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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사진 필름처럼 세상 어둡고 몸 몹시 아프다. 마음 아픈 것보다는 과분하지만...
빈 옷처럼 겨우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본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 온갖 꽃들이 다 제 몸을 뚫고 나와 눈부시다. 나무들은 그렇게 제 흉터로 꽃을 내지 제 이름을 만들지. 내 안의 무엇 꽃이 되고파 온 몸을 가득 이렇게 못질 해대는가. --- p.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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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른 생은 잘 있던지
검정 양복의 연인처럼 그리운 밤 카페들과 눈물처럼 글썽이던 막차의 차창들은 철제 셔터 내려진 어두운 상점들은 붕대같이 하얗게 빈 도로는 정든 미치광이 친구들 무청 같은 새벽거리는 있기는 정말 있던지 아침마다 조용히 이불 밑 그대로이던 네 흰 발목의 검정 갈기는 정말 담을 넘었던 것인지 실밥처럼 흰눈 쏟아지는 밤거리를 달리기는 달렸던 것인지 달려 다른 곳 다른 시간이 정말 있기는 있던지 나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 살아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한 다른 창 밖 다른 생이 - <그리운 심야>중에서 --- p.62-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