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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 오늘의 노래 대웅전 뒤편에 앉다 변산 욕에 관한 고찰 이 가을 이후 재앙은 어떻게 오는가 탱자 익을 무렵 설악에서 겨울을 끌고 나오다 행방 瀟濾圓에서 수색의 다른 나 결국 제 길을 간다 내 시에는 새가 날지 않고 2. 분당의 가을 참 오래 쓴 가위 오늘, 은행나무는 해방되었다 水鐘寺 漫筆 가시나무, 영원하라 거리는 광휘로 가득하다 돌아보면 호자였다 기차는 소리없이 먼 데서 달려오고 세상횟집 카페 쌍화점에서 겨울 아침 이야기 겨기, 그들 분당에 내린 마지막 눈 분당에서 울다 꿈, 낯선 별에서 까치밥 盲目의 오늘 3. 거래 마음의 핵발전소 복사나무는 오래 살지 못한다 내 안의 어린아이 추락 연습 너 거기 있는냐 첫눈 생일 전언 먼 별 서쪽에 집을 짓고 석류를 산 내력 통화 다시 만나리 사막이 되지 않기 위해 한번 등 돌리면 4. 아름다운 진리 밤의 소리 치명적인 바람 숯 내 생애의 무지개 오래 바다를 보니 마침내 바보가 되다 끝나지 않는 노래 불빛, 그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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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무 해 동안 쓴 시에는 새가 없는데
아무 상관없이 새는 수억 년을 날고 있다 그들의 조상은 팔을 비틀어 날개를 만들고 뼈를 깎아내 공기를 올라탔으나 내 조상은 단지 바람 같은 말을 만들었을 뿐 말로 다 짓고 허물 수 있다고 믿었을 뿐 어쩌다 나는 사람으로 태어나 날개 없이 입만 움직이며 살게 되었나 내가 스무 해 동안 쓴 시에는 새가 없고 그래서 내 머릿속에는 새가 날지 않고 내 도시의 밤하늘에는 별이 없고 내 하늘 아래에는 그리운 사람도 더 없고 요즈음 내가 낳은 아이들에게는 꿈이 없다 ---p.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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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것들, 시간과 함께 다가오는 것들
완전과 완성을 꿈꾸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늙어가는 것을 마음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오늘 살아 있음을 대견해 하겠습니다 어둡고 차가운 곳에서 견디기를 더 연습하겠습니다 울지 않겠습니다 - 「오늘의 노래 - 故 이균영 선생께」 중에서 시인은 요절한 작가의 주검 앞에서 미래라는 환상을 부정하고 현재에 충실할 것을 단호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인간이 객체가 되어버리는 시간을 버리고 자신의 삶에서 시간을 발견하는, 그리고 미래의 시간에 두었던 가치를 현재의 시간으로 옮겨오는 이희중의 시 앞에서 독자들은 일탈의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추구해가는 것은 결국 자신의 본질을 발견하고 성찰하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의 시간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의 억압적인 관행, 금기, 금제들의 그물망 역시 만만치는 않다. 그래서 이희중은 언제나 '가슴을 떨고, 맥박을 서두르는' 고독한 맹수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맹수」). 참 오래 썼습니다 한 뼘 되는 가위 지금까지 많은 종이들을 헤어지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자석이 되었습니다 클립이나 작은 못쯤은 거뜬히 들어올리지요 - 「참 오래 쓴 가위」 중에서 표제작인 「참 오래 쓴 가위」는 자르는 역할과 붙이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즉 자르기와 붙이기의 대립적인 의미가 동일한 의미체계에 통합되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 시집의 '단호하고 냉철하면서도 고적하고 쓸쓸한' 성격을 대변하고 있다. 더불어 만남과 이별, 희망과 좌절, 합일과 배반이 한곳에서 일어나는 우리 삶도 이와 다를 바 없다는 시인의 통찰도 이 시에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