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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잇, 나의 세컨드는
김경미 저
문학동네 200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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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19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814402

책 속으로

하루종일 사진 필름처럼 세상 어둡고 몸 몹시 아프다. 마음 아픈 것보다는 과분하지만...

빈 옷처럼 겨우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본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온갖 꽃들이 다 제 몸을 뚫고 나와 눈부시다. 나무들은 그렇게 제 흉터로 꽃을 내지 제 이름을 만들지. 내 안의 무엇 꽃이 되고파 온 몸을 가득 이렇게 못질 해대는가.

--- p.82

그래 다른 생은 잘 있던지
검정 양복의 연인처럼 그리운 밤 카페들과
눈물처럼 글썽이던 막차의 차창들은
철제 셔터 내려진 어두운 상점들은
붕대같이 하얗게 빈 도로는
정든 미치광이 친구들
무청 같은 새벽거리는
있기는 정말 있던지 아침마다 조용히 이불 밑
그대로이던 네 흰 발목의 검정 갈기는 정말
담을 넘었던 것인지 실밥처럼 흰눈 쏟아지는
밤거리를 달리기는 달렸던 것인지 달려 다른 곳
다른 시간이 정말
있기는 있던지 나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
살아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한 다른 창 밖 다른 생이
- <그리운 심야>중에서

--- p.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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