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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둘도 없을
고약하다 고약해 짚가리 허수아비 세상 둘이나 된 진짜냐, 가짜냐 진짜가 가짜, 가짜가 진짜 곳간 문을 열어라 서럽고 서러워라 차라리 죽으리라 돌아온 옹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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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가 없느냐, 어미가 없느냐? 밥을 못 먹느냐, 옷을 못 입느냐? 이 근방에서 너처럼 잘 먹고, 잘 입고, 잘사는 놈이 또 어디 있다고 그까짓 말을 못 해? 빌어먹는 거지도 나불나불 말만 잘하고, 앉은뱅이 곰배팔이도 따따부따 잘만 따지는데, 왜 너는 입 벌려 말도 못 해? 대대로 우리 씨에 벙어리는 없고만, 옹진이! 너는 대체 어디서 떨어진 게냐, 응?” --- p.17
옹가 둘이 옹옹대며 멱살 잡고 가는 길이 길기도 길어라. 여자들만 빼놓고 온 식구며 머슴이며 동네 사람들 붙어 가는 길에 희한한 구경에 놀란 개들까지 왈왈대며 쫓아가니, 거 참말 볼만하다! --- p.54 다음 날, 옹고집 팔작집이 대문을 활짝 열고 잔치를 열었겠다. 세상에! 예부터 옹당골 옹당촌에 이런 잔치는 없었지 뭐야. 밥이며 국이며 떡이며 고기며 풍성한 먹을거리에, 돌쟁이부터 팔순 노인까지 업고 떠메고 다 출동하여 북적북적 즐거워라. 동네 각설이에 장터 남사당까지 불러다 풍물 놀고, 꼭두 놀고, 줄 타고, 땅재주까지! 에헤라디야 신명이 나니, 잔치하는 사흘 내내 오늘처럼 좋은 날이 또 없는 거라. --- p.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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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심술에 남 잘되는 건 절대 못 보고, 저만 옳다 쇠고집으로 우기는 못된 옹고집. 어느 날 시주 온 스님을 흠씬 두들겨 패고 혼내 준다. 그 스님은 도술이 뛰어난 학 대사였고, 학 대사는 못된 옹고집을 혼내 주려 짚가리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보낸다. 식구들은 가짜 옹고집을 가려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결국 진짜 옹고집이 가짜로 내몰려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한편 옹고집에게는 막내아들 옹진이가 있는데, 아빠의 기에 눌려 늦도록 말도 제대로 못 해 가족의 걱정거리다. 옹진이는 가짜로 판명되어 쫓겨난 옹고집이 못내 불쌍하고 마음에 걸리지만, 예전과 달리 아빠의 정을 듬뿍 주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옹고집도 참 따뜻하고 좋다. 과연 진짜는 가짜를 몰아내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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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원한 풍자와 판소리 듣듯 신명나는 문체
『옹고집전』은 판소리 열두 마당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판소리는 북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창(노래)이 특징인 무형 문화재이다. 이 책은 한 편의 판소리를 듣듯 쿵덕쿵덕 신명나는 문체로 쓰여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운율이 딱딱 맞는 문장이며, 사투리, 순우리말에서 가져온 풍부한 의성어와 의태어 등이 문장 속에 고루고루 살아 있어 읽으면서도 흥이 난다. 또한 천하에 몹쓸 옹고집이 제가 했던 못된 방식 그대로 벌을 받고 땅을 치며 반성하는 속 시원한 풍자가 있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사이다처럼 시원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