산복도로 가는 빠른 길 찾다가 잘못 들어와 한숨 쉬는 사람들 표지판이 없는 탓이라고 투덜거리면 속상해요. 막힌 골목이지만 구경거리는 많아요. 골목 안 끝 집 석류나무 졸고 있는 삼색 고양이 올망졸망 다육이 화분 담벼락을 오르는 덩굴손 금방 되돌아나가지 말고 볼거리 하나씩 찾아보세요. 어쩌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왔다면 한숨 쉬지 말고 한숨 돌리고 가세요. --- 「막다른 골목에서」 엄마가 만들어 준 목도리 올해도 꺼냈다. 한 번만 돌려 감았더니 어느새 풀려있는 목도리 언제나 두 번 돌려 감고 꼭 묶어주던 엄마 엄마의 단단한 손이 없으니 나도 풀어진다. --- 「엄마 없는 날」 엄마에게 혼나고 방문 잠그고 있다가 통화하는 소리에 귀를 세웠어. 내 이름이 들려 방문에 바짝 귀를 댔지. -영모가 옆에 없어서 하는 말인데 엄마 목소리가 작아지자 내 귀는 쑤욱 더 커졌어. 순간 귀에 쏙 들어온 말 -우리 영모가 있어서 든든해. 방문 열고 힘차게 말했어. -엄마, 뭐 도와드릴 거 없어요 --- 「칭찬의 힘」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버스가 인사해요. 내릴 땐 하차입니다 헤어지기 서운하다고 다른 버스에서 만나자고 인사해요. --- 「예의 바른 버스」 부탁할 게 있어 현지에게 보낼 건데 깨똑깨똑 소리 내지 말고 전해줄래? 썼다 지웠다 고르고 골라 보내는 문자 현지 마음에 보석처럼 새겨지게 한 글자씩 반짝이며 보내줄래? 열두 살 인생 처음 보내는 고백 문자 뭔가 달라야 할 것 같거든. --- 「문자 배달부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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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에서 길을 잃어야 도착하는 집
동시를 쓰면서 주문처럼 말했지요. 웃을 일이 많아진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힘겨울 때 글쓰기가 희망이 된다는 것도 알았어요. 내일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오늘 절망하지 않기를, 사소한 행복이 자주 일어나기를, 모두가 동심으로 행복한 꿈꾸기를 소망합니다. -「시인의 말」 부분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수정동 산만디 이서영 시인 집을 찾아가려면 좁다란 골목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발걸음을 내디뎌 봐야 합니다. 2013년 천강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꼬불꼬불 골목길을 오가며 자주 하늘도 올려다 보고 부산 바다도 바라보았습니다. 이 첫 동시집에 소박하지만 따스한 시들을 담기 위한 느린 발걸음들. “산복도로 가는 빠른 길 찾다가/ 잘못 들어와 한숨 쉬는 사람들” 사람들은 빠른 길을 좋아합니다. 그 조급한 마음을 “금방 되돌아 나가지 말고/ 볼거리를 하나씩 찾아보”라고 뾰족한 마음 조금 순하게 만들어 보라고 타이르는 가느다란 골목길. 그리고 그 골목길을 풋풋하게 채우고 있는 “석류나무, 삼색 고양이, 다육이 화분, 덩굴손” 같은 작은 생명들을 지긋이 바라보라고. 그 눈길이 순해져서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 잊고 있을 때 마침내 도착하게 되는 시인의 집. 이 동시집은 그래서 한 발 한 발 느리게 더듬어 찾아간 시인의 집이기도 합니다. 시인의 말 사소한 행복이 자주 찾아오기를 어느 날, 동시가 찾아왔어요. 무척 반가웠지요. 쉽고 가볍고 따뜻하게 쓰고 싶었어요. 동시를 쓰면서 주문처럼 말했지요. 웃을 일이 많아진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힘겨울 때 글쓰기가 희망이 된다는 것도 알았어요. 내일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오늘 절망하지 않기를, 사소한 행복이 자주 일어나기를, 모두가 동심으로 행복한 꿈꾸기를 소망합니다. 동시집이 나오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브로콜리숲과 박일 선생님, 김혜영 그림 작가님, 고맙습니다. 크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수정동 산만디에서 이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