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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쌤
물싸움 배치기 너도 겁쟁이 도시 촌놈 멀고 먼 놀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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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 아버지가 삽을 집어던지고 물길을 가로막은 판자를 치웠다. 막혔던 물이 콰르르 경이네 논 쪽으로 흘러내려갔다. 종현이네 논으로 들어가던 물살이 약해졌다. 옆에 있던 경이가 얼른 삽을 주워들었다.
"원래 심을 날에서 나흘이나 늦어졌다네. 내일은 꼭 모내기해야 되네. 더 늦어지면 올해 농사 망치니 자네가 좀 양보하게." 종현이 아버지가 사정하듯 말하며 판자로 물길으르 다시 막았다. 다시 종현이네 논으로만 물이 들어갔다. "내가 뭐 누구 망하게 하자고 이럽니까? 우리 논은 못자리를 일찍 해서 벌써부터 모가 뜨기 시작했어요. 더 늦어지면 나도 망한다고요. 그러니 이왕 늦은 형님이 양보 좀 하세요." --- p.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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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싸움》은 <쌤쌤>을 포함해 5편으로 된 연작 동화이다. 한 편 한 편이 모자이크되어 하나의 장편이 되면서 동시에 따로 떼어 놓으면 완성도 높은 각각의 단편이 된다. 꼼꼼히 읽어 보면 각각의 작품들이 농촌의 사계절을 다루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쌤쌤>이 겨울 <물싸움>이 봄, <배치기>가 초여름, <너도 겁쟁이>가 한여름, <도시 촌놈>이 가을을 이야기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계절마다 하는 일과 노는 놀이가 다르다. 어제 오늘이 별다르지 않는 도시 아이들에게는 조금 생경할지도 모른다. 작가는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고 학원에서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농촌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의 변화와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 만큼 온몸으로 체험해야 터득할 수 있는 자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작품 안에 담뿍 담겨 있다. 개구쟁이들의 언어, 표정, 몸짓 등이 생생히 살아 있는 문체도 돋보인다.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글짓기 공부를 오랫동안 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 느낌 등을 잘 이해하고 있다. 양상용의 그림도 눈여겨볼 만하다. 농촌의 자연을 동양화로 풀어 우리 자연의 푸근한 맛을 잘 살려 놓았다. 작품마다 계절을 나타내는 풀, 꽃, 나무 등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고, 메뚜기, 가재, 맹감나무 잎 등 도시에서 쉽게 보지 못할 것들을 선물처럼 책 속에 담뿍 담아 놓았다. 글에서 드러나는 여유와 건강함이 양상용의 농촌 그림 속에도 속속들이 배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