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I
이웃사촌인가 봐 밥 퍼즐 시계 밥 줘라 시아비 버릇을 고치다 거풍, 남자들의 누드쇼 삼여, 밤과 비 오는 날과 겨울 나는 허파이다 알고(考) 늘 다리가 문제이지 게를 배웠더라면 상처가 더 꽃이다 여름애첩, 부채냐, 에어컨이냐 마이크가 감기에 걸려 정당방위 봉황을 기다리라고 일요일의 의상 손(手)들이 사는 집 합장의 효 불효 옛날이 오는 날 엿 먹어라 몽고반점, 깨어나다 왜 하필 부처님 코였지? 밤은 누구인가 정월 대보름 쉬다 최초의 페미니스트 신을 잃고 안경을 샀다 꼬리가 몇 개? II 아내, 집안의 태양 어머니와 여자 첫날밤의 Y담 사대 오상(四大五常), 루머가 끝나다 각설이 품바패 반월성터의 달 오행의 어디쯤인가 거울인가 구닥다리인가 저절로 학교촌 동정곡으로 피는 꽃 웃음의 도 입살 맞아 태어났다지 백년손님이 기다리는 백년손님 석류로 말하자면 아파트의 금줄 1촌 2푼의 깊이로 돌실 한 꾸리 금 글방집 할머니, 노고당신 조왕신에게 꿀 먹이다 생선접시 머리에 이고 까치소리 꿀밤이든 도토리든 손각시댁 울타리 여근암에 빌었구나 내 탓에 조상 탓까지 내 잠 속의 야상신화 딸은 달이었다 춘첩자와 귀밝이 술 III 또섭이의 전화 3은 최상의 부부 숫자 음떡과 양떡 두문동에 갇히다 지룡(地龍), 견훤의 아버지 발칙하다 요망스럽다 레이디 퍼스트의 증거 내 목의 승전기념비 서낭신과 최명길 제기차기와 축구 눈대접과 눈다래끼 마우스 손바닥 지도 토끼트럭을 따라가며 듣다 대보름날 개꼴 곰은 구멍 짜다, 천천히 올려라 대대손손 고깃국 먹을 비결 고양이 처방 상처와 미망인 왼손 오른손 가리지 않는다 겨울 남자 김시습 말씨를 수확하다 한글, 식전나절 통싯글이었다고? 사투리에 바치는 헌사 [해설] 오래된 미래의 시학 | 홍용희 |
유안진의 다른 상품
|
우리의 민속으로 노래하는 ‘아방가르드’
한국 전통사회의 아동 및 여성 연구의 대모, 196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서울대 명예교수 유안진 시인이 민속으로 세상의 미래를 노래한 시집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바뀐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이 속도와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만 결정되는 세상, 과연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행복한 것인가? 지난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에서 요즘 젊은 시인들에게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감각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유안진 시인의 민속시집 『알고(考)』가 출간되었다. 196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유안진 시인은 유학시절 우리 전통의 가치에 눈을 뜨며 이후 30여 년 간, 한국 전통사회의 아동 및 여성 민속을 연구해왔다. 수많은 관련 서적과 연구 논문을 편찬하며 이 분야의 최고 지성으로 자리 잡은 유안진 시인은 시집 출간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간 13권의 시집을 내고 수차례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의 대표 여성 시인이 되었다. 시를 쓰기 시작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시는 전혀 녹슬거나 무뎌지지 않았다. 지난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가 찬사를 받았던 이유도 젊은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싱싱한 감각과 한 번 읽고 다시 읽게 만드는 깊이를 동시에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느닷없이 민속시집이라니?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력을 살펴보았을 때 ‘민속시집’이라는 표제를 당당하게 내 건 이 시집은 오히려 조금 늦지 않았나 싶다. ‘시인’과 ‘아동 및 여성 민속 연구가’라는 두 가지 이력의 집대성이 바로 시인의 14번째 시집 『알고(考)』이다. 이 시집 한 권에 ‘우주’가 들어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현대사회의 속도와 미래가 시작된 태초의 그곳, 『알고(考)』는 우주의 포근한 어둠, 한없이 작은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처음 웅크렸던 곳, 우리의 어머니의 관한 이야기다. 그 옛적부터 가졌던 어머니들의 고민과 눈물과 한(恨)은 현대의 우리들의 어머니가 가지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은 경쾌한 어조로 시인은 노래하기에 읽는 내내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버스에서 유쾌하게 떠드는 아주머니들의 얘기에 킥킥거리며 귀 기울여 본 사람이라면,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어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으며 잠들곤 했던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읽는 동안에도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속도가 없으면 견디지 못하는 시대. 그러나 이 ‘민속시집’은 일부러 속도를 낸 젊은이들의 그 어떤 ‘시집’보다 경쾌하고 ‘아방가르드’하다. 이 시집 한 권에 과거에서 미래까지 모두 아우르는 우주가 톡톡 즐거움으로 터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